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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 [논평] OECD 디지털세 (일명 “구글세”) 도입(안)에 대한 입장

 
 

정부는, OECD 디지털세 과세대상에서 “제조업” 반드시 삭제하여 세수 침탈을 막고 국익 보호에 나서라!

 

지난 10월 30일 기획재정부는 「OECD 디지털세(일명 “구글세”)논의동향」을 발표했다. OECD에 따르면, 디지털세의 과세범위에 글로벌 IT산업뿐만 아니라 “제조업”까지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휴대폰, 가전 등등 국내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비재 제조기업 일반을 타깃으로 하는 디지털 경제 과세방침을 예고하고 있어 국제사회에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지난 2012년부터 구글 등 다국적 IT기업들의 공격적인 조세회피 문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OECD/G20의 합의에 따라 2020년까지 디제털세를 신설하기로 약속했다. 각국의 디지털 경제와 무역이 하나의 글로벌 시장으로 통합되는 가운데, 다국적 IT기업들에 의한 조세회피 규모는 연간 1,000억~2,400억 달러(2014년 기준, 전세계 법인 세수의 4~10%)의 법인세 손실로 이어지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다국적 IT기업들의 조세회피를 방지하겠다”는 국제사회의 원초적 합의와 달리, 난데없이 소비재 전반으로 확대시켜 제조업 일반을 디지털세의 과세대상으로 삼으려는 것은 국제 조세체계와 무역체계 전반을 뒤엎는 전횡이다. 이에 경실련은 OECD 디지털세의 과세대상에서 “제조업”을 삭제할 것을 촉구하며 우리정부가 OECD/G20 등 국제사회에 적극적인 수정의견을 제시할 것을 당부한다.

 

첫째, 디지털세의 과세대상에서 “제조업”은 반드시 삭제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디지털세의 과세대상은 무형자산을 주력으로 하는 다국적 IT기업들에게만 한정되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의 디지털 경제 과세 논의의 핵심은, 시장소재지에 고정사업장이나 물리적 실재가 없더라도 다국적 IT기업들의 클라우드나 가상 플랫폼을 매개로 자유자재로 국경을 넘나들며 소비·판매·거래되고 있는 각종 데이터, 정보, 서비스 등 무형자산을 통해 조세피난처에 이전된 법인의 소득에 대해서도 국제조세체계의 형평성에 상응하도록 적정 세금이 부과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무형자산을 주력으로 하는 IT산업과 달리, 물리적 실체가 존재하는 유형자산을 주력으로 하는 소비재 제조업의 경우 현지공장에서 생산된 제품들의 소비판매에 따라 발생된 해외법인의 영업이익에 대해서는 실질과세의 원칙에 따라 현지 세법과 국제조세체계와의 형평성에 걸맞게 적정 세금이 대다수 부과되고 있기 때문에 세원잠식이 문제될 이유가 없다. 또한 현지공장에서 생산된 제품들의 국제거래에 따라 발생된 해외법인의 이전소득에 대해서도 현지 관세법과 국제통상체계와의 형평성에 걸맞게 적정 관세가 대다수 부과되고 있기 때문에 이 또한 문제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국적 IT기업들의 무형자산과 독과점으로부터 발생되는 조세회피’와 ‘글로벌 제조업의 가치사슬체계, 즉 분업·생산·분배 구조에 따라 이전되는 소득’을 동등한 것으로 간주하여 디지털세의 과세대상으로 삼는 것은 이중과세와 보복관세의 논란을 부추길 우려가 크다. 따라서 디지털세의 과세대상을 “제조업”으로 확대하려는 OECD의 방침은 명분 없다.

 

둘째, 디지털세의 산정방식과 초과이익 배분과 관련하여 연결재무제표의 투명성, 이익배분의 공정성, 세수확보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이 반드시 제시되어야 한다.

 

*출처: 기획재정부

 

OECD에 따르면, 시장소재지에 다국적 기업들이 고정사업장을 두고 있는 경우 글로벌 총매출을 기준으로 통상이익과 초과이익으로 구분하여, 합의된 통상이윤율에 따라 결정된 나머지 초과이익분의 일부분에 대해서만 시장소재지국들 간의 합의된 배분율에 따라 과세권을 배분하고 있다.

 

*출처: 기획재정부

 

또한, 원거리 시장소재지에 고정사업장을 두고 있지 않는 경우라도 다국적 기업들의 디지털 상호작용을 통해 경제력 집중이 야기되면 과세 연계점(Nexus)의 필요성에 따라 새로운 과세관할권을 부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다국적 IT기업들의 독과점으로 인해 피해를 겪고 있는 국가들이 외국계기업으로부터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출처: 기획재정부

 

이와 더불어, 국제사회의 합의에 따라 “OECD 평균 법인세율” 수준으로 글로벌 최저한세가 도입된다면, 조세피난처에 군림하고 있는 다국적 IT기업들로부터 일정 세수를 확보함으로써 조세회피나 이중비과세를 막는 효과를 어느 정도 기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다국적 기업들의 연결재무정보가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총매출, 통상이익 및 초과이익을 구분하여 과세하는 데에 실효성의 의문이 있다. 구글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연결재무제표를 통해 글로벌 초과이익이 그렇게 손쉽게 판별될 것 같았으면 애당초 다국적 기업들의 조세회피 문제에 대해 이처럼 고민할 일도 없었다. 향후 연결재무제표의 활용에 있어서 투명성을 높이지 못한다면, 이같은 산정방식을 통해 세수를 확보하는 데에 여전히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특히, IT산업의 경우 무형자산의 효율성으로 인해 다른 산업들에 비해 매출대비 통상 영업이익률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유형자산을 매개로 한 소비재 제조업과의 형평성을 감안하여 글로벌 초과이익을 산정하는 데에도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IT산업에 절대우의를 갖는 미국에게 유리한 통상이윤율 및 최저한세율이 요구될 것이 뻔한 반면, 자동차나 가전 등 소비재 제조업에 비교열위를 갖는 미국에게 유리한 고정이익률에 따른 기본보상이 요구될 것이므로, 이같은 글로벌 초과이익 산정방식을 통해 국제적 합의의 진정성 찾기도 어려울 뿐더러 공정한 배분이나 적정 세수를 담보하기 어렵다. 따라서 국제사회의 합의되지 않은 몫을 요구하는 OECD의 방침은 어불성설이다.

 

셋째, 국제조세를 담당하는 정부 조직의 정비와 전문 인력 등을 확보하여 외국으로부터의 세수침탈에 대비할 수 있도록 각성해야 한다. 국제사회의 무역·투자 경쟁은 이제 각국의 세금전쟁으로 왜곡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는 OECD 디지털세와 같이 새로운 국제경제질서를 핑계로 자국의 부족한 세수를 채우기 위해 이미 국제조세 경쟁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올해 3월에 있었던 OECD 디지털 경제 과세방안에 대한 전문가 의견 수렴 당시, 전세계 212개 기관들 중 우리나라 전문가는 단 한명도 없었다. 기획재정부의 때늦은 안일한 대응에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OECD 디지털세의 과세방침에 대해 전문가들의 공개의견(10월 9일부터 11월 12일까지)을 구하는 상황 속에서, 이제는 우리 기업들과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 다음달 11월 및 그 다음달 12월에 예정된 OECD 디지털세 최종 공청회에서 잘못된 정세를 바로잡지 못한다면, 정부의 무능을 개탄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디지털세의 목적과 국익의 관점에서, 우리정부는 이번 OECD 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제기함으로써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수정토록 국제사회에 촉구해야 한다. 즉, 우리정부는 OECD에 디지털세의 대상업종에서 적어도 “제조업”을 제외시키는 입장을 반드시 제출하고, 이같은 OECD의 오판에 대해 G20 등 BEPS이행체계에 참여하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국제 조세체계와 무역체계와의 충돌 가능성과 그 위험을 알려서 수정토록 설득시켜야 한다. 특히, 소규모 개방경제를 갖는 우리나라와 같이 소비재 제조업이나 반도체 등 ICT 혁신 제조업에 투자․주력하려는 나라들과 함께 전략적으로 연계할 필요가 있다. 전세계 반도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공격의 대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디지털세의 합의되지 않은 통상이윤율, 최저한세율, 고정이익률에 대해서도 우리나라가 확보할 수 있는 세수의 규모와 그 효과, 그리고 국내외 산업경제의 영향 등에 대해서도 우리기업과 시민들에게 충분히 알려서 양해를 구하고 국익에 따라 이행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세금전쟁에 대비태세를 갖춰야할 것이다.

 

2019년 11월 6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1106_논평_OECD_디지털세 도입안에 대한 경실련 입장

문의: 경제팀 02-3673-2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