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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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당신도 감시 대상

 당신도 감시 대상
누가 우리의 기본권을 침해하는가?
– CCTV는 범죄예방이 아닌 범인 검거용, 범죄 예방에 더 소홀할 수도



<대한변협 법제이사 김갑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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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주차장, 백화점과 은행, 스포츠 센터․목욕탕․호텔사우나 등의 탈의실 등에 기업이나 개인이 도난방지를 이유로 CCTV가 설치되어 프라이버시권이 침해되고 있는 것이 큰 문제 인 터에 강남경찰서와 강남구가 범죄예방을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논현동 일대에 5대를 설치해 운용 중인 방범용 CCTV를 올해 연말까지 다른 지역으로 대폭 확대해 267대를 더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인권침해문제가 제기된 후 90여대를 줄였다고 한다. 이제 사람이 해오던 범죄단속활동을 상당부분 기계가 맡게 되는 셈이다. 여기서 문제는 첨단장비에 의해 거리를 걷는 사람들이 무차별적으로 촬영되어 감시에 놓이고 초상권이 침해된다는데 있다. 또 그 촬영된 정보가 범죄단속목적 이외에 사용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아닌 차량의 경우에 도로에서 주행하는 모든 차량을 촬영하는 것도 그 차량을 탑승하고 있는 개인의 기본권에 관련이 있다.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차량만을 촬영하는 제한된 방식이 아니라면 개인의 활동에 대한 감시를 하는 것이 된다. 인사동길과 같이 주․정차위반단속을 목적으로 CCTV를 설치하여 위반차량에 한정하여 촬영하는 경우에도 그 차량뿐만 아니라 길가는 사람들마저 촬영하게 되면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 된다.




사람은 공공장소에서 외모를 드러내고 활동을 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운명이다. 그렇다고 하여 공공장소에서 외적인 모든 초상권 등이 포기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그 누구로부터도 이유없이 감시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고, 기본권을 보호 받을 권리가 있다. 첨단장비를 사용하여 대화내용을 도청하는 것이 금지되는 것처럼 공공의 장소라 하더라도 프라이버시권은 보호되어야 한다.




또한 인간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신체의 자유는 기본권의 핵심에 속하는 권리이다. 거리 곳곳에 CCTV가 설치되어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를 감시하고 있다면 사람에 따라서는 꺼리게 되어 자유로운 이동이나 활동의 자유가 제한될 것이다.




나아가 범죄예방을 목적으로 거리를 오가는 모든 사람들을 촬영하는 것은 초상권을 침해하는 것을 넘어서 그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여기고 통제와 감시의 객체로 전락시키는 것이어서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것이다.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CCTV설치가 범죄예방이나 정당한 목적을 위해서라면 허용될 것인가. 이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시키킬 수 있는가 하는 원론적인 물음에 귀착한다. 개인이 공공장소에 나왔다 하더라도 당사자의 동의없이 사진이나 비디오 촬영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또한 범죄예방이라는 목적으로 국민의 행동을 감시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행동을 제약할 수는 없는 일이다. 범죄로부터의 주민의 안전 보호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방법에 의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거리에 첨단CCTV를 설치하고 24시간 거리를 왕래하는 사람들을 촬영하는 행위가 금지되는 것은 당연하다. 범죄예방이라는 이유로 이것이 허용되면 강남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이유로 전국이 CCTV 감시체제에 놓이는 것을 막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강남구 주민들의 대부분이 CCTV설치를 동의하고 있다거나 범죄예방이라는 공익이 프라이버시권 등 침해되는 인권에 비하여 더욱 중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CCTV가 설치된 구역의 주민들은 보호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감시의 대상이 된다. 안전을 위해 자신뿐만 아니라 다수가 감시받는 것을 허용하는 사회는 문제가 있다. 그곳 주민들이 동의를 하였다 하더라도 그 곳을 지나는 사람들의 인권은 그 지역주민이 좌우할 사항이 아니며, 범죄예방이라는 공익목적이라 하더라도 CCTV이외의 방법으로는 달성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어야 하고, 이 경우에도 법원의 허가를 받는 등 적법절차에 의해야 하는 것이 정상적인 사회이다.




런던의 경우에 CCTV를 설치하여 범죄발생이 감소하였다는 예를 들기에 앞서 범죄가 더욱 심각했던 뉴욕의 경우에 CCTV를 설치하지 않고도 줄리아니 전 시장의 범죄와의 전쟁 이후 범죄가 40%가량 줄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CCTV를 설치하는 것이 범죄예방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은 안이한 행정편의적인 발상에 불과한 것이다. 범죄예방의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범죄가 다른 지역으로 전이되어 발생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도 없다. 감시장비를 피해서 거리가 아닌 가정에 침입하는 범죄 등 더욱 지능적인 범죄가 저질러질 수도 있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치안을 강화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한 방법일 것이다.




따라서 범죄예방을 위해서는 파출소에 앉아 모니터를 감시하여야 하는 경찰력을 현장순찰에 내보내는 것이 낫다. CCTV보다는 경찰인력을 증원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방법이라는 것을 인식하여야 한다. 모니터만 지켜보다가 범죄가 발생한 후에 현장에 나간다는 것은 현장에서 막는 것에 미치지 못할 것임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국민의 안전과 범죄예방을 위해서 근본적인 방법을 강구해야만 한다.   (2003.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