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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2019 부동산개혁] 촛불정부에서도 부동산 조세정의는 여전히 너무나도 멀다
2019.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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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19년 7,8월호 – 2019 부동산개혁1]

촛불 정부에서도 부동산 조세 정의는 여전히 너무나도 멀다

최승섭 부동산건설개혁본부 팀장 sub@ccej.or.kr

우리나라 국공유지 등을 제외한 모든 토지에는 땅값인 공시지가가 있다. 아파트의 경우 땅값과 건물값의 합인 공시가격이 모든 세금과 행정 목적의 기준이 되지만 아파트 역시 공시지가가 존재한다. 이미 월간경실련 원고를 열독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개별 토지의 공시지가는 전국 50만 필지인 표준지공시지가를 기준해 산정된다. 중앙정부가 직접 표준지공시지가의 가격을 책정하면 개별 지자체가 이를 기준으로 산식 등을 이용해 3,300여만 개별지의 공시지가를 책정하는 방식이다.

표준지와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은 모든 개별 부동산의 과세기준인 공시가격의 기준이 되고, 국토부가 매년 수천억의 세금을 투입해서 조사·결정하는 만큼 공정하고 정확해야 한다. 그러나 시세와 동떨어진 낮은 가격으로 조작돼 책정되면서 전국의 공시지가와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시세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아 왔다. 경실련 조사 결과 시세반영률(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개선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타났고 오히려 후퇴됐다.

서울 표준지에 위치한 아파트들의 시세반영률과 공시가격, 공시지가를 비교한 결과 표준지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은 정부 발표의 절반 수준인 34%에 불과했으며, 작년 수준(68%)이라던 공동주택은 오히려 3.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시세와 동떨어진 공시가격 결정으로 인해 아파트 공시가격과 토지의 공시지가 형평성 문제도 개선되지 않았다. 아파트를 보유한 사람과 토지를 보유한 사람이 불공평하게 세금을 내고 있는 것이다.

표준지공시지가 실제 시세반영률 정부 발표의 절반수준

정부 발표에 따르면 표준지의 공시지가 시세 대비 현실화율은 `18년 62.6%에서 2.2%p 상승한 64.8%이고, 표준단독주택은 ’18년 51.8%에서 ’19년 53%로 상승했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이미 단독주택·토지보다 높게 책정되어 유형 간 공시가격의 형평성 차원에서 작년 수준(68.1%)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시세 상승률 정도만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경실련이 서울에서 표준지 위치한 아파트들의 시세반영률과 공시가격, 공시지가를 비교한 결과 정부의 설명과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그나마 시세의 70% 수준이던 공동주택도 시세반영률이 떨어졌으며, 상승했다던 정부의 설명과 달리 표준지공시지가도 4% 하락했다.

정부는 올해 표준지공시지가의 시세반영률이 64.8%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실련이 서울시 25개 자치구별 표준지 아파트를 토대로 시세반영률을 산출한 결과, 33.7%로 정부 발표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조사대상 25개의 아파트 중 21개 아파트의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이 하락해 평균 시세반영률이 지난해 37.2%보다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5개 아파트의 평균 토지 평당시세는 6,600만 원으로 조사됐으나 정부 발표 공시지가는 평균 평당 2,200만 원에 불과했다. 토지 시세는 각 아파트의 시세에서 준공 시점에 따라 건물 가격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산출됐다.

정부가 발표한 공시지가와 공시가격을 비교해도 2배가 차이 났다. 정부가 정한 공시지가(땅값)는 공시가격(건물값+땅값) 중 땅값의 절반에 불과했다. 공시가격 중 땅값은 4,194만 원인데 반해, 공시지가는 2,235만 원에 불과했다. 아파트 공시가격은 땅값과 건물값이 합쳐진 개념으로 공시가격에서 정부가 정한 건물값(국세청 기준시가)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땅값을 산출했다. 25개 단지의 평균 평당 토지시세(6,600만 원)와 비교하면 공시가격 기준 땅값은 시세의 63%이고, 공시지가는 34%에 불과했다. 조사대상을 모두 표준지로 공시가격, 공시지가 모두 국토부가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2배씩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2005년에 공시가격을 도입한 이후 15년째 반복되고 있다.

아파트 공시가격 시세반영률 68.9%→65.3%, 2018년 대비 3.6% 하락

한편 정부는 공동주택의 경우 시세 상승분을 반영해 지난해 시세반영률과 같은 68.1%라고 밝혔으나 조사 결과 시세반영률이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25개 표준지 아파트 중 22개 단지는 시세반영률이 낮아졌고, 3개 아파트(강남 삼풍, 상계 주공3, 고덕리 2단지)만 상승했다. 이마저도 1∼2%에 불과하다. 25개 아파트의 시세는 평균 평당 2,390만 원에서 2,892만 원으로 21% 상승했고, 공시가격은 1,646만 원에서 1,887만 원으로 평균 15% 올랐으며,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2018년 68.9%에서 2019년 65.3%로 3.6% 낮아졌다.

이처럼 정부의 공시가격 제도가 엉터리로 운영되고 있고 이로 인해 부동산 종류별 큰 조세 불평등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를 개선해야 하는 국토부도, 그간 국토부의 잘못된 정책 운영을 바로 잡아야 할 감사원도 의지가 없다. 최근 감사원은 지난 2월 경실련이 감사 청구한 공시가격제도 운영에 관한 공익감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정부의 공시가격 적정성 여부는 감사하지 않고, 표준지 및 표준 주택의 절차적 정당성, 자료의 오류에 대해서만 감사할 계획이다. 부동산의 적정가격을 공시하지 못한 국토부 장관의 직무유기, 공시가 축소로 인한 세금 징수 방해와 70조 원 규모를 징세하지 못한 부분 등에 대해서는 감사를 거부했다. 감사원의 이번 감사는 축소 부실 감사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2005년 주택공시가격 제도 도입 이후 불공정한 공시지가 및 공시가격 축소 조작으로 징수되지 못한 보유세만 70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2017년 보유세액(12.6조 원) 중 아파트에서 징수된 세액은 3.4조 원(전체의 27%)이고, 상업업무빌딩·단독·토지 등에서 징수된 세액이 약 70%이다. 상업용 업무빌딩·단독 등의 시세반영률이 아파트의 절반 수준인 3~40% 임을 감안하면 보유세액의 70%도 절반만 걷힌 것과 같다. 2005년 이후 징수된 보유세액으로 확대하면 약 70조 원 규모이다.

문재인 정부가 이를 개선하겠다고 주장했지만 앞서 본 대로 실상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물론 이런 불평등이 문재인 정부만의 책임은 아니다. 그러나 촛불 혁명과 적폐 타파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기대감으로 탄생한 정부마저 이를 개혁하지 못한다면 사실상 진일보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정부의 지지율이 높던 정권 초기에 개혁의 기회를 놓쳤다. 조세정의는 여전히 너무나도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