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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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서울시 의정비, 문제 있다던 의원들도 표결에서는 찬성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은 분명 다르지만 할 수 있으나 하기 너무 어렵거나 어떻게 하는 것인지를 모른다면 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물론 최대의 걸림돌은 언제나 무관심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나의 서울시의회 운영위원회 방청은 이렇게 이뤄졌다.


(따져보니 국회는 몇 번 가봤지만 방청해 본 적이 없다. 법원도 예전에 수업 듣느라 가봤지만 역시 재판과정을 방청해 보지 않았다. 막연히 귀찮을 것 같았고 생각만으로도 이유 없이 주눅 들곤 했다. 좀 웃기지만 중국에서는 재판정에 무작정 들어가 휴정 시간에  판사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었다. 외국에 있으니 용감해 진걸까?)


원래 지방의회 방청이라는 것이 방청 자체보다 방청준비 절차가 번거롭다. 준비를 직접하지는 않았지만 함께 일하는 상근자가 의회에 미리 방청허가 신청을 했고 5명이 방청허가를 받았다. 의회에서는 친절하게 전화를 걸어와 좀 일찍 와서 방청시 주의사항을 들어달라고 했다.


운영위원회와 본회가 열리는 4월 14일 오전 10시.


서울시의원 의정비 재조정을 촉구하는 경실련 기자회견이 11일에 이어 의회 앞에서 진행 중인 관계로 5명 중 2명만이 방청을 하기로 했다. 운영위원회 회의시간이 11시에서 10시로 변경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방청허가증을 달고 전문위원실로 안내되어 약 30분간 기다렸다. 그러는 사이 기자회견이 끝났다.
 
난 왜 회의가 연기된 이유를 묻지 않았는지 방청기를 쓰다 보니 갑자기 궁금해진다.
 
운영위원회는 모두 15인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당일회의에는 위원장을 포함 7인의 위원이 참석했고 위원 아닌 의원으로 민주노동당 심재옥 의원이 참석했다. 회의 진행이나 좌석 배치 등은  지방의회와 국회가 별 차이 없는 듯하다.
 
이 날 안건은 총 세 개. 우리의 관심은 세 번째 안건이었다.


앞의 두 개 안건은 논란이 없는 사안인지 위원 발의 후 토론 없이 발의안 그대로 통과되었다. 얼마 전 신문기사를 보니 서울시의회 조례 가결률이 90%가 넘는다던데 바로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그러나 내용을 모르니 섣불리 판단하지는 말자.
 
곧 세 번째 안건 즉, ‘서울특별시 의회의원 의정활동비 등 지급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 심사가 이어졌다.


위원들은 절차의 투명성, 산정기준, 주민의견 반영 여부, 의정비 심의위원회 명단 및 회의록 공개여부 등에 관해 전문위원과 사무처장을 상대로 질문했고 답변이 이어졌다. 위원들이 제기한 문제는 경실련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지적한 문제점과도 상당부분 일치했다.
 
‘거봐, 누가 봐도 문제 있다니까.’
 
심재옥 의원도 발언권을 얻어 한 차례 의견을 개진했으나 운영위원회 소속이 아닌 까닭에 차후 발언기회를 얻지 못했다. 물론 방청인은 발언권이 없다. 
 
토론 및 질의 내용을 지켜보면서 지방의회 수준이 낮다는 세간의 평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아닌 것 같은데?’ 본회의가 오후에 열릴 텐데 사전에 함께 논의할 자리를 갖지 못한 것이 슬슬 아쉬워 지고 있었다.
 
이랬던 내가 좀 당황한건 표결과정을 지켜본 뒤다.
 
위원들 역시 의정비산정과정의 여러 문제점을 인식하고 질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중요한 순간, 그러니까 위원장이 ‘이의 있습니까?’ 라고 물었을 때 두어 명이 ‘없습니다.’하고는 전원만장일치로 가결되는 것이었다.
 
‘어라? 조금 전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던 위원들 맞남? ‘


저 멀리서 냉소적으로 내뱉는 말이 들려온다.


‘순진하긴!’ ‘알면서~~’
 
허탈하게 사무실로 돌아와서도 여전히 찜찜하다. 옆에서는 벌써 성명서 초안을 잡느라 분주하다.
 
서울시가 전자정부 1위 도시로 꼽혔다는 플래카드가 서울시청 정면에 휘날리던데 1위에 걸맞게 서울시의회 홈페이지에 접속하니 본회의가 인터넷으로 생방송 중이다.


역시 예정보다 늦게 시작된 본회의. 끈기 있게 안건 42항까지 지켜보았다.


드디어 ‘서울특별시 의회의원 의정활동비등 지급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이 상정되고 운영위원회 위원장의 발의가 이어졌다. 그리고 핫 이슈인 만큼 반대토론자(심재옥 의원)와  찬성토론자(정연희 의원)의 토론이 있은 뒤 곧바로 무기명 전자투표에 들어갔다.


‘기명으로 해달란 말이야~’
 
재석 59, 찬성 52, 반대 3, 기권 4. 가결되었음.
 
압도적이었다. 하긴 자기 월급 깎겠다는데 찬성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옆에서는 성명서를 내느라 분주하다. 이제 남은 방법은 시장이 의회에 재의를 요구하도록  촉구하는 것 뿐.
 
반성을 하는 것도 습관인가? 시민들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직접 방청을 하거나 어렵다면 인터넷 방송이라도 지켜 본 뒤(생방이 어려우면 재방이라도) 토론과 표결과정에서 딴말하는 의원들을 집중 모니터 한다면 상황은 변할 수 있다고 믿는다.


시민의 관심과 참여 없이 지방의회가 본래의 취지에 맞게 운영되는 건 불가능하다. 옆길로 새는 것 같지만 그러니까 투표 않겠다는 분들, ‘제대로 뽑아야 한다니까요!’


물론 투표는 시작일 뿐이다.


강영실 시민입법국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