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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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위기의 한국건설 이대로 좋은가? (1) 건설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입찰제도


사이버 경실련에서는 지난 “위기의 한국건설 이대로 좋은가” 내부워크샵에서 발표되었던 김헌동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장의 발제문을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연재 순서> 
1. 건설산업발전을 가로막는 입찰제도
2.건설사업권을 민간에 이양해야 한다.
3.조달청 입찰. 계약업무 발주청으로 이관해야 한다
4. 건설 안전에 대한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
5. 잘못된 민자사업, 누가 책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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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은 국가의 기간산업입니다. 우리 선배 건설인 들은 197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고도 성장시대에 숨은 일꾼으로 국가에 기여를 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떻습니까? 부실과 부패로 건설인 들은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이공계 위기론과 후배 건설인 들의 취업난은 심각한 위기상황입니다.


그리고 정부의 건설정책을 총리실 또는 청와대에서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부처간에 손발이 안 맞으면 맞도록 조정하고 또 국회가 잘못되거나 오락가락하면 누군가 전문가들이 나서서 직언을 해서라도 이 나라가 바로 가도록 우리 건설전문가들이 사명을 다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최저가낙찰제, 적격심사제, 턴키제도 등 아무리 좋은 제도를 도입해도 결과는 덤핑입찰, 복권 당첨제, 대형업체의 로비 등으로 전락하여 우리 건설수준을 오히려 후퇴시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말은 한 두 가지 제도의 개선만으로는 도저히 고칠 수 없는 뿌리깊은 고질병이 우리 건설에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본인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987년 독립기념관 화재사건 이후 팔당대교붕괴, 행주대교붕괴, 구포열차사고, 대구지하철가스폭발, 성수대교붕괴, 삼풍백화점붕괴, 씨랜드화재, 인천호프집화재, 아현동가스폭발사고와 최근의 대구지하철 전동차화재사건 등 사회적 충격이 컸던 건설사건에 대한 처방이 단순하게 현장의 건설인을 규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책임과 권한을 움켜쥔 자(건설업주, 공무원, 정치인 등)들이 건설현장에 너무 커다란 영향을 주는 현 제도와 정책의 대대적인 수술이 없이는 한국의 건설은 위기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건설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서고 국가가 부강해진다는 저의 주장에 대해 동의하십니까?


동의하신다면 이제부터라도 백년대계의 차원에서 건설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범정부적인 기획단의 설립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여러분의 견해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1. 건설산업발전을 가로막는 입찰제도


정부에서 30년 이상 입찰제도를 다루어 온 관료들은 입찰제도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현행 입찰제도의 종류와 문제점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하겠습니다.


※ 적격심사제     : 적격심사의 변별력 부족으로 운찰제로 전락
   최저가낙찰제   : 덤핑입찰로 부실시공 우려
   턴키. 대안제도  : 대형업체의 극심한 로비와 담합


현행의 계약제도는 모두 문제 덩어리기에 재경부가 지금 개선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나친 덤핑입찰을 막기 위해 터무니없는 저가 투찰은 막도록 최저가낙찰제를 일부 보완해야 한다는 취지에 대해서는 일부 공감합니다. 그러나, 지난 `62년 최저가낙찰제의 최초 시행이후 지금까지 무려 11번이나 제도를 바꾸어 왔으며, 또 다시 2년만에 이 제도를 바꾸겠다고 하는데 문제는 도대체 “계약제도를 변경하려는 정부의 원칙과 기준은 무엇인가?”  입니다.


제가 알아본 바로는 건설경기가 좋을 때는 건설업체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최저가낙찰제를 잠깐 시행하다가, 석유파동과 같은 사유로 건설경기가 침체되면 최소 80% 이상의 낙찰률을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입찰제도를 보완했다가 상부에서 문제제기를 하면 최저가를 하는 시늉만 했습니다.


한편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업체들이 최저가낙찰제의 무한가격경쟁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이들 중소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최저가낙찰제를 제한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하면서 또 다시 제도를 보완하는 등 그 동안 우리의 입찰제도는 원칙도 없이 상황에 따라서 악순환 해왔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실은 그 동안 정부가 공공공사를 발주할 때, 시장원리에 따라서 경쟁력 있는 건설업체를 선정하였다기보다는 경기 부양의 한 수단으로 이를 활용하면서 건설업체에 재정을 집중 지원하기 위해 일정한 낙착률을 보장해 주었고 그 과정에서 공정성시비를 불식시키기 위해 크고 작 은 모든 건설업체에게 정부공사의 물량을 고르게 배분해주는 방향으로 입찰제도를 변경 운영해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정부의 정책이 우리 건설업체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결국 공멸 시키는 길이며, 오늘 건설업계가 처한 현실이 웅변으로 이를 증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반도체와 자동차, 선박은 물론이고 중소기업까지 모든 산업이 세계시장에 진출하여 싸우면서 가격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데, 유독 건설만은 로비와 운찰제에 의한 국내수주에만 혈안이며 국제수준에는 갈수록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입찰제도와 건설업면허제가 등록제로 전환된 `99년도 이전에는 1만개수준이던 업체수가 현재는 5만개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하는데 이것이 운이 좋으면 낙찰되는 제도를 운영하다보니 회사가 많아야 공사수주의 확률도 높다고 해서 양산된 페이퍼캄퍼니, 폰캄퍼니 때문이 아닌가요?
 
이 모든 것이 잘못된 정부의 정책과 제도 때문에 초래된 결과입니다.


이제 정부는 제도와 정책이나 제대로 만들어 유지관리나 똑바로 하고 건설사업에 직접적 관여를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 이유로는 그 동안 건설 공무원들이 너무도 부패하여 민간 감리제도를 운영했지만 그들은 감리원의 뒤쪽에서 아직도 권한을 행사하며 건설업체에게 각종압력을 행사하면서 부정과 부패를 저지르거나 각종이권에 개입하여 뇌물을 상납 받는 등 거의 매일같이 부패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보아도 이제 더 이상 그들을 건설사업 현장에 타나지 못하게 하거나 사업에 직. 간접으로 관여를 하지 못하도록 해야합니다.


공무원은 공정한 게임의 룰을 만들고 이를 관리하며 각종 건설기준을 만들어 보급하거나 배포하는 역할만을 해야합니다. 


정부공사의 입찰제도는 자유경쟁체제로 가야합니다.


더 이상 업계의 공정성시비에 발목이 잡혀 형평적인 배분에 급급함으로써 우리 건설을 3류, 4류로 전락시켜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장 최저가낙찰제를 확대 시행해야 합니다.
최저가낙찰 가격은 바로 시장가격인 것입니다. 금년 내에 500억 이상의 공사까지 확대하고 내년부터는 100억 이상까지 확대 실시해야 합니다.


정부의 방침대로 저가심의제를 정착시킨 뒤에 단계적으로 최저가낙찰제를 시행한다면 그 때가 언제가 될지 알 수가 없습니다.


PQ심사를 보다 강화하고, 이행보증제도를 보다 강화 및 확대하고, 심각한 덤핑입찰 때만 제한적으로 투명한 덤핑심사를 하거나 민간 보증기관이 스스로 가격검토를 하도록 해야하며 낙찰 후 감시와 감독, 감리를 철저히 하면서 결국은 모든 정부공사를 최저가낙찰제로 가야 합니다.


(2003.06.15) 김헌동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