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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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공영개발을 향한 건설족의 예견된 ‘대반격’


(김헌동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


 


정부가 판교신도시 개발과 관련 그간의 공급자와 투기수요자 중심의 중·대평 평형 공급 확대방안이 아닌 공영개발 공공주택 확대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자 예견됐던 건설족의 반격이 시작되고 있다. 그들의 반격 논리는 이미 각종 토론장에서 또는 그간의 각종 연구용역 결과를 통해 익히 알려져 있다.



 


주택가격이 매우 안정적이었던 시기 혹은 가격이 불안정했던 시기에도 정부와 공기업이 농민의 땅을 강제수용해 건설하는 신도시와 공공택지개발 지구는 모두 공영개발 방식으로 조성됐다.



 


70~80년대 강남권 신도시와, 강북의 상계 신시가지 그리고 목동 신시가지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최근의 서울 상암 지구 등도 주택공사와 서울시 도시개발공사에 의해 공영개발 방식으로 공급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과거 새로 조성되는 도시의 아파트 일부는 주변 아파트가격의 60% 수준으로 무주택 우선순위에 따라 분양됐다는 사실이다. 일부 내 집 구입이 어려운 계층을 위해서는 공공임대아파트를 일정기간 임대 후 분양 전환하는 방식으로 공급된 것이다. 서울시는 아직도 이같은 방식으로 아파트의 일부를 공급한다.



 


강남도 공영 개발로 출발



 


그러나 1999년 이후 이 방식은 자취를 감췄다. 국민소유의 공공택지를 감정가(시세의 반값)에 의한 추첨방식으로 건설업자에게만 독점 공급하는 방식으로 변경된 것이다.



 


헐값에 택지를 공급받은 건설업자들은 새아파트 분양가격을 주변가격 보다 평균 20% 높게 책정하여 공급 해왔다. 그 결과 건설업자는 추첨이나 수의계약으로 택지를 공급만 받으면 그 즉시 되팔아 수백억의 이익을 챙겼다. 결국 공공택지는 ‘로또택지’로 변질됐다.


 



택지전매금지 조치를 취했지만 추첨으로 땅을 공급받은 건설업자들과 대형건설업체들은 가계약과 수의계약 등을 통한 불법과 탈법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급기야 시민들은 농사짓던 땅에 지어지는 새아파트가 기존아파트가격까지 끌어 올리고 있는 신도시정책과 택지공급 방식개혁에 반기를 들고 분양원가 공개를 요구하게 된 것이다.



 


지난 99년 분양가 완전자율화 이후 수도권에서 개발된 택지를 독점 공급받은 건설업자와 공기업은 경실련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7조원 이상의 엄청난 수익을 얻었다. 또한 수도권의 아파트가격을 끌어 올려 수백조 규모의 아파트가격 거품을 발생시켰다. 이러한 폭리구조와 탈세 여부에 대한 조사가 두려웠던 공급자단체와 정부는 분양원가제도 도입을 거부하고, 원가연동제라는 과거방식을 공공택지에만 제한적으로 적용하기에 이른다.



 


경실련 아파트 값 거품빼기운동본부와 전문가들은 이미 판교가 주변 부동산 가격 폭등을 불러올 것을 예견한 바 있다. 2004년 12월과 2005년 3월 두차례에 걸쳐 판교공영개발 뒤 공공보유주택을 건설하는 선진국방식을 도입하면 어느 정도의 수익이 발생하며 어떤 효과가 있는가를 밝힌 것이다.



 


우리들의 요구를 정부가 일부 수용, 대통령이 택지와 신도시의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견해를 밝히자 지금 건설족들은 총공세를 벌이며 반격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미 많은 언론이 선진국방식에 대해 이해하고 있고 건설족에게 속아왔던 80%대의 국민들은 깨어 있는 마당에 제대로 먹혀들리 만무하다.



 


건설족들의 논리를 살펴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다. 만일 국민이 잘 사는 것을 반대하는 세력이 있다면 그들은 건설족이거나 그 일원임이 분명할 것이다. 건설족과 그들을 대변하는 언론들이 제기하는 판교 공영개발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반박해보겠다.



 


공영개발 위한 자금조달과 관리가 문제라고?



 


판교신도시의 상업·업무용지를 매각하면 7~8조원의 대금이 들어온다. 판교에 아파트 2만5000가구를 짓는 비용으로는 4조5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상업용지 매각대금으로 충당하면 된다. 자금조달에 문제가 없다는 말이다.



 


판교를 공영개발 해 공공부문이 최고급아파트(건축비 평당 400만원이면 최고급 아파트 건설이 가능하다)를 건설하는 비용은 땅값을 감안하더라도 600~650만원선이다. 주변시세의 반값도 안된다. 결국 사유화될 개발이익을 공공으로 흡수, 국민들이 큰 돈을 버는 것이다.



 


30년 전 당시 강남권 13평형 아파트 분양가가 120~150만원 수준이었다. 그것이 지금은 6억~8억 재건축 후 10~13억원이 되었다. 반대로 얘기하면 강남권의 아파트들을 공공부문이 보유하고 있었다면 지금 정부(국민)가 돈을 많이 벌었을 것이다. 그렇게 됐다면 지금 정부는 세금을 덜 걷고도 재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주택가격이 뛸 때 정부보유 주택 일부물량을 내놓으면 시장의 가격수준도 조절할 수 있다.



 


최근 강남아파트 값 폭등의 주범은 대부분 70년대 중반에 지어진 15평 이하의 재건축단지소형 아파트다. 이 아파트 중 일부는 임대아파트였지만 대부분은 정부가 민간으로 넘겼다. 이것이 우리 주택정책이 실패한 근본원인이다. 만약 공공보유주택을 선진국 수준인 20~30%만 가지고 있었더라도 지금과 같은 주택가격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필요한 상황에서 시장에 즉각 현물을 내놓아 시장을 조절할 수 있다.



 


현재의 재건축 정책은 분명한 특혜



 


현 주택정책은 공급자에게 특혜를 주는 정책이다. 정부는 계속 새아파트 공급을 늘리면서도 공급가격은 건설업자 맘대로 결정하도록 내버려두고 있다. 참여정부 집권 초인 2003년 3월, 국내 최초의 주택 소비자 보호정책으로 논의됐던 후분양제 역시 건설족 때문에 유야무야됐다.


 


2004년 2월 건교부 발표에 따르면 참여정부는 임기 중 공급되는 200만 가구의 아파트 가운데 공공분양 분 1000가구 정도만을 시범적으로 후분양하겠다고 했다. 이것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국무위원 아무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결국 소비자 보호에 관심이 없다는 이야기다.



 


13평 아파트를 재건축한다는 것을 말 그대로 이해하면 13평 짜리를 다시 짓는 것을 의미한다. 13평형을 철거하고 40평형을 다시 짓고 일부 땅을 일반분양하는 것을 재건축이라고 하지 않는 얘기다. 이것은 재건축으로 포장된 엄청난 증축이며 새로운 사업이다. 강남에서는 지금 재건축이 아니라 새로운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분명한 특혜다. 게다가 특혜로 인한 이익금에 대해 세금환수도 전혀 안되고 있다. 사업을 해서 이익이 남는 것의 최소한 30~40%는 회수를 해야 하는데, 오히려 재건축 사업조합의 탈세는 법의 사각지대 속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인간이 사는데 가장 중요한 의식주에서 의류시장, 음식시장은 이미 전 세계에 개방돼 있다. 하지만 건축물은 수입할 수는 없다. 주택시장, 건설시장만 아직 열리지 않고 있다. 특혜시장이며 폐쇄시장이다. 그리고 국가와 기업이 거래하는 것이 건설시장이다. 국토의 개발권과 사업권을 건설족들은 정치인과 주고받는다. 여기에서 부패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주택의 원자재인 택지는 국민이 주인이다. 더 이상 국민을 속여서는 안 된다. 공급확대론을 부추기면서 판교 공영개발에 딴죽을 거는 세력이 비판받을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005.06.21)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