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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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강원랜드 진짜 주인들 ‘비정규직 굴레’ 신음

한때 주민운동 주도자로 구성된 용역업체, 비정규직 위에 군림하며 경영진 비호
1년 넘게 투쟁중이지만 언론 주목 안해


김항성 태백.정선경실련 사무국장  


이랜드 사태가 비정규직 문제의 중심처럼 부각되는 동안 강원도 정선에선 1년이 넘게 강원랜드 비정규직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 최초로 내국인 출입이 허용된 강원랜드 카지노. 1990년대 초 강원 남부 폐광지역 주민들이 정부의 무대책 폐광정책에 반발해 주민운동으로 똘똘 뭉쳐 얻어낸 대정부 투쟁의 산물이었건만, 이제 와서는 지역내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사회 양극화를 야기하는 주범으로 취급받는 실정이다.


매년 신장되는 매출액과 높아지는 주가, 그리고 카지노 이익금의 폐광지역개발기금 전환 등을 보며 외부에선 강원랜드가 폐광지역 경제 회생과 지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알지만 실상은 그렇지만은 않다. 단적으로 99% 이상 지역민으로 구성된 1300여명의 강원랜드 비정규직 양산은 폐광의 아픔을 치유하고자 피와 땀으로 얻어낸 결실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노예의 굴레’나 다름없다.



전국적인 비정규직 양상과 사뭇 다른 이유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강원랜드 카지노의 설립 근거인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폐특법) 제정은 바로 주민운동의 결과물이며, 법 제정 목적에도 분명히 “폐광지역 경제 회생과 주민 생활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런 제도적 장치에도 불구하고 월평균 임금 129만원(2006년 기준)을 넘지 못하는 강원랜드 비정규직들이 양산되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평균 임금인 136만원(2006년 월 209시간 근무기준)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실제로 강원랜드 용역계약 현황을 보면, 10여개의 용역업체 중에는 강원랜드로부터 1인당 많게는 연 3천여만원 가까이 용역 계약금을 받으면서 실제 비정규직 직원들에게는 터무니없는 급여를 지급하고 있는 현실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들 용역업체 대부분에는 과거 탄광노조 관계자, 군의원 등 지역내 기득권층과 심지어 과거 탄광노동운동가 출신도 경영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는 주민주식회사라는 명분으로 많게는 수백명의 소액주주를 두고 있으나 지역내 소수 기득권층이 주도하며 다수의 비정규직 위에 새로운 관리자층을 만들며 비정규직들을 서열화하고 있다.


매년 강원랜드로부터 수의계약 방식으로 안정적인 용역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이들은 대부분 과거 90년대 초 폐특법 제정을 위한 주민운동 때 앞장섰던 사람들인데, 결과적으로 주민운동이 자신들의 안정적인 이권사업을 얻기 위한 방편이 된 셈이다. 이들은 과거 주민운동 당시 구성된 시효만료 상태의 주민운동 조직체를 통하여 고질적인 강원랜드 비호 술책을 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사행산업통합위원회법’이나 ‘자금세탁방지법’ 시행으로 강원랜드가 가장 큰 희생자가 될 것이라는 강원랜드 경영진의 목소리를 그대로 반영해 주민의 뜻과는 다르게 법 시행 반대 의견을 거침없이 표명하기도 한다.


주민운동의 주체에서 강원랜드 용역업체의 비정규직으로 전락한 폐광지역민의 현실은 점점 강원랜드에서 희망이라는 이름을 지워가고 있다. 사행산업인 강원랜드를 폐광지역에 한해 용인한 이유는 열악한 폐광지역의 현실을 고려해 지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함이었다. 강원랜드 비정규직 문제를 우리나라 전체 비정규직 문제에 예속시켜 일반화할 수 없는 이유는 강원랜드의 진짜 주인이 바로 비정규직의 굴레를 쓰고 있는 그들이기 때문이다.


* 이 글은 한겨레 신문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