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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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이야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을까
2005.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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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직접 가는 사람보다 인터넷 뱅킹하는 사람들이 더 많고, 백화점 가는 사람들보다 온라인 쇼핑을 애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요즘, 얼마 전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가 3천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수치로 보면 대부분의 국민들이 인터넷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인터넷을 통해 안 되는 일은 거의 없어 보인다. 아니 인터넷 없이는 하루라도 못살 것 같아 보인다.


실제 경실련 사무실에서 잠깐이라도 인터넷이 되지 않을 때면 여기저기서 아우성이 터진다. 업무의 대부분이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나오는 자료를 인터넷을 통해 다운받고, 관련 뉴스를 검색하고,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내고 있으니 그럴 법도 하다.


인터넷 없이 살수 없다는 요즘, 시민단체들에서도 ‘시민운동이 인터넷을 통해 어떻게 시민들에게 접근할 것인가‘ 이른바 사이버 운동의 영역이 큰 고민 중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경실련도 이같은 고민에서 출발해 지난해 홈페이지 운영을 총괄하고 전담하는 커뮤니케이션팀을 만들었다. 한사람이 홀로 홈페이지 관리만을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현재 6명의 인원이 커뮤니케이션팀에 참여하고 있다. 핵심부서라 할 수 있는 정책실이나 시민감시국에 버금가는 규모이니 홈페이지나 사이버 운동이 경실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커졌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으리라.


일반적으로 ‘경실련 홈페이지’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어렵다”, “딱딱하다” 등의 말들이 제일 먼저 나온다. 네티즌들의 이런 평가를 하는 것은 아마도 경실련 운동 방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보인다. 시민들의 생활에 밀착된 운동 방식이라기 보다는 국회나 정부를 감시하고 정책 대안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라 경실련에서 발표하는 성명이나 보도자료들이 일반 시민들이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년 전, 경실련 홈페이지는 과감(?)히 개편됐었다. 그 당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회원 참여 공간의 대폭 확대’.


딱딱한 보도자료 중심에서 벗어나 그동안 소홀히 해온 경실련 회원들의 참여 공간을 만들면 보다 홈페이지가 부드러워지지 않을까 하는 판단에서였다. 회원들에게 멤버쉽을 부여하고 회원들만의 다양한 글쓰기를 통해 서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면 경실련 홈페이지의 참여도가 높아질 수 있을 거라 기대했던 것이다. ‘회원포토’나 ‘회원 상담’, ‘당근과 채찍’ 등이 바로 그런 기대에서 출발해 탄생된 메뉴들이었다.


초창기 회원들의 글쓰기를 유도하기 위해 나름의 파격적(?)인 이벤트도 펼쳤지만 1년이 지난 지금 그 결과는 참패로 끝이 났다. 회원들의 참여가 너무도 저조해 한달에 한번 글이 올라오기도 어려웠던 것.


이같은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자면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겠지만 홈페이지에 꾸준히 참여할 수 무언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것, 경실련에서만 가능한 그 무언가를 만들지 못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싶다.


이미 일반 시민들은 1인 미디어라고 불리우는 블로그나 미니홈피 등 자신만의 글쓰기, 사진 올리기에 열광하고, 여타의 포털 사이트나 인터넷 뉴스 사이트에서 열띤 토론을 하고 있는데도 우리는 경실련만의 특성도 없는,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는 그냥 그런 게시판들을 만들어놓고 시민들이 참여하기만을 목 빼고 기다렸으니 어찌 보면 실패한 것도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커뮤니케이션팀에서는 요즘 또다시 홈페이지 개편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지난해 실패 경험에도 불구하고 올해에도 “시민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는 보다 다양하고 흥미로운 사이트를 만들 것인가” 아니면 “경실련 운동을 충실히 홍보하는 사이트를 만들 것인가”를 놓고 여전히 우리팀은 저울질 중이다. 아무래도 이번 개편에서는 후자 쪽에 무게 중심을 두게 될 것으로 보인다. 참여 공간만 만들어놓는다고 해서 불(?)같은 참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바로 지난해의 경험을 통해 배웠으니 말이다.


경실련 운동을 충실히 홍보하면서도 시민들이 읽을 때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기로 홈페이지 개편이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마냥 어렵게만 느껴지는 경실련의 운동을 다양한 방식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일이라는 판단에서이다.


그래도 여전히 시민참여라는 부분에 미련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먹을 것도 없는데 일단 놀러 오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밥상부터 잘 차려놓는 게 우선일 듯 싶다.


경실련 운동 홍보와 시민참여, 이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 없다면 잡을 수 있는 토끼부터 먼저 잡고 보는 게 현명한 일이다. 그러면 또 다른 토끼를 잡을 힘과 기술이 생기리라 믿는다. (2004년 10월21일)


김미영 (커뮤니케이션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