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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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위기의 한국건설 이대로 좋은가? (3) 조달청 입찰, 계약업무 발주청으로 이관해야


<연재 순서> 
1. 건설산업발전을 가로막는 입찰제도
2.건설사업권을 민간에 이양해야 한다.
3.조달청 입찰. 계약업무 발주청으로 이관해야 한다
4. 건설 안전에 대한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
5. 잘못된 민자사업, 누가 책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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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살펴본 것처럼 조달청은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현실과 맞지 않는 표준품셈에 의한 원가계산방식을 계속 고집함으로써 국가예산의 낭비는 물론 건설비리의 단서를 제공하고 있고, 또한 시행하는 입찰제도마다 문제 투성임에도 단순히 입찰만을 대행하는 기관이다 보니 설계나 시공 등 산업정책과 연계된 근본적인 개선을 하지 못해 우리 건설의 발전을 저해하는 등 그 문제가 심각한 실정입니다.

이처럼 조달청은 그 동안 많은 문제를 개선하지 못하고 키워놓았음에도 조달사업에 관한 법률의 시행령(제19조)에 의해 국가기관과 지자체의 공사계약을 강제로 조달청으로 하여금 대행케 하는 현재의 중앙집중식 조달제도는 거의 효과는 없고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도 검토가 필요합니다.

공공공사는 일련의 과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 입찰과 계약에 관한 제도는 재경부가 관장하고, 정부공사 입찰과 계약의 집행은 조달청이 대행하며, 나머지 설계, 시공, 감독과 건설업체 관리 등 전반적인 건설산업정책의 수립은 건교부가 수행하는 등 3원 체제로 운영됨으로써 계약제도에 산업정책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경쟁력도 떨어뜨리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제 계약업무는 조달청에서 발주청으로 이관시켜야 합니다. 도로공사, 주택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정부투자기관은 직접 발주하여 원가절감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달청이 계약을 대행하는 것은 시간과 돈이 많이 들고 비효율적이며 지방분권화에도 역행합니다.


※ 조달사업에관한법률 : 조달수수료 0.1-0.4%




건교부와 지자체 등은 오랜 경험으로 자체 발주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들 발주기관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서 조달청도 한 단계 발전하고, 건설산업의 경쟁력도 제고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할 시기가 되었습니다.




   ※ – 중앙조달체계(미, 영, 캐나다, 호주, 한국 등)


   – 분산조달체계(일, 뉴질랜드, 독, 노르웨이)


중앙조달행정을 하는 나라들 중 캐나다만이 일부 시설공사계약을 중앙에서 하고 있을 뿐 다른 나라들은 공사계약은 중앙에서 하고 있지 않음.


분산조달체계는 공사의 특성에 적합한 업체선정 및 지방분권화에도 부응하는 제도


따라서, 조달청의 강제적인 공사계약대행은 폐지하고 사업집행기관이 원하는 경우에만 조달청에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함.




턴키공사는 보다 엄격하게 운영해야 한다



설계와 시공을 일괄 입찰하는 턴키공사가 과다한 설계비 부담과 심사위원에 대한 전방위적 로비, 그리고 업계의 담합 등으로 인해 일부 대형업체가 대부분을 차지함으로써 중. 대형업체들이 차라리 턴키를 폐지하라고 할 정도로 그 폐해가 심각합니다.


※ 턴키의 평가위원 : 22,000-25,000명(`02. 7)


   설계비는 1.1%가 기준원칙




이처럼 문제가 많은 턴키는 앞으로 고난도와 고기술을 요하고 공기단축이 필요한 공사로 한정해서 엄격하게 운영해야 하고 나머지는 최저가낙찰제를 확대 시행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실적공사비적산제도 도입 시 고려할 점



표준품셈의 대안으로 실적공사비 적산제를 건교부에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복잡하고 비현실적인 표준품셈에 의한 원가계산방식의 공사비 산정이 아니라 시장가격에 부합하는 적정한 공사비를 산출하기 위한 실적공사비를 기준으로 하는 적산방식의 도입은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공사는 지방에 따라 재료비나 운반비가 다르고 인건비도 다르며, 토질의 상태나 기후가 다르고 또 계절별로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단 한 건도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공사를 하나의 획일적인 기준에 억지로 끼어 맞추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표준품셈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따라서 적정한 시장가격이라 함은 발주청이 과거에 유사한 공사계약을 통해 경험으로 축적된 가격이 가장 근접한 것이며, 이러한 가격에 대해서 공인 적산사 또는 일정한 자격증을 가진 공신력 있는 사람이 인정하는 가격과 일반에서 검증된 가격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이것은 실적공사비제도가 가장 발달한 영국의 사례에서도 확인이 가능한 것입니다. 따라서 정부가 획일적인 기준을 강요하는 것은 이 제도의 취지와 근본적으로 맞지 않는 것이며 정부는 단지 제도를 만들어 길만 터주고 발주자 자율과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되도록 하면 되는 것입니다.

현재 국가계약법 시행령에는 실적공사비의 도입이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재경부 회계예규 (원가계산에 의한 예정가격 작성준칙)에는 실적공사비에 대한 근거를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도입이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우선 재경부의 회계예규를 변경해야 하며, 그 다음에는 각 발주청이 자기책임 하에 선택적으로 실적공사비를 적용해도 감사원의 감사지적사항에 저촉되지 않도록 하는 것과 같은 제반 여건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이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봅니다.


<글 : 김헌동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