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CCEJ 칼럼] [2019 부동산 개혁] 분양가 거품 방치하는 엉터리 분양원가 공개
2019.05.24
612

[월간경실련 2019년 5,6월호 – 2019 부동산개혁1]

분양가 거품 방치하는 엉터리 분양원가 공개

– 북위례 3개 아파트 단지 분양원가 공개내역 분석 결과

최승섭 부동산건설개혁본부 팀장
sub@ccej.or.kr

 
2019년 3월 20일을 기점으로 이명박정부 이후 12개 항목으로 축소(기존 61개)됐던 공공택지 분양원가 공개 항목이 62개로 확대됐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분양원가 공개항목 확대를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공공택지에 한해서는 법개정 없이 국토교통부 장관의의지만 있으면 시행규칙 개정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선택권 보호와 분양가 거품 인하 등 분양원가 공개 확대는 단순히 하나의 정책이라기보다는 그간 건설사와 공기업 위주의 공급제도의 일방적인 부동산 정책을 변화하기 위한 개혁의 시발점으로 볼 수 있다.
 
항목 확대 이후 큰 관심을 가지고 북위례 아파트들이 분양을 재개했다. 위례의 경우 2011년경부터 분양이 시작됐으나, 북위례는 특전사부지 이전 문제로 3년간 분양이 중단된 상태였다. 올해 1월 북위례 분양이 재개된 이후 위례 포레자이와 북위례 힐스테이트, 송파 계룡리슈빌 3개 아파트가 분양을 마쳤다.
 
경실련이 이들 아파트의 분양원가를 비교분석한 결과, 여전히 부풀려진 거짓 원가를 공개하고 있으며, 소비자에게 건축비 바가지를 씌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비 부풀리기 등의 방법으로 분양가를 높였지만 주택업자의 분양원가 허위공개와 지자체의 허술한 심사 및 승인으로 북위례 3개 아파트에서만 총 4,100억 원, 가구당 2억 원의 건축비 거품이 소비자에게 전가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사에 투입되는 비용보다 관리비가 더 많아
 
건축비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직접공사비’와 관리비용 등 ‘간접공사비’, 그리고 직접공사비에 추가가 가능한 ‘가산비’로 구성된다. 3개 아파트단지의 건축비는 모두 평당 900만 원 이상이다. 리슈빌의 경우 행정구역상 송파구라는 이유로 힐스테이트보다 20% 비싸게 분양됐는데, 건축비도 평당 988만 원으로 가장 비싸다. 그러나 직접공사비 389만 원, 간접공사비 373만 원, 가산비 226만 원 등 실제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직접)공사비는 건축비의 39%에 불과하고, 3개 아파트 중 가장 낮다. 사용 여부가 불명확한 간접비와 가산비는 평당 603만 원이나 책정했다.
 
이렇게 공사비보다 간접비를 더 높게 책정한 상태로 송파구 분양가심의위원회 심사를 통과했고, 송파구청장 승인까지 받았다. 위례신도시는 공공택지로 분양가 심사대상이다. 건설사가 시·군·구청에 분양가 심사를 신청하면 해당시·군·구의 분양가심사위원회가 심사를 진행한다. 자치단체장이 공사비에 버금가는 간접비를 그대로 인정한 것은 건축비 상세내역을 제대로 검증도 하지 않았거나, 주택업자에게 막대한 분양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간접비 구성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북위례 힐스테이트는 일반분양시설경비(모델하우스 운영건립, 홍보 등)에 600억 원을 책정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 다수 발견됐다. 포레자이와 리슈빌은 기타사업비성경비에 역시나 600여억 원의 간접비를 책정했다. 기타사업비성경비란, 제세공과금, 등기비 등이다. 세 개 아파트들의 세부 간접비를 비교하면, 포레자이의 기타사업비성경비는 평당 426만 원으로 힐스테이트(37만 원)의 12배이고, 일반분양시설경비는 힐스테이트가 평당 144만원으로 포레자이(18만 원)의 8배이다. 항목별로 평당 수백만원씩 차이나는 비용을 책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분양가 심사와 원가공개 승인을 받았다.
 
총 4,200억, 세대당 2억 건축비 거품 전가
 
공개가 엉터리 일뿐 아니라 금액 역시 상당부분 부풀려졌다. 경실련이 경기도시공사 민간참여형 공동주택의 공사비를 분석한 결과 설계비와 감리비를 제외한 간접비는 평당 평균 17만 원, 최고 20만 원(대우건설)이었다. 최고금액인 20만 원에 감리비와 설계비를 포함할 경우 50만 원의 간접비는 충분할 것으로 판단된다. 북위례 3개 아파트들의 공개된 설계비는 평균 6만 원, 감리비는 11만 원이었다.
 
이러한 분양원가 부풀림으로 발생한 건축비 거품은 총 4,117억, 평당 490만 원으로 추정된다. 40평 기준 한채당 2억원 수준의 건축비가 부풀려져 주택업자에게 돌아간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실련은 지난 15년 동안 준공금액, 원하도급내역, 입찰내역 등의 자료를 정보공개 청구 또는 소송 등을 통해 확보했고, 이를 근거로 추정한 적정 건축비용은 평당 450만 원 수준이다. 리슈빌의 경우, 공개한 공사비는 평당 389만 원이며, 여기에 간접비 50만 원을 포함하면 450만 원은 적정한 수준으로 판단된다. 지난 3월 검단신도시에 분양한 아파트의 경우 공사비는 348만 원으로 공개한 바 있다.
 

 
분양가 거품, 분양원가 엉터리 공개,공공은 무얼했나?
 
분양원가 내역을 제대로 검증했어야 할 자치단체와 분양가심사위원회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책정된 건축비에근거해 책정됐는지는 검증하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리슈빌을 승인한 송파구청은 감리자모집공고와 입주자모집공고의 원가공개가 크게 차이났다.
 
아파트 사업비는 사업계획승인 단계에서는 총사업비가 공개되고, 감리자 지정과 입주자모집단계에서는 공종별 원가가 공개된다. 세 종류의 절차와 단계 모두 지자체장의 승인을 받아 공개한다. 그런데 리슈빌의 경우 57개 건축공종 중 45개의 값이 서로 달랐다. 하남시청은 포레자이의 원가공개를 입주자모집공고문에 아예 누락됐고, 힐스테이트는 입주자모집공고문의 분양가와 분양원가 공개의 금액이 서로 달랐다.
 
이처럼 분양원가 공개항목이 대폭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설사들은 엉터리 원가를 자의적으로 산출해 공개하고, 분양가심사위원회와 자지단체는 허수아비 심사와 승인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분양가격이 부풀려지고 소비자들은 이러한 거품을 떠안아야 한다.
 
따라서 엉터리 분양가 심사와 승인으로 분양거품을 방조한 지자체장과 관련 심사위원회의 허수아비 검증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 분양원가 공개는 설계도서, 설계내역에 기초해서 산정된 원가를 공개해야 하고, 분양가 심사위원회와 지자체장은 건설사가 책정한 금액이 원가와 맞는지 심사 후 승인해야 한다.
 
중앙정부 역시 분양가심사에서 기본형건축비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기본형건축비의 산출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경실련이 북위례 힐스테이트의 분양가 거품을 지적한 이후 국토부는 뒤늦게 분양가 승인과정을 검증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분양거품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은 국토부가 결정한 기본형건축비(법정건축비)이다. 2005년 평당 340만 원이었던 기본형건축비는 2019년에 645만 원까지 상승했다. 모양도 질도 알 수 없고 세부내역도 공개 못하는 기본형건축비를 15년간 발표하며 국토부가 제대로 된 원가검증을 방해하고 있다.
 
분양원가 공개 항목이 확대됐으나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엉터리 분양원가 공개로는 분양원가 공개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정부의 제도 보완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