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CCEJ 칼럼] 의식 있는 시민들은 경실련의 소중한 자산

오전 내내 날씨가 흐려서 걱정했는데, 회원님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여서일까 다행히 비가 내리지 않았다. 6월 첫 주, 구로구에 위치한 구로기계공구상가에서 박흥기회원님을만났다. 박흥기 회원님과 함께 회원님의 아버님이 경실련 활동가 일행을 반갑게 맞아주셨다. 상가 한 쪽의 셔터를 올리자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아늑한 사무실이 나타났고 우리는 그곳에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Q. 경실련과의 첫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셨나요?


10년 전 경실련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그 땐 회원들의 모임이 많아 상근자 분들과 안면도 꽤 있었고요, 저 같은 경우엔 의정감시단 활동을 해보고 싶어, 시민입법학교에 참여했습니다.



Q. 10년 간 경실련의 활동을 지켜보시면서 특별히 느낀 점이 있으신가요?


제가 2000년에 시민입법학교 1기로 참여했는데요, 참 좋은 활동이었는데, 아쉽게도 1기에서 끝나버리고 말았습니다. 또, 사회개혁단도 처음엔 야심 차게 출발했지만 결국에는 유야무야 되었고요. 지속적인 프로그램이 미흡한 것 같아요. 대다수의 사람들이 사회의 문제에 침묵하는 가운데, 의식 있는 소수의 사람들만이라도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역할이 필요한데 그 점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Q. 회원님께서 생각하시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방금 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소신을 갖고 일하는 분들이 적다는 게 일단 가장 큰 문제겠죠. 특히 존경 받아야 할 정치인들이 국민의 신뢰를 받을 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니깐, 국민들은 점점 정치인을 불신하게 되지요. 의정감시단이 바로 이런 정치활동들을 감시해야 할텐데, 지속되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사실 국민들도 먹고 살기 바쁘다 보니 활발한 참여가 힘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일단 국민의 합법적인 지지를 받아 선출 된 지도자가 마음 놓고 소신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국민의 몫 같은데, 우리 국민들은 너무 비판에만 치우쳐있습니다. 물론, 비판도 중요하지요. 하지만 임기 중의 행동에 대해 무조건 비판의 목소리만 높이기 보다는 일할 기회를 주고, 그 결과로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방금 회원님의 말씀은 얼마 전 노무현전대통령서거후국민적인추모열기와도연결시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사실 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인 추모열기를 보면서 생각한 점이 많았습니다. 왜 우리나라는 죽은 후에만 영웅이 나올 수 있는지가 아쉽습니다. 대통령의 서거 후에서야 ‘지켜주지 못해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임기 중에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지지를 보여줬어야 하는 게 아닐까요. 노 전 대통령 뿐 아니라, 우리는 늘 현직 대통령에 대해서는 인색하면서,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는 향수를 갖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 정부에도 무조건적인 비판과 책임을 묻는 것 역시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Q. 그렇다면 정치권에 진출하는 경실련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시민단체가 올바른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안팎의 힘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중립적인 자세를 항상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실련의 임원들이나 상근자들이 정치권에 진출하는 것은 이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겠죠. 그런 점에서 전 경실련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정치권 진출에 대해선 부정적입니다. 하지만 경실련의 일반 회원들이 경실련 활동 참여를 통해 사회적인 이슈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러면서 좀 더 직접적인 정치참여를 해보고자 하는 동기가 되어 정치권에 진출하게 되는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경실련 활동을 통해, 진정성과 순수한 목적을 갖고 참여한 분들이 정치권에 뛰어들 수 있도록 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Q. 끝으로 20년 동안 달려온 경실련에 대한 간단한 코멘트와 앞으로의 경실련에 바라는 점을 듣고 싶습니다.


지난 20년 간 경실련이 많이 성장하지 못한 점은 조금 아쉽습니다. 하지만 대중적인 관심을 끄는 문제에만 연연하지 않고, 꼭 필요한 사업에 대해서만큼은 소신을 보여준 점은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20년, 나아가 100년 이상 경실련이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선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운영 확대가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실련의 많은 사업들과 비전을 모두 실현하기엔 상근활동가와 임원들의 힘으로만은 해결하기에 벅찬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경실련에게 사회 참여에 뜻이 있는 의식 있는 시민들은 꼭 필요한 소중한 자산입니다. 이들 시민들과 함께라면 더욱 큰 힘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경실련이 시민들에게 자발적 참여의 장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흥기 회원님을 인터뷰하면서 어느새 아늑한 사무실이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 채워진 게 느껴졌다. 경실련의 활동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문제에 끊임없는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시민’으로서의 모습과, ‘소신’을 굽히지 않는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신 회원님의 모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경실련에 대한 아낌없는 충고와 지적에서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경실련에 대한 회원님의 애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단순한 인터뷰가 아닌 많은 배움을 얻게 된 값진 가르침의 시간이었다.



취재 및 기사작성 : 이정원 자원활동가 / 편집 김지혜 자원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