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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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광교, ‘로또 신도시’로 전락하나

수원시 광교신도시는 경기도의 역점 사업이자, 입지가 좋아 수도권 시민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 그러나 최근 광교신도시가 경기도가 내세우는 ‘명품 신도시’가 아니라 ‘로또 신도시’로 전락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공기업이 앞장선 땅장사·집장사, 고분양가로 집값 안정이나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안정에 기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2년 전 김문수 지사는 광교의 중소형 아파트 분양가를 평당 1000만~1100만원 수준, 중대형 아파트는 1200만원 선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미 분양된 중소형 아파트 분양가는 1207만원을 넘어섰다. 광교신도시 인근의 중소형 아파트 시세가 1000만원 내외인 점과 비교해도 높고, 최고의 위치로 관심을 끈 판교신도시의 중소형 분양가(평당 1134만원)보다도 비싸다.

그 결과 집없는 서민에게 공급되어야 할 국민주택규모의 아파트가 주택 소유 여부를 가리지 않고 선착순 분양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반면 수원경실련의 분석 결과 경기도시공사·주택공사·공무원연금공단·용인지방공사 등 4개 공기업 등이 수의계약 받은 국민주택규모 아파트를 현 분양가로 분양할 경우 가구당 1억원이 넘는 땅장사, 집장사의 폐해가 무주택 서민들에게 전가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등 시행자들이 땅값 차액으로 가구당 4109만원의 수익을 가져가고, 경기도시공사 등 4개 공공기관이 가구당 6585만원의 집장사 수익을 가져갈 것으로 추정됐다. 또 개발한 땅이 모두 팔리면 경기도 등 공동시행자들은 광교신도시에서 수조원의 땅장사 수익(개발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분양가와 땅장사, 집장사 논란 속에 본격적인 아파트 분양을 앞둔 현 시점에서 김문수 지사의 선택이 요구된다. 김 지사는 왜곡된 택지개발방식을 이용해 공공기관이 땅장사에 앞장서고, 고분양가로 집값을 올리는 행태를 방치할 것인지, 집없는 서민들의 주거 안정과 집값 안정을 위한 정책을 실행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김 지사가 결단하면 대안은 있다. 먼저 중소형아파트 용지의 가격을 조성원가 이하로 낮출 수 있다. 법 규정에 따라 지역 여건을 고려, 땅값을 조성원가 이하로 낮추면 광교에서 공급되는 모든 중소형아파트의 분양가도 낮아져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또 광교신도시에서 공공기관이 수의계약으로 받은 아파트용지에는 환매조건부 분양아파트나 장기전세주택 등 공공주택을 건설할 수도 있다. 이는 서민들의 주거 안정에 기여하는 한편 주택을 재산증식의 수단이 아니라 거주의 공간으로 인식전환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광교를 시작으로 동탄신도시 등 경기도내 공공택지에서 지속적으로 공공주택이 확대된다면 수도권 시민들의 주거안정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은평뉴타운의 고분양가 논란 이후 오세훈 서울시장은 분양원가 공개, 장기전세주택(시프트) 공급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김 지사는 경기도가 최초로 개발하는 광교신도시에서 공공기관이 땅장사·집장사에 앞장서는 행태를 방치하고,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정책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김 지사의 선택이 중요한 때다. 김 지사의 큰 결단을 진심으로 기대한다.

<박완기 수원경실련 사무처장>

 

이 칼럼은 6월12일자 경향신문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