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실련이야기/경실련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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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실련이야기/경실련이야기] 올해의 작은 실천, 일회용품 사용 금지!
2006.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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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누구나 한번 쯤 세워보는 것이 있죠? 한 해의 계획이나 목표.


일 년이란 인생의 한 단위를 좀 더 의미있고 알차게 살 수 있는 한 해의 비전을 세우는 것이 바로 한 해의 목표나 계획이 아닐까 합니다.

제 올해 목표는 생각하고 있는 일을 “실천”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머릿속의 잡다한 여러 가지 생각 중에 제 올해 목표를 실행할 수 있을 만큼 만만하고 얕잡아 보인 것이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것과 사무실에서도 음식물을 분리해서 배출하는 것이더군요. 그래서 올해의 제 목표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바꾸었습니다.

일회용품을 쓰지 말자! 음식물은 분리해서 배출하자!

우선 “사무실에서 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를 한다고?” 라고 의아해 하시는 분들이 계실까 해서 잠시 설명을 드리면, 다른 시민단체들도 그렇지만 경실련은 교수 및 전문가 분들이 정책위원이나 상집위원 또는 중앙위원으로 경실련활동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본업으로도 많이 바쁘신 분들이기에 식사를 하며 회의를 하는 것이 정례화 되어 있지요.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대부분 도시락을 주문해서 식사를 하게 되는데 이 후에 발생하는 잔반과 일회용품들이 늘 처치곤란입니다. 잔반과 일회용품은 분리해서 배출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고백하건데 시민운동가라고 해서 늘 모든 일을 正式으로 처리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더 중요해 보이는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기에 이 사소한 분리배출은 늘 대충대충 처리하여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와 흡사한 문제가 일회용 컵입니다. 개인용 컵이 없는 것은 아니나 닦기 귀찮기에 책상위에 먼지가 뽀얗게 앉아 있는 컵을 뒤로하고 늘 편한 일회용 컵을 써 왔지요. 회의 시에도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였습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달라져야겠다고 목표를 세웠으니 ‘실천’을 해야겠지요!

그러나 그렇게 우습게 보였던 일들이 그리 쉬운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아니 무척 어려웠습니다. 우선 제 스스로가 일회용 컵을 멀리하는 데만도 며칠이 걸렸고, 이후 일회용 컵을 없애면서 부서원들에게서 반강제적(?)으로 일회용 컵과 떼어놓는 것도 미안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동료들은 자발적으로 함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반항(?)을 하는 분도 계십니다. 하지만 하루 종이컵 사용을 한 개로만 제한하고 계시기에 나름대로의 큰 발전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이제 회의에서도 그 “실천”을 해야 하겠지요? 처음엔 어찌해야 할지 막막하더군요.
우선 음식물 분리배출부터 시작해 보았습니다. 음식물 분리배출을 어찌해야 하는지 청소해주시는 분께 여쭈어보고, 회의준비를 하며 별도의 음식물 쓰레기통을 급조하여 비닐로 씌운 뒤 회의실 뒤편에 놔두었습니다.

물론 식사를 하신 분들에게 부탁 말씀드리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경실련은 재활용품뿐만 아니라 음식물도 분리배출하려고 합니다. 다 드신 음식은 이곳에 버리시고, 용기는 저곳에 놓아주십시오.”

그러나 회의가 진행되면서 늦게 도착하여 음식을 드신 분들은 분리배출에 대해 알지 못하여 이전처럼 음식과 쓰레기가 뒤엉킨 상태로 배출을 하셨더군요. 음식물 쓰레기를 뒤져 비닐봉지나 잔반이 들어 있는 알루미늄호일 등을 젓가락을 이용해서 일일이 분리했습니다. 힘들진 않았지만 아줌마인 저역시도 어렵더군요.(건호 간사님, 고마웠습니다.)

이제 음식물 분리는 시작했고, 그 다음이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선 사무국에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컵을 모은다는 공지를 하고 여러분께서 성심성의껏 가져다주신 컵을 모았습니다. 바로 어제 그 컵을 이용해서 처음으로 상집회의를 치렀습니다.(Special thanks to 유인애 선생님, 김태현 국장님 그리고 한상희 팀장님)




30여개의 컵을 씻어 준비하고 다시 깨끗하게 씻어 놓는 작업과 이것을 들고 이동하는 것이 그리 수월한 것은 아니었지만, 준하간사와 라미간사가 선뜻 함께 하고 있어 힘들지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아직은 과도기라는 변명으로 가끔의 일회용품 사용과 쓰레기 몽땅 배출에 대해 스스로를 안심시키고 있긴 하지만, 이 과도기라는 단계에 멈추어 버리게 되면 어쩌나하는 걱정도 하곤 합니다.

가치관이나 신념을 가지거나 이를 말로 하는 것은 그것을 실천하는 일에 비하면 너무나도 쉬운 일입니다. 아주 우습게 보였던 종이컵 사용과 음식물 분리배출도 이렇게 쉽지 않은 것을 보면 말이죠. 하물며 어거지로 내 것을 만들려 하지 않고, 가진 것을 나누며 약자를 우선시 하는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든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이겠습니까?

실천은 인식의 원천인 동시에 진리성의 규준이라고 한 어느 분의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실천이 없는 思考나 言事는 공허할 뿐입니다.

일회용품 쓰지 않는 것과 음식물 분리배출.
힘든 일은 아니지만 귀찮음을 극복해야 하는 克己의 지극히(?) 어려운 이 일을, 앞으로도 계속 실천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동료들의 도움과 채찍을 기대해 봅니다.


사무처 임지순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