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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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한국의 희망’ 해외봉사단


김혜경 경실련 국제위원장(지구촌나눔운동 사무총장)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중고교 및 대학생들이 저마다의 방학 계획을 구상하기 시작할 때다. 찬란한 젊은이의 여름. 가장 뜻있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최근 한 주간 베트남을 방문하면서 해외봉사단원으로 활동 중인 젊은이들을 만났다. 국내 대학에서 정치외교, 경제, 재활복지 등을 전공한 20대 중후반의 청년들이었다. 이들은 하노이 외곽 장애인재활센터와 직업훈련센터에 배치돼 오전 7시 반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베트남인들에게서 현지의 정치 경제 사회 상황을 배우는 한편, 전공과 경험을 살려 새로운 봉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기존 사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이들의 역할이었다.


20대 젊은이 개도국서 맹활약


한 젊은이는 전쟁 후유증으로 장애를 겪는 사람을 돕겠다고 지원해 7개월째 장애인 자활을 위한 직업 개발에 열중하고 있었다. 센터에 기술자를 초빙해 장애인들에게 빵 만드는 기술을 가르쳤으며 장애인들은 빵을 제조 판매하거나 센터의 아침식사로 제공한다고 했다.


젊은이들의 해외봉사단 파견은 현재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같은 정부기관, 국제구호기구를 비롯한 다양한 비정부기구(NGO), 그리고 민간기업과 종교 단체의 봉사프로젝트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예를 들어 국제협력단을 통해 해외봉사를 나가는 한국 젊은이는 해마다 1500명에 이른다. 이들의 생활비가 정부 예산으로 지원되는 만큼, 국민이 봉사단을 파견하는 것과 같다. 이들은 개발도상국 정부기관이나 비정부기구에 파견돼 기술교육, 보건의료, 농업, 한국어 교육, 행정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1∼2년간 활동한다. 상당수는 기간 만료 후에도 활동기간을 연장하거나 귀국하더라도 현지 경험을 살리기를 희망한다.


미국에서는 1961년에 평화봉사단이 설립됐다. 케네디 대통령이 미국의 젊은이를 대상으로 “인생의 2년을 개도국에서 봉사해 세계 평화에 기여하자”는 캠페인을 전개한 것이 근간이 됐다. 그동안 140여 개국에 18만7000명의 봉사단원이 파견됐다. 이런 경험을 쌓은 이들 중 다수가 미국의 정계 재계 학계 예술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도자로 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과 세계 곳곳을 연결하고 지구촌의 발전을 이끌어 가는 주역이다. 미 국무부의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 짐 도일 위스콘신 주지사, 밥 하스 리바이스트라우스 회장 등이 평화봉사단 출신이다.


평화봉사단원의 2년은 국가와 세계를 위한 봉사 기간이자 자신의 미래를 위한 투자 기간이다. 미국 정부는 이들에게 다양한 지원을 제공한다. 현지 대학원 진학과 개발사업 지원이 대표적이다. 첫째는 단원들이 봉사활동과 연계해 현지 대학원에 진학함으로써 현장 지식을 쌓을 수 있게 한다. 둘째는 단원이 지역사회에 필요한 사업을 하도록 권장해 1만 달러 이하의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문맹 퇴치를 위한 도서관 설립 등 교육사업,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이나 말라리아 예방 등의 보건사업, 양어장 등 소득증대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가운데 사회사업가로서의 경험을 축적하게 된다.


정부-기업 체계적인 지원을


이제는 한국 정부도 해외봉사단원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기업도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정부는 그동안 봉사단원이 개도국에서 사고 없이 안전하게 활동하도록 관리하는 일을 주로 담당했다. 앞으로는 봉사단원의 소중한 젊은 한때가 국가의 미래를 위한 밑거름이 되도록 지원하는 일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세계 각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도 이들을 어떻게 지원하고 활용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국경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젊은 봉사단원들은 글로벌시대를 앞장서서 이끌어 나갈 한국의 희망이다. 국민이 파견한 이 젊은 봉사단원들을 국가의 소중한 자원으로 키우는 일은 기성세대의 당연한 의무가 아니겠는가.


*  이 글은 동아일보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