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CCEJ 칼럼] 시민들의 갈증을 풀어주었던 경실련

Q. 회원님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재, 경실련 통일협회를 후원하고 있어요.


 


Q. 경실련과의 처음 인연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1996년 경실련 통일 협회의 ‘민족화해아카데미’ 강의를 듣게 되면서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 사람으로서 당연히 대북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기도 했고, 북한이라는 나라가 서서히 가깝게 와 닿기 시작했었죠. 그러던 차에 경실련 민족화해 아카데미 모집 공고를 보고 참여하게 됐습니다.



Q. 제1기 민족화해아카데미 수료 이후, 어떠한 활동을 하셨나요?


 제가 1기를 졸업하고, 곧 이어서 북한의 어려운 사정이 방송을 통해 알려졌죠. 그 당시에 강사님들이 사회적으로 북한학 분야에 지명도가 있으신 분들인데, 적은 강의료를 받으면서 학생들의 질문에 성실하게 대답하는 모습을 보고, ‘이런 정도의 단체이고 저런 분들의 강의면 들을만 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당시 문화 1기 80명, 2기는 100명. 종로에 위치한 경실련 강당 뒤 자리가 꽉 차서 서서 듣고 그랬어요. 그 사람들이 졸업하고 나서 곧 이어서 북한의 어려운 사정이 방송되고 해서, 당시 금융노조와 같이 신촌, 대학로에서 북한을 돕기 위해 모금 활동을 했어요. 정작 여유로운 사람들은 돈을 내지 않고, 노동자, 학생 진짜 어려워 보이는 분들이 돈을 내는 것을 보고 더 열심히 활동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이후, 부녀회 회장과 함께 의류등을 기증받는 행사도 하고 했어요.


 


Q. 경실련이 창립 20 주년이 되었는데, 경실련 활동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포괄적으로 정책을 제시하고 이끌어줄 만한 시민 단체가 부재했기 때문에 경실련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중요했었죠. 이러한 상황에서 부동산 문제 그리고 IMF 이후의 많은 경제 문제들과 관련해서 대안을 제시하고, 시민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경실련을 칭찬하고 싶습니다. ‘시민들의 갈증을 풀어주었던 경실련’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Q. 반면에 경실련의 활동 중 잘못된 점이 있었다면 무엇일까요?


  먼저, 가장 우려 되었던 점은 경실련 출신의 많은 인사들이 정치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죠. ‘시민들의 입장에서 활동한다’는 원칙의 일관성을 가졌으면 좋겠는데, 그러지 못하고 문민정부 말기부터 경실련에서 활동하던 많은 인사들이 학계, 정부, 산하 단체로 많이 진출했잖아요. 그로 인해 경실련의 활동 환경이 수월해진 측면도 있었을 테지만,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지금의 경실련은 다소 열정이 식었다는 느낌을 받아요.


  또, 회원들을 끌어안으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에요. 민족화해아카데미를 예로 들면 졸업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경실련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세미나, 정책, 탐방 등의 기획이 전무해요. 그러다 보니 졸업 이후에는 경실련과 멀어지게 되죠. 이런 점 때문에 비판이 많았어요. 참여 유도도 중요하지만, 기존 회원들을 지속시키고 끌어안으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다음으로 지역 경실련도 문제라고 생각해요. 사실, 경실련의 활동을 전국으로 확장한다는  지역 경실련의 취지는 좋은 것이죠. 그런데, 일부 사람들이 지역 경실련을 발판삼아 개인의 이익을 취하려고 하는 것이 우려가 됩니다. 이런 것을 중앙 경실련에서 조율하고 이끌어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 지역 경실련이 운영을 잘못하면, 타 지역 경실련도, 결국 경실련 단체 전체가 흔들리게 될 테니까요.


 


Q. 총체적으로 시민단체가 위기인 시기입니다. 앞으로 경실련의 활동 방향을 어떻게 설정 해야 할까요?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활동 이외에는 답이 없어요. 경실련이 ‘합법_평화적 전개’, ‘대안이 없을 시 주장하지 않음’과 같은 원칙을 지키기 위해 촛불, 탄핵, 한미 FTA등에서 거리에서 단체의 이름을 걸고 시위에 참여 하지 않았던 것을 알고 있습니다. 원칙을 지키는 것은 맞지만, 반면 이것이 시민들과 경실련을 멀어지게 한 원인이 되기도 한 것도 사실이지요. 이제는 상황에 따른 적절한 조율이 필요한 때입니다.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경제문제에 대안을 제시하고, 열정적으로 시민들과 호흡하는 것. 이것이 경실련의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덧붙여 주신다면요?


89년에 태동하여 지금껏 20년 이끌어 왔는데 초심의 열정을 다 잊어 버리고, 마음을 다 버리고 그 열정과 그 기백을 가지고 앞으로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떠났던 회원들이 다 돌아와서 초심의 열정이 다시 시작될 것입니다. 축하합니다.


 


인터뷰의 막바지 무렵, 박순장 회원님께 경실련을 한 마디로 정의해 달라는 부탁을 드렸다. 인터뷰 동안 ‘초심을 잊지 말고 열정적으로 활동하라’는 따끔한 충고를 들은 이후라 경실련 앞으로는 ○○○하자!! 와 같은 이야기를 해 주시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박순장 회원님의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경실련은 시민 그 자체이다.” 순간,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졌다. 타인의 마음을 다치게 할 수 있기에 충고가 칭찬보다 어렵다. 그래서 충고를 받는 것보다 값진 선물은 없다는 명언이 있다. 이 말대로라면 박순장 회원님은 20주년을 맞은 경실련에 값진 선물을 안겨주신 셈이다. 서글서글한 눈매를 가진 인상 좋았던 박순장 회원님과의 인터뷰는 경실련에 대한 진심어린 걱정과 애정이 느껴졌던 값진 시간이었다. 
 


 취재 및 기사작성 송현주 자원활동가 /  편집 김지혜 자원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