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실련이야기/경실련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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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실련이야기/경실련이야기] 송병록 신임 정책위원장과 재기발랄 인턴들의 아찔한 대화
2012.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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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중심의 적극적인 경실련을 기대하세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송병록 신임 정책위원장은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 긴장한 인터뷰어들 때문인지 정책위원장은 “준비한 질문지가 너무 어려워서 답을 할 수가 없다”에서 부터 “대선에 출마할 계획”까지 다양한 농담으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어주었다. 경실련 신임 정책위원장으로서 목표부터 개인적인 취미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까지 나눌 수 있는 풍성한 시간이었다.

 

Q. 새로운 정책위원장으로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싶으신지요?
A. 놀고먹는 위원장?(웃음). 아시다시피 경실련은 우리나라의 경제정의와 사회정의 실현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위해선 정책위원장이 해야 할 일정한 역할이 있다고 봅니다. 경실련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란 이름처럼 경제정의 실현을 가장 주요한 활동 목표로 삼고 있지만, 그 외에도 한국 사회에서 대두되고 있는 다양한 이슈들에 대하여 담론을 형성하고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며 정책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하면서 이것들이 궁극적으로는 일반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경실련은 외교와 국방을 제외하곤 정치, 경제, 문화, 복지, 교육, 농업, 부동산, 시민권익, 통일 등 각 분과위원회에서 거의 국정 전반에 이르는 정책들을 다루는데 이것들이 정치권, 행정부 등을 통해 실제로 입법화되고 집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지금은 경실련의 주도력이 많이 약화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단체를 입법, 사법, 행정, 언론 이후 권력의 5부라고 하지요. 경실련이 89년 태동한 이후 시민운동의 선봉장 역할을 해왔었는데 최근 전반적인 시민운동 퇴조 경향과 더불어 경실련도 많이 약화된 상태예요. 그래서 공정사회 실현과 국민들의 삶에 기여할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정책을 조율함과 동시에 국가 정책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페이퍼 중심이 아닌, ‘활동 중심’의 역할을 수행하고 싶습니다.

 

Q. 정책위원장으로서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제가 적임자가 아님에도 정책위원장직을 수락한 것은 올해가 총선과 대선이 있는 해이기 때문입니다. 표심을 잡기 위해 각 당이 경쟁적으로 다양한 정책들을 쏟아낼 거예요. 그 수많은 정책들이 실현가능한 것인지, 또 이를 위한 재정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정책의 중요도와 시급성 등을 꼼꼼하게 따져볼 계획입니다. 예를 들어, 저출산 대책과 저소득층 및 노년층의 지원 문제 등의 사회복지 정책들도 단순히 선거철의 표심잡기가 아닌 서로 상승효과를 낼 수 있는 진짜배기 정책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정치권에 영향을 주려고 합니다. 또한 각 당의 경제정책도 비교·연구해서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입니다.

Q. 경실련 활동 중 기억에 남았던 사건이 있으신가요?
A. 지금까지 경실련이 한국사회에 끼친 영향은 지대합니다. 그중에서도 아파트 값 원가 공개를 통한 부동산 거품빼기가 가장 유명하지요. 부동산과 교육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심각한 두 가지 문제인데, 부동산 거품빼기는 우리 경제에 주는 영향이 상당히 컸어요. 실질적으로 아파트값이 인하되었고 부동산 원가공개도 법률적으로 제도화되었습니다. 이것이경실련이 한국 경제정책에 영향을 준 것이지요.
재벌의 경제력 집중도 경실련이 꾸준히 문제제기를 하여 법제·개정을 통한 규제가 강화되었는데 이명박 정부 들어 모두 후퇴해버렸습니다. 각 정당이 편법으로 유용해서 문제이지만, 정당의 국가보조금 1/3이 반드시 정당의 정책연구비로 쓰이도록 제도화하기도 했지요. 또한 고비용, 저효율 혹은 무효율의 정치구조를 개선하도록 노력한 것이 기억에 남는 활동들입니다. 법과 제도에 영향을 준 것이 경실련의 중요한 업적이라고 생각하고, 경실련 회원으로서 이에 대해 굉장한 자부심을 느낍니다.

 

Q. 정책위원장의 언어로 경제정의를 정의한다면요?
A. 21세기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빈부격차의 심화입니다. 서구사회만 하더라도 80년대까지는 사회구성원 2/3가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1 대 99의 사회를 넘어 0.1 대 99.9의 사회로 변해버렸습니다. 우리나라 경제정책의 수혜도 상위 1%에 맞춰져있어요. 우리는 체제안정성, 사회 통합, 안보적 측면에서도 부의 불균형 심화를 용인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이 현상은 사회를 해체시키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자본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경제정의이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바로 분배정의라고 생각합니다.
분배정의란 모든 사람이 똑같은 양을 분배받는 산술적 평등을 의미하는 게 아니에요. 즉, 분배정의를 강조한다고 사회적 형평성을 강요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자본주의는 다양한 능력과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해서 발전하는 것이고, 따라서 이들의 창의성을 활용한 것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지요. 분배정의란 그 사람의 능력, 기여, 업적에 따른 정당한 대우를 해주는 것인데 이러한 원칙이 잘 작동하지 않고 부의 대물림을 통한 승자독식의 세상이 되어버렸어요. 개인의 능력, 업적에 따른 차이를 인정하고 그에 대한 정당한 대우를 해주어야 합니다. 한국 사회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왜곡된 분배구조를 바로 잡기 위한 분배정의를 실현시키는 활동을 하는 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Q. 그렇지만 능력이 있어도 펼칠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를 국가가 조절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A. 신자유주의에서는 작은 정부, 큰 시장을 지향했지요. 하지만 앞으로 21세기에는 큰 정부, 큰 시장으로 가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기회를 갖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을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현대 국가의 존재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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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개인적으로 경실련 활동 외에 희망하는 바가 있으세요?
A.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억울한 사람 없고, 골고루 잘사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독일 사회를 지배하는 용어는 ‘연대’에요.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가 중요한 가치로 작용해요. 프랑스는 ‘똘레랑스’, 즉 관용이지요.
인류 역사를 관통하는 것, 정치의 본질은 국민들의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은 절대적 빈곤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오늘날 매년 500만 명 이상이 기아로 죽어가고 있으며, 전 세계 10억 명 이상이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고 있는 것이 현실이에요. 한국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골고루 잘사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데 쉽지 않은 문제예요. 우리 국민들이 좀 더 품격이 있어야 하고 철학적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번뿐인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의미 있고, 보람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수적으로 조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Q.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한 취미가 있으신가요?
A. 등산을 좋아합니다. 등산은 별로 돈도 안 들고, 혼자 할 수 있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훌륭한 운동이에요. 뿐만 아니라 운동 효과도 좋고 정상에 올라갔을 때의 쾌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좋지요. 평소에도 주변 분들에게 등산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곤 합니다.

 

Q. 소셜네트워크(SNS)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지요?
A. 멀리 있는 딸과 연락하는 수단으로만 사용합니다. 배척하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흐름이라고 해서 너무 휩쓸리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지요. SNS가 대세이고 훌륭한 의사소통 수단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한 것이 나중에는 없으면 불안해지고 심지어는 고립감까지 느끼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신문도 될 수 있으면 종이신문으로 보고, 전자기기 사용을 자제하는 편입니다. 디지털 시대지만 아날로그도 지켜줄 사람이 필요하잖아요. (웃음)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 주세요.
A. 정말 잘 먹고 잘 삽시다. ‘잘 먹는 것’은 같이 나누어 먹는 것이며, ‘잘 사는 것’은 봉사, 기여, 헌신,참여 등이 동반되는 제대로 된 삶이지요. 특히 사회적 이슈에 참여하지 않고는 잘 산다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개인이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하고, 그래야만 사회가 건강하고 밝아질 수 있어요. 올해 총선과 대선이 있으니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작은 힘이라도 보태서 한국 사회가 진일보하고 발전하는 데 기여해주길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 국민 모두가 행복함을 느끼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최우선은 건강입니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 것과 마찬가지고, 그 어떤 것도 의미가 없어지죠. 새해에도 건강과 풍요가 모든 회원들께 함께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비록 한 시간의 짧은 인터뷰였지만 신임 정책위원장의 확고한 철학과 활동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누었던 수많은 이야기들을 한정된 지면에 모두 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올해는 두 번의 큰 선거가 있는 해인만큼 경실련과 같은 시민단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리라 생각된다.

 

조금은 움츠러들었던 경실련의 활동성에 힘찬 새바람을 넣어줄 신임 정책위원장의 활약을 감히 기대해본다.

 

정리_김형진 인턴
 글_오승진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