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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정치] [칼럼] 문재인 정부의 ‘성공키워드’, 반부패정책이 “성공”하려면 (박선아 교수)

문재인 정부의 ‘성공키워드’, 반부패정책이 “성공”하려면

– 상층부 권력형 부정부패 척결부터 시작해야

박선아 경실련 시민입법위원회 위원장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16년 추운 겨울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을 때 단지 임기 1년 남은 대통령의 퇴진만을 요구한 것은 아니었다. 당시 시민들은 우리나라의 뿌리 깊은 부정부패의 역사를 바로잡고자 했다.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위법을 저지르며 주권자인 국민을 배제했던 최고 권력자, 그리고 특권을 휘두르고 스스로의 이익만을 위해 봉사했던 최고 권력기관에 맞섰다.

대선 국면에서 시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에 권력자들의 적폐를 청산하고 권력기관을 개혁해 공정한 나라를 실현해달라고 요구했다. 적폐청산 요구는 공정하지 않고 정의롭지 못한 정책과 제도와 관행을 바로잡자는 것이고, 권력기관 개혁은 권력자들 앞에서 한없이 약한 모습을 보인 사법부와 검경 조직을 쇄신하자는 것이었다. 반부패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는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을 맞은 2019년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고 거세다.

주권자의 요구에 부응한 적폐 청산, 권력기관 개혁 등 반부패 개혁과제의 달성은 문재인 정부 성공의 핵심 키워드이다. 그러나 2주년이 지난 문재인 정부 반부패 개혁과제에 대한 성적표는 초라하다. 더욱이 20대 현 국회의 상황을 고려할 때 결정적인 어려움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정치적 상황에서 시민사회는 반부패정책 성과를 냉정하게 진단하고 평가해야 하며, 정부는 향후 이를 국정 방향에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의 반부패 정책, 상층부 부패에 대한 전략 설정 부족

2017년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4개 비전 중 그 첫 번째로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1. 부정부패가 없는 대한민국, 2. 공정한 대한민국 3. 민주·인권 강국 대한민국이라는 반부패 과제를 제시했다. 집권 후에는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를 통해 5대 국정과제 중 그 첫 번째로 ‘국민이 주인인 정부’라는 기치 아래 반부패정책과 권력기관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반부패정책협의회 개최하고 5개년 반부패 종합계획 수립하여 지속적인 반부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문재인 정부 반부패정책을 총평하자면, ① 5개년 반부패종합계획은 반부패 대책의 나열적 제시에 그쳤다는 점, ② 한국형 부패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핵심 전략을 설정하지 못했다는 점, ③ 그에 기인해 2년 동안 굵직하고 구체적인 기구의 설치나 입법의 완성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 등이 지적된다. 특히 박근혜정부의 국정농단이나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엘리트 카르텔형 부패에 대응하는 전략적 목표가 현재 반부패 계획에 누락된 것은 결정적인 문제점으로 보인다. 또한 반부패 분야의 과제로 사법개혁에 대한 것은 거론되지도 않은 문제점도 정확히 지적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법무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 법안 정부 의견을 국회에 제출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 의원입법 발의(‘18.11.)되었으나 내용적으로도 상당히 후퇴하였을 뿐만 아니라 조기입법 실패, 최종 입법까지도 난항이 예상된다. 국민적 관심이 가장 높은 공수처도 설치하지 못한다면 문재인 정부 반부패대책은 공허하고, 상층부 부패에는 둔감하고 무능하면서 중간 이하 공직자들의 부패에만 작동하는 엉터리 반부패대책이라는 평가를 받을 위기에 처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반부패정책이 성공하려면

지난 2년 동안의 반부패 정책에 대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법률과 명령의 제정 등 제도화 노력이 부족하였고 일부 성과가 있는 것들도 국민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개혁은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이 냉정한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반부패정책의 핵심 과제가 무엇인지 공직사회와 국민들에게 뚜렷한 인식을 제공하여 공직자와 국민의 참여를 제대로 이끌어내야 한다. 다시금 촛불과 민주주의 정신으로 돌아가 시민사회의 참여를 통한 반부패 개혁 추진을 기본 방향으로 설정할 것을 제안한다.

▲ 문제진단 : 반부패개혁 최우선 과제로서 권력기관 개혁

권력은 집권 중반기에 들어설수록 권력기관을 통한 국정운영에 익숙해지고 시간이 개혁은 점점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 더욱이 권력기관 개혁은 정치권력이 우위에 있는 정권 초기에 시행해야하는 시급성이 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패스트 트랙으로 발의된 공수처법률안과 검경개혁 과제들이 반드시 통과되어야 할 것이다.

사법부는 스스로 개혁에 나서겠다고 하면서 여전히 특권의식과 철저한 비밀주의에 젖어있으며, 문재인 정부 사법부 개혁조차도 법원 울타리 안에서 시민들의 접근을 차단한 상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그동안 과도한 성역화로 감시와 견제에서 제외되어 왔으며, 그 결과로 충격적인 사법농단을 벌이고 국민을 배신했던 사법부의 부패를 정확히 인식하여 이제라도 반부패개혁의 최우선 대상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법농단 관련 형사사건들이 시민들의 감시 하에 정당하게 종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선결적 과제일 것이다. 아울러 대법원장의 권한 분산, 법원행정처 기능 정상화, 법원 구성의 다양화 및 국민참여재판 강화 등은 제도적 개혁과제로서 더는 늦출 수 없을 만큼 시급하다.

▲ 전략설정 : 엘리트 카르텔형 부패 타파와 공직사회 기강 바로잡기

우리 사회의 가장 고질적이고 특징적인 부패유형인 행정권력(고위공직자)-경제권력(재벌과 대기업)-사법권력(법원과 검찰)으로 이어지는 엘리트 집단들의 카르텔을 끊는 것이야말로 반부패정책의 최대의 숨은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될 것이다. 또한 공직사회의 기강을 바로 새워야 한다.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하여 최근 이슈가 된 이해충돌방지의 문제도 입법적으로 완성해야 한다.

▲ 시민 참여형 반부패정책

우리는 경제적으로는 이미 선진국인 우리나라를 당당하게 선진국이라 부르지 못하는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그 원인의 중심에는 권력형 부정부패와 시민들의 참여를 배제하는 특권적 권력기관의 행태가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시민참여형 반부패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며 시대적 과제로 요청된다.

정부와 공직자만의 반부패정책이 아니라 일상에서 국민들이 권력의 부패를 감시할 수 있는 제도들, 예를 들어 공익신고자 보호, 국민소송제도, 국민감사 청구, 시민공익위원회 등 반부패 개혁과제들을 도입하거나 강화해야 한다. 국민들의 참여와 공감, 시민사회의 협력을 위해서는 공권력의 집행 과정에 대한 공개, 즉 공적 정보의 제공이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징검다리가 될 것이다. 정보공개의무의 강화는 국민들의 감시기능의 효율성을 돕고, 권력기관 간의 견제기능이 실질적으로 작동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정보의 공개가 뒷받침된 반부패개혁과제에 대한 정확하고 건강한 논의를 확산함으로써 반부패개혁을 반대하는 세력들의 허구성이 드러나도록 하여야 하여, 최종적으로 법적, 제도적 완성을 도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반부패개혁과제에 있어서도 2016년 시민의 힘으로 부정한 최고권력자를 몰아낸 촛불 정신으로 돌아가서 시민사회에 중요하고 분명한 역할을 제도적으로 부여하는 것만이 현재와 같은 국회의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다.

※ 이 글은 참여하는 좋은나라 지식협동조합의 [좋은나라 이슈페이퍼] 문재인 정부 반부패 정책 2년, 평가와 과제 내용을 발췌 요약한 것입니다.

190731_박선아_문재인 정부의 ‘성공키워드’ 반부패정책이 성공하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