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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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칼럼]공무원연금부터 개혁하는 게 순서


김진수 경실련 사회복지위원장(연세대 사회복지학 교수)


공적연금의 재정안정화를 위한 변화가 모든 선진국에서 거세게 일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시기적으로 볼 때 매우 뒤늦은 정책으 로 평가된다. 선진국의 연금 개혁이 늦은 것은 정치적 어려움, 특히 개혁의 필요성을 국민이 동의하는 사회적 여건 형성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선진국 공적연금의 재정안정화 개혁에서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미치는 요인은 무엇보다 부담증가와 연금감소에 대한 거부 반응 이지만, 공무원 등 다른 계층과 형평성에 대한 판단도 중요한 요인이다. 이러한 사회심리적 요인은 워낙 민감해서 공적연금 개혁에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국민연금 개선은 가닥을 잡지 못하고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국민연금과 공무원 등 특수직역연금과의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 연금에 대해서는 개선 논의를 하면서 더욱 문제가 되고 있는 특수직역연금은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국민연금 개선에 있어 국민적 동의를 구하는 데 공무원연금이 걸림돌로 부각된 것이다.


공무원연금은 1960년 도입된 이후 저부담 고급여의 전형적인 형태를 유지해 왔다. 그 결과 현재 연금수급자가 22만명에 불과한 공무원연금의 적자는 지난해 6000억원에서 2조7000억원(2010년), 7조2000억원(2015년), 13조8000억원(2020년)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물론 이 적자는 국민이 세금으로 해결해야 한다.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보다 훨씬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 기존 공무원은 말할 것도 없고 최근 임용된 공무원의 경우도 부담에 비해 받게 될 연금 총액은 거의 4배 수준이다. 국민연금이 약 2배 수준인 것에 비하면 훨씬 선심성 성격이 크다.


그런데 공무원연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국민연금 재정안정화를 위해 부담을 늘리고 연금 수준을 낮춘다면 국민에게는 어이없게 들릴 수밖에 없다 . 국민연금에 20년 가입한 근로자의 경우 연금 30%를 25%로 줄이라면서, 공무원은 50%를 그대로 지급한다고 하면 국민은 이러한 개혁이 올바른 것이라고 판단하지 않을 것이 명백하다.


공무원은 퇴직금 제도가 없기 때문에 근로자와 별로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근로자가 유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으로 전환하고 공무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체제로 전환하면 된다. 또한 공무원 보수가 낮기 때문에 연금이 높아야 한다면 현재 근로자가 ‘사오정’ ‘ 오륙도’에서 허덕이고 있다는 사실을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지에 대해 답해야 한다.


공무원연금이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는 이유는 국민과 약속을 깨고 공무원연금 스스로 진정으로 재정 안정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2000년 개정 당시 연금수급자가 소득이 있는 경우 연금을 제한하도록 약속했다.


그러나 월소득 225 만원까지는 공무원연금은 전액 지급한다고 규정했고, 소득이 아무리 높아도 10%에서 50%까지만 감액하도록 제한했다. 그래서 절약한 금액은 1년에 612억원에 불과하다.


그리고 연금을 물가상승률 에 따라 조정한다고 규정하고는 어느 틈엔가 임금상승률을 적용 하도록 다시 환원시켰다. 게다가 공무원연금공단에 엄청난 기금을 조성해서 그 수익금으로 재정적자를 보전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 적어도 100조원은 돼야 할 거대한 기금을 조성하라는 주장을 국민이 듣는다면 국민은 오히려 분노할 지도 모른다.


사회보험은 국민적 연대를 생명으로 하는 제도다.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의 미래 모습이다. 공무원연금이 개혁에 솔선수범해야 국민연금도 따라서 재정안정 과제를 풀어갈 것이며, 사각지대의 문제도 사회적 합의를 통해 무난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공무원연금이 진정한 개혁을 해야 한다.


* 이 글은 6월 8일 문화일보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