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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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김철환의 자가치료 : 자주 병원 찾는 당신, 과잉진료 아닌가요?
2002.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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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환(인제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자가 치료란?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가족이 아프면 우선 가족 중에 경험이 많은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1차로 판단하여 필요한 처방을 하고, 그래도 낫지 않으면 평소 가족들이 다니는 단골의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가족 중에 누가 아플 때 무조건 병원에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가족 중에 경험 있는 사람이 판단하여 1차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 이것이 바로 자가 치료(self-care)입니다.

 


 자가 치료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수많은 건강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오래된 치료법이며 지금도 가장 많이 이용될 뿐만 아니라 가장 인간적이고, 가장 비용효과적인 치료방법이지요. 하지만 가족이 핵가족화 되면서 어르신들이 직접 자가 치료하는 것을 옆에서 보고 배울 기회가 적어지고 있고, 젊은 엄마들은 건강 문제가 생길 때 의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갈수록 자가 치료방법을 잘 모르는 젊은 세대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감기에 걸리면 보통 2~3일은 가정에 준비한 상비약 중에서 해열진통제, 항히스타민제, 기침약 등을 복용하면서 스스로 치료하면 대부분의 감기 문제는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의약분업 후에 더 두드러진 현상입니다만 감기에 걸리면 바로 의원을 찾고, 더구나 매일 의원을 방문하면서 주사도 맞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이것은 꼭 의사를 만나지 않아도 되는 문제를 갖고 의사를 만나고, 너무 자주 의사를 방문하고, 너무 많은 약과 주사를 받는 의료의 과잉 이용과 과잉 진료입니다.

 

스스로 치료할 것인지, 전문가를 찾아야 하는지의 판단을 먼저..

 건강 문제가 생기면 상식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상식적인 접근이란 스스로 치료할 수 있는 능력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을 때는 의학을 제대로 배웠고 평소 나 자신과 가족을 잘 아는 주치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입니다. 어떤 건강문제가 있을 때 전문가를 찾아야함에도 이를 무시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무조건 병원을 찾아가는 것도 문제가 됩니다.

 

자신의 건강문제를 무조건 의료인들에게만 맡기다보면 의료비용이 커질 뿐만 아니라, 때로 그 증상을 과대 포장하고 억지 해석하여 과잉 진료하는 의료인을 만나게 되고, 의원성 질환(iatrogenic disease:병원에서 만든 질병)에도 걸릴 수 있기 때문이지요. 전문가를 찾아야하는 경우와 스스로 해결할 수 경우를 잘 구별하는 것이 때로는 어려울 때가 있지만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하는 중심에 선다는 의식과 태도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를 도와줄 수 있는 의사야말로 진정한 주치의일 것입니다.

 

판단을 위한 의료정보가 부족하다

 의료소비자의 자가 치료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학교교육과 사회교육이 중요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부분은 아직 우리나라 수준이 낮습니다. 요즈음 인터넷을 통한 의료정보가 유용하지만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 중에는 건강에 해로운 정보가 섞여 있으므로 이를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의료소비자단체가 많이 결성되고 또 활발한 활동을 해서 의료정보의 질을 평가해서 좋은 의료정보를 제공하고 의료소비자들이 언제든지 상담할 수 있는 곳이 많이 생겨야하겠지요?

 

 저는 앞으로 제게 허락하는 동안에 이 지면을 이용해서 자가치료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스스로 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흔한 건강 문제에 대한 상식적인 치료법과 건강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부족하나마 이런 기회를 통해 여러분의 건강문제는 여러분 자신과 가족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