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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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한미FTA에 목멘 정부, 검역주권도 포기했다”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의 검역을 재개한 것은 “검역주권을 포기 한 것”이라고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이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경실련 대표인 김성훈 전 장관(상지대 총장)은 27일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 세계 모든 나라들은 수입검역을 주권차원에서 지키고 있다며, 광우병 특정위험물질인 척추뼈까지 나온 상황에서도 수입검역을 재개한 것은 검역주권을 포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우리정부가 미 의회의 한미FTA 비준에 매달리다 보니 국민건강이나 가축질병, 위생문제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훈 대표는 또 그동안 200여건 이상의 수입위생조건을 위반 한 것은 뼈있는 쇠고기 수입을 기정사실화 하기위해 미국이 의도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이하 방송 내용 #####


▶ 진행 : 신율 (명지대 교수/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출연 :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


– 정부가 미국산 수입 쇠고기 검역을 재개하기로 했는데?


어느 나라나 자기나라의 가축질병과 위생, 국민의 건강을 위한 수입검역은 주권 차원에서 지키고 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검역주권을 포기한 것이다. 처음에 작은 뼛조각이 나왔을 때 수입을 중단했었다. 그것은 한미 수입검역 규정을 그대로 따른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진짜 광우병 위험물질을 실은 척추 뼈가 통째로 갈비뼈까지 붙어서 나왔는데도 검역을 재개했다.


24일 미국 조한스 농림부장관이 ‘한미 FTA가 미국 국회의 동의를 받으려면 뼈까지도 나이에 관계없이 수입해야 한다’면서 본색을 드러냈다. 결국 우리 정부가 별로 이익도 되지 않는 한미 FTA의 미국 국회 비준에 매달리다보니까 국민의 건강이나 가축 질병, 위생은 안중에 없는 것이다.


– 재발 방지책을 확실히 요구해야 할 텐데?


이번에 미국 농무성에서는 포장기계가 고장 나서 그렇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사실상 지난 1년 사이에 국민이 알게 모르게 200여 차례 이상 이런 일이 있었고, 이번엔 아예 노골적으로 드러내놓고 있다. 이건 의도적으로 기정사실화하기 위해 미국 검역당국이나 수출당국이 그러는 것이다. 특히 미국 수출은 전부 다국적 대기업들이 하는데, 정부나 국회의원들과 짜고서 일을 저지른 것 같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꼼짝 못할 것이며, 특히 고위층이 한미 FTA에 목매달고 있기 때문에 꼼짝 못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 같다. 그리고 미국에서 해명을 했으면 우리가 실사를 해야 한다. 포장기계가 진짜로 고장 났는지 보고, 가축 도축장을 보고, 왜 이렇게 200여 회 이상 계속 규정을 위반하고 있는지 물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것도 안 하고 있다.


– 이러다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먹는 곱창이나 내장까지도 수입되는 것 아닐까?


바로 그런 걸 노린 것이다. 척추등뼈부터 시작하면 사골로 나갈 것이고, 그 다음엔 내장과 머리 등으로 나갈 것이다. 이게 전부 광우병을 옮기는 위험물질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일본은 이미 일 년 전에 20개월 미만, 즉 광우병이 걸리지 않는 소에 대해서만 수입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30개월 미만이고, 그나마도 나이마저 제한을 풀자고 나오고 있다. 아마 한미 FTA 협상 과정이나 그 전후에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에 뭔가 잔뜩 덜미를 잡힌 모양이다. 얼마 전에 농림부 장관을 그만둔 분이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한미 FTA와 우리 국민의 건강, 가축위생 문제와는 별개라고 말했다. 그게 정부의 공식입장인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항상 말 따로 행동 따로 하고 있다.


– 우리나라 농가에겐 타격이 클 텐데?


3중, 4중의 타격이다. 그리고 WTO 쌀 재협상 때문에 7년 후인 2015년부터는 쌀도 완전히 개방된다. 우리나라의 쌀과 한우가 백척간두에 섰다. 그리고 농민 부채는 농민 소득보다 높아졌다. 또한 유사 광우병 환자가 20명이 넘는다는 보도도 있었다. 거의 대부분의 음식점에서 미국 쇠고기를 소비하고 있다. 지난번에 언론에서 ‘미국 쇠고기가 대형매장에서 불티나게 팔렸다’라고 보도했는데, 나중에 얘기를 들으니 요식업자나 그 가족들이 동원한 사람들이 소비자로 위장해서 매장에 나와서 사갔다고 한다.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미국산 쇠고기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식당에서 소비되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100평 이상 되는 식당에서만 쇠고기 원산지 표시를 하는, 실질적으로는 있으나마나한 제도를 만들었고 그것조차 제대로 시행하지 않고 있다. 국민 건강이나 가축질병 문제가 내동댕이쳐져 있는 것이다.


– 시민단체들이 정치권에 압력을 가해야 하지 않나?


경실련에서는 계속 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었다. 최소한 식당은 전부 원산지 표시를 해서 소비자로 하여금 판단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도 실제로는 효력이 없다. 그리고 세계 어느 나라건 국립수의검역원은 대통령도 간섭할 수 없는 독립적인 기관이다. 국민의 건강과 가축질병 위생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게 권력기관에 꼼짝 못하고 있다. 농림부 장관이나 수의검역원장마저 제쳐놓고 경제부총리가 뼈 있는 쇠고기까지 수입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이런 법은 없다. 대통령도 그렇게는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국립검역기관과 농림부가 완전히 부속기관처럼 돼있다. 그것도 한미 FTA에 관계되는데, 협상 과정에서 무슨 비밀 양해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한마디씩 하는 분들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다. 대선후보자들도 아무 말을 안 한다. 그리고는 무지막지한 광고공세를 하는 미국 육류수출업체에 눌려서 언론기관들은 미국산 쇠고기가 불티나게 팔린다는 식으로 기사인지 선전인지 모를 보도를 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우리 정부가 꼼짝 못할 걸 알고서 우리 정부 뒤에 숨어서 이번엔 갈비도 보내봤다가 척추 뼈도 보내봤다가, 앞으로 소머리를 보내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다.


– 국민 여론을 형성하는 것도 중요할 텐데?


중요하다. 지난 24일에 미국 조한스 농림부장관이 국제수역사무국 규정대로 하자고 했는데, 우리는 미국과 한국 정부가 지난해 1월과 3월에 협약을 맺은 규정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올해 5월에 국제수역사무국 총회가 열렸는데, 일본 위생대표가 ‘국제수역사무국 규정은 일종의 권고사항인데 너무 완화돼있기 때문에 우리는 WTO 규정에 따라서 검역주권을 행사하겠다, 그러니까 20개월 미만에 대해서도 시비하지 말라’라고 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위험도가 노출돼있는 30개월 미만 쇠고기가 들어오면서, 그것도 한미 간에 위생협정 규정에 따라 조치하는 것에 대해서도 마치 국제규격에 크게 어긋나는 것처럼 말을 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제대로 된 정부라면 미국 측에 ‘우리는 당신과 사인한 대로 하고 있다, 그리고 국제수역사무국 규정은 권고일 뿐이고 일본이나 유럽이 WTO 규정을 따르는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하겠다’라고 말해야 한다. 과거 같으면 농림부가 그렇게 한다. 그런데 이 정부 들어와서 뻔히 다 알고 있는 이유 때문에 죽은 척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깨어나야 한다. 소비자의 알권리, 최소한 우리가 먹는 고기가 무엇인지를 알고 먹어야 한다. 모든 식당은 원산지를 밝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