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실련이야기/경실련이야기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구)경실련이야기/경실련이야기] 10.26이 기대되는 이유
2011.10.20
6,847





10.26이 기대되는 이유

경제정책팀

이기웅 경제정책팀 간사

이번 10/26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는 과거 재보궐선거와는 판이하게 다른 양상을 띄고 있다. 여당과 제1야당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대결로 계속되어온 서울시장 선거는 이제 새로운 정치 변혁의 시대적 흐름에 따라 그 틀(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 보수와 진보라는 정치와 선거의 이분법적 담론 대결이 물론 아직까지도 남아 색깔론 등을 야기하기도 하지만, 과거에 비해서 진일보한 시대의 변화를 느낄 정도로 그 영향력은 축소되고 있다. 오히려 기존 정당 정치에 대한 불만과 피로가 쌓여, 기득권 정치인과 비기득권층인 시민층 간의 계층 대결 구도로 진입해 간다는 측면에서 이번 재보궐선거의 의미를 찾아야 할 것이다.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은 ‘그 놈이 그놈이다’라는 뿌리깊은 서민들의 한숨에서 출발한다. 최근 특임장관실의 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중 약 9명이 정치와 정치인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러한 불신은 여당과 야당을 가리지 않는다. 저축은행 사태나 FTA나 최근까지 벌어진 많은 현안 논란에 대한 현재 한나라당이나 이전 민주당(혹은 열린우리당)의 과오는 모두 오십보백보 수준이다. 각종 인사청문회를 보아도 그러하다. 그러나 역시 최근의 가장 큰 정치불신 원인은 바로 이명박 대통령일 것이다. 나꼼수다가 최근 인기몰이에 나선 것은 물론, 김어준이나 정봉주의 입담이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이명박 대통령의 각종 의혹과 비리에 대해 직설적 어법을 사용해 비판하고 욕하면서 일반 시민들의 욕구 해소를 대리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이건 장관이건 대통령이건 어느 정치인 하나, 상식적인 도덕 수준에 부합하는 인물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오늘날 정치에 대한 불신이 가속화된 가장 큰 이유인 것이다.
이러한 때에 혜성같이 등장한 안철수의 가치는 그 어느 때보다 시민들의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 특히 시장 후보로 언급되고 여론조사에서 50%를 넘으며 1위를 달리다가, 지지율이 5%밖에 안되는 박원순 후보에 공개적으로 야권후보 자리를 양보하는 등 현실정치에서 보기 힘든 드라마같은 장면을 연출하며 시민들의 상식과 기대에 부응하는 행동을 몸소 보여줬다. 이 같은 행동은 기존 정치인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더욱 증폭시켜 버렸으며, 안철수가 직접 ‘한나라당은 절대 안된다’고 밝히긴 했으나 그 연장선에는 제 1야당인 민주당을 비롯한 기존 야권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도 포함되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박원순 후보도 민주당과 다른 야당들과 연대하기는 했으나, 기호 2번의 메리트(merit)를 포기하고 10번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시민참여 중심의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과 관련하여 크게 두 집단에 대한 태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는 이러한 열망 증폭의 원인이 된 기존 정치인들의 태도이다. 이들은 아직 이러한 시대적 흐름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아직도 네거티브 공세와 색깔론과 같은 과거 정치·선거 패러다임에 갖혀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존 정치인에 대한 불신에 기름을 붓는 이들의 행동은 다음 총선 때 어떤 부메랑으로 되돌아 올지 기대될 정도로 애처로운 마음마저 들 정도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런 시민참여 정치에 대한 열망 바깥 쪽에 있는 또다른 시민들의 태도이다.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불신과 불만은 모든 시민이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시민참여 정치에 대한 의견은 여러 갈래로 갈린다. 그래도 정당정치에서 해답을 찾아야 된다는 사람들, 시민운동과 시민참여형 정치를 통해 새로운 답을 찾아야 된다는 사람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래도 관심없다’는 무관심형 사람들. 앞의 두 가지 경우는 그래도 희망을 찾고자 하는 전제가 함께 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이지만, 마지막 정치무관심형 사람들은 일말의 희망마저 포기한 것처럼 비관적이다. 그러나 ‘한 나라의 정치 수준은 그 나라의 국민 수준’이라는 세간의 말처럼, 비판만 있고 행동은 없는 사람들이 아직도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 우리나라의 정치개혁을 앞당기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현재 모습을 투영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물은 99도까지 끓지 않는다. 100도가 넘어서야 사람들은 수증기로 변화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이미 시민정치에 대한 열망의 온도는 올라가기 시작했다. 100도가 넘어 사람들에게 변화를 인지시키고 새로운 정치문화를 가져올 것인지, 아니면 이번에도 100도를 넘지 못하고 다음 총선과 대선까지 더 인내하고 기다려야할 것인지. 이것이 내가 10/26일 선거결과를 기대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