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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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공직사회 경쟁력 강화 할 때

최영출 경실련 정부개혁위원장(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울산에서 처음 시작된 지방공무원 퇴출제도 실시 움직임은 이제 서울시의 3% 퇴출 대상 후보 선정으로 이어지면서 공무원들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에게도 큰 관심 사항이 되고 있다. 이 제도가 우리나라의 공무원들에게 충격이 되고 있는 이유는 그간 공무원법상으로 규정되어 있는 법규정이 제대로 적용되지 못한 데 있다.


즉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 성적이 극히 불량한 공무원을 직위해제할 수 있고, 직위해제된 공무원의 근무성적 향상을 기대할 수 없을 때에는 임면권자가 직권면직시킬 수 있다고 되어 있는 공무원법 규정이 지금까지 제대로 적용된 적이 없다가 최근에 들어와서 시행하려고 하다보니 그 영향이 크다는 점이다.


-英 공무원 퇴출제 일상화-


지방자치 모국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의 경우에는 공무원의 구조조정이나 효율성 개선을 위한 조기퇴직은 일상화되어 있다.


영국의 경우는 첫째, 퇴직공무원을 기준으로 해볼 때, 3분의 2 이상이 정상적인 퇴직 연령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퇴직하며 퇴직 연령은 평균 54세이다. 영국 지방감사원 자료에 의하면 매년 연 평균 퇴직자를 100으로 보았을 때, 정상 퇴직 연령에 도달하여 퇴직한 경우는 21%에 그치며, 효율성 개선 때문에 매년 강제적으로 공직을 떠나는 비율이 전체 퇴직자의 37%, 그리고 건강 악화로 인한 퇴직이 39%, 기타 3%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매년, 정상퇴직보다도 업무효율성 이유로 강제퇴직하는 비율이 오히려 약 1.8배 높다는 점이다. 영국의 경우에는 ‘기본 서비스 검토제’라는 제도를 통해서 비용 절감과 효율성 증진을 위한 상시 구조조정체제를 가지고 있다.


둘째, 누가 퇴출자를 결정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영국의 경우에는 자치단체의 담당국장에게 선정 책임이 주어져 있으며 담당국장책임 아래 선정위원회를 두어 퇴출 대상자를 선정한다. 물론 고급공무원도 대상이 되는 점은 당연하다. 이 과정에서 인사담당부서에 자문하며 자료도 받는다. 이렇게 상급자에게 권한을 부여한 이유는 직접 같이 일해 본 경험이 있는 상급자가 하급자의 능력판단에 대한 가장 적임자라는 인식 때문이다. 물론 우리와는 달리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하는 서구식 합리주의가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다.


셋째, 선정 기준면에서 본다면 근무성적 점수, 전문지식 및 기술이 가장 우선하며 그 다음으로 출근 상태, 업무 태도, 잠재 능력, 징계 기록, 근무 연한 등 여러 기준을 사용한다. 근무 연한 기준이 적용될 때는 가장 근무 연한이 짧은 사람이 가장 먼저 퇴출자로 선정되는(last in, first out) 점이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여러 기준을 가지고 상급자가 선정하는데 단일 또는 복수기준을 활용하고 총점으로 점수화하여 선정한다.


넷째, 공무원을 퇴출시키는 경우에는 합법적으로 인정된 노동조합과 퇴출 절차 초기단계에서 선정에 활용될 점수체계를 가지고 협의하도록 되어 있다.


-능력중심 공정한 시행 담보를-


다섯째, 퇴출 대상이 된 공무원 입장에서 선정 과정이 불공정하다고 생각되는 경우에는 자치단체에 이의신청을 제기할 수 있으며, 그래도 불복하게 되면 고용법원에 소를 제기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개방과 경쟁, 성과와 책임이라는 기준들은 이제 거의 모든 선진국들이 민간부문이든 공공부문이든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운영의 원리로 채택하는 글로벌 스탠더드가 되어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제도의 시행 과정에서 객관성,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의 마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하위직이면서 소수 직렬 공무원들이 불합리하게 처우되지 않도록 이중 삼중의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며 대상자들에게는 재기의 기회를 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번 기회가 공직사회의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는 확실한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이 칼럼은 경향신문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