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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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코리아스포라, 재외동포 참정권회복으로 정치·경제 영향력 커져 갈 것
2010.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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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 한민족 디아스포라-KORiaspora(코리아스포라)
재외동포 참정권회복으로 정치·경제 영향력 커져 갈 것


 



김재기 교수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사)경실련통일협회 이사, KORiaspora연구회장)


 


 


 이스라엘 히브리대학 정치학과 가브리엘 세퍼(Gabriel Sheffer) 교수는 디아스포라(diaspora) 현상을 정치학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대표적인 학자이다. 그는 세계화 현상과 함께 새롭게 부상하는 디아스포라 문제에 대하여 모국(homeland)과 거주국(host country)이라는 삼각관계 속에서 정치경제적 상호작용을 설명한다.


10억이 넘는 아랍국가의 포위 속에서도 700만명 규모의 이스라엘이 강국으로 존재하는 정치적 배경으로 이스라엘과 긴밀하게 연계된 미국의 유대인 디아스포라(state-linked diaspora)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건국 60년을 맞이한 중국의 대국굴기(大國崛起)도 외국인직접투자(FDI)의 80%를 차지했던 동남아 지역 화상(華商)들의 모국 투자 덕분이다,



 유대인이 조국을 잃고 지난 2,000년 간 세계를 유랑했던 함축적 의미의 ‘Diaspora’ 개념을 한민족 디아스포라에 적용하여 ‘KORiaspora’(Korean+diasspora)라 부르고자 한다. 세계화와 국가 간 인구유동의 증가로 KOSIAN(Korean+Asian), KORUS(Korea+USA)와 같은 신조어들이 우리사회에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코리아스포라 라는 용어를 사용하고자 하는 이유는 한민족도 유대인 못지않게 1,000년이 넘는 이주의 역사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삼국시대 나당(羅唐) 연합군에 의해 백제와 고구려의 멸망하면서 수많은 전쟁 포로와 유민들이 당나라나 일본으로 강제적으로 이주해야 했던 경험이 있다. 신라시대에는 해상왕 장보고를 중심으로 무역이 번성하고 이웃 나라로 진출하며, 오늘날 코리아타운과 같은 ‘신라방’ ‘신라소’ 와 같은 한인 집거 지역을 형성하기도 했다. 또한 고려시대 몽고의 침입, 조선시대 병자호란과 임진왜란은 나라의 힘이 약한 탓에 수많은 백성들이 해외로 끌려 나가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일제강점기 한민족은 조국 없는 디아스포라(stateless diaspora)로서 주변 국가로 유랑의 길을 떠났다. 미국 하와이의 사탕수수 농장 노동자로 가야했고, 배고픔과 가난 때문에 중국의 만주와 소련의 연해주 지역으로 떠나야 했다. 연해주 지역에 살던 조선인은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이주라는 디아스포라의 고통을 겪어야 했다. 일본이나 동남아 지역으로 징용과 징병으로 끌려가 조국 없는 설움을 느껴야 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주변국가로 정치적 망명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20세기의 한민족은 1910년 경술국치이후 일제에 의해 강제로 이주당하거나, 반강제로 조국을 떠나 해외로 이주하였고, 해방된 이후에도 많은 수의 한민족이 귀환하지 못하고 거주국의 소수민족이나 외국인으로서 디아스포라(diaspora)적 삶을 살아야 했다. 그리고 1945년 해방과 분단,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분단이 고착화되고 남과 북의 이념에 따라 대립과 갈등 속에서 한민족 상호간 교류 협력보다는 분산적 거주 행태를 보였다.



 그러나 21세기 한민족은 세계화의 진척으로 국가간 인구유동이 자유롭고, 또한 정보통신기술이 발달로 네트워크를 통해 한민족 사이의 동질성, 연대성, 응집성을 높이고 교류협력의 확대를 통해 상호간에 공동번영을 추구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었다. 세계에 분산되어 거주하는 한민족을 네트워크 관점에서 접근하려는 것은, 탈냉전이후 세계화라는 큰 흐름 속에서 분단과 분열, 대립과 갈등의 국내외 한민족 구성원들을 다양한 관계에 기초하여 연결하고 결합하기 위함이다.



 


 10월 5일은 이러한 한민족을 기념하기 위한 ‘세계한인의 날’(Korean Day)이다. 정부는 한민족의 권익을 신장하고 동포 간 화합 및 발전을 도모하고자 ‘세계한인의 날’을 법정 기념일로 제정하고 ‘한인주간’을 설정하여 다양한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세계한인의 날’은 ‘세계인의 날’(5월 20일)과 함께 새롭게 제정된 법정 기념일이다. ‘세계인의 날’이 세계에서 한국으로 디아스포라 하고 있는 민족들을 위한 기념일이라면, ‘세계한인의 날’은 한국에서 세계로 디아스포라 한 한민족을 기념하기 위한 날이다. 코리아스포라에는 ‘세계인의 날’ 주인공들인 KOSIAN을 비롯한 다문화 가정이나 새터민, 국제이주노동자, 유학생들도 이 범주에 넣을 수 있다.



 이제 국제사회에서 성장하고 있는 한민족 디아스포라들은 모국과 정치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 속에서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게 되었다. 정치적인 측면에서 유신정권이후 한국의 정치과정에 소외되었던 300만명 규모의 재외동포들이 참정권이 회복되면서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2007년 재외동포 참정권에 대한 헌번재판소의 헌법불합치 판정으로 2010년 정치관계법의 개정이 이루어졌고, 현재도 선거범위, 투표 방법에 대한 여야 간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3000명이 참가하는 세계한상대회를 통하여 한상 상호간의 교류와 함께 모국 투자와 수출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특히 모국인 한국의 지역을 순회하며 이 대회를 진행하고 하고 있어 지역 경제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글로벌 한상네트워크의 경제적 효과를 인식한 지자체들이 적극적으로 한상을 대상으로 글로벌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한상대회 활성화를 통해 모국과의 경제협력효과를 더욱 증진시키고, 이를 토대로 정치적 영향력도 신장시킬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