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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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이야기] [우리사회의 미래를 만나다(2)] 피스모모
201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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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19년 11,12월호]

모두가 모두로부터 배운다, “피스모모”

하늬 연구기획팀장, 영철 교육연수팀 코디네이터

 

Q.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영철 ● 피스모모에서 모모는 두 가지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첫 번째는 모두가 모두로부터 배운다는 뜻이에요. 피스모모는 평화교육단체인데 평화운동과 교육운동을 연결하는데 단순히 합이 아닌 곱을 만들어내려고 하고 있어요. 교육이라고 할 때, 흔히 생각하는 이미지는 교수자 한 명에, 학습자가 다수이며, 지식이나 내용을 결정하는 많은 권력이 교수자에게 집중되어 있잖아요. 모모는 그런 관계를 넘어서 배우는 공간 안에 같이 있는 사람들이 이미 모두가 모두에게서 배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있다는 전제와 그런 방향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두 번째 의미는 미하엘 엔데가 쓴 ‘모모’라는 소설이 있어요. 그 소설의 주인공 이름이 모모인데요.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모모가 있는 마을에 회색 신사들이 와서 저마다의 템포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시간을 저당잡기 시작해요. 그래서 사람들의 빼앗긴 시간을 다시 돌려주기 위해서 모모가 거북이와 함께 여정을 떠나거든요. 저희는 이 회색신사들이 마치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사회와 교육, 미디어와 닮아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사람들의 빼앗긴 시간을 다시 되찾아 와서 서로가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를 돌볼 시간을 만들어내자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하늬 ● 저희가 평화교육 활동을 한다고 하면 사실 어떤 활동을 하는지 설명드려도 알기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저희가 지향하는 배움에는 선생님과 학생이 아닌, 진행자와 참여자가 있거든요. 함께 놀이를 통해 사유하실 수 있는 질문을 던져요. 그래서 참여자들이 ‘이 놀이에 어떤 폭력성이 숨어있었구나, 어떤 권력구조가 숨어있었구나’라고 스스로 알아차릴 수 있게 촉진하고, 이것이 배움의 공간에만 머물지 않고 나의 일상과 사회로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 질문을 통해서 배우는 교육활동이 피스모모의 평화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모는 2012년부터 시작했는데 그때는 학교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사연수로 평화교육을 시작했는데요. 교사뿐만 아니라 학생도 이런 교육을 같이 받으면 좋겠다는 교사들의 요청이 있어서 지금은 많은 학교에 직접 가서 평화감수성 교육을 하고 있어요. 교육이라고 했을 때, 배움의 공간을 교실에만 한정하는 것이 아니고, 사회나 일상에도 배우는 공간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여 교육활동도 하고 있지만, 평화운동을 하시는 분들이나 함께 할 수 있는 현장들과 연대하려는 접점들을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어서 실천적 사유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저희의 목표이자 바람이기도 합니다.

 

Q. 단체가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하늬 ● 피스모모는 2012년에 창립되었는데요. 창립멤버인 문아영 대표, 전세현 사무국장 그리고 꿈연구자로 직함을 갖고 있는 이대훈 선생님이 만나 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때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는 사회폭력이나 구조적 폭력을 다루는 평화교육, 수평적인 관계에서 서로 배움을 지향하는 교육이 많지 않아서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영철 ● 모모가 창립되게 된 계기가 하나의 사건이나 계기로 특정 지을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이렇게나 많은 구조적, 문화적 폭력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고, 그런 문화적 폭력들이 계속 확장하고 재생산해내는데 미디어와 교육이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잖아요. 그렇기에 어떤 계기라기보다는 당연히 있었어야 하는데 적었으니까 시작한 것 같아요.

 

Q. 지금까지 활동을 통해 지켜본 변화나 성과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하늬 ● 예전에 국가보훈처와 교육부, 국방부가 연결되어서 전국적으로 각 학교에 안보교육을 시행했던 것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모모와 참여연대, 전쟁 없는 세상 등의 단체들이 모여서 대응을 했었어요. 그 계기가 됐던 것이 어떤 초등학교에서 군인이 북한 관련된영상자료를 모든 초등학교에 틀어줬었는데 그 영상이 너무 잔인해 초등학생들이 울거나 큰 충격을 받은 일이 있었거든요. 그것을 계기로 학습이 잘 되고 있는 것인지, 학교라는 곳에 군인이 들어와서 안보교육을 하는 것이 지금 이 시대에 맞는 일인지, 학교가 군인을 배움의 공간에 들여놓는 것을 묵인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연대체에서 활동을 했었어요. 그래서 이런 안보교육은 없어져야 된다고 얘기했었고, 피우진 처장이 안보교육에 대한 예산의 90%를 삭감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것은 연대체에서 모모가 하는 활동 중에서 그래도 교육 관련된 성과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있어요.

그리고 지난 교육감선거 전에 저희가 교육청에서 어떤 교육들을 하고 있는지 조사해서 선거 전에 제안서를 주기도 했어요. 제안서에는 교육과정이 통일교육에만 중점 되고 있는데, 평화를 지향하는 통일교육, 혹은 평화교육이 전국적으로 더 고려해야 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내용을 담아서 전달했습니다. 물론 시대적인 흐름이 있었겠지만 평화교육이라는 것이 그만큼 전보다는 더 알려지고, 많은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있어서 ‘평화교육하는 입장으로서 기여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평화교육이라고 하는 것이 단기간에 목표를 설정해서 이렇다 할 만한 게 없어요. 그래서 모호한 것도 있지만, 저희가 보는 성과와 변화들은 충분히 있거든요. 평화교육을 하면서 사람들과 일주일 동안 함께 지내다 보면 일주일 전과 후의 눈빛이 되게 달라요. 나눠주시는 생각도 굉장히 다양해지는 걸 느낄 수 있는데, ‘뭔가 이렇게 만들었습니다’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부분들이 있고, 그런 변화와 성과를 만들어 내는 중인 것 같아요.

영철 ● 처음에 시작했을 때는 ‘놀이로 한다, 참여형 워크숍을 한다’는 형식 자체가 굉장히 생소했다고 해요. 그런데 요즘은 그 방식이 익숙한 것이고, 지향해야 할 것이라고 여기는 분들도 많고, 모모에서 어떤 활동을 할 때 ‘이거 해봤어요’ 하시는 분들도 많아졌어요. 그게 일면의 성과이며 한계인 것 같아요.

배움의 공간 안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던 교수자와 학습자의 관계를 조금 낯설게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당연한 폭력으로 여겨졌던 것들을 조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들을 많이 만들어내는 성과들은 있었어요. 하지만 ‘참여형’ 형식으로써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 좀 한계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형식적으로 그림 그리기를 하는데 무궁화 그리기라는 것은 존엄한 하나하나의 존재를 인식하고, 관계와 구조 속 권력을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바꿔나가는 ‘참여형’에 대한 철학 없이 형식만 차용한 것이잖아요. 그래서 형식만이 아니라, 평화교육의 철학까지 같이 나눌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앞으로 채워나가야 되는 것 같아요.

 

Q. 활동하면서 어려운 점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영철 ● 어려운 점이라기보다는 아쉬운 점인데요. 배움의 공간 안에서 더 많은 퀴어가 드러날 수 있도록 하고, 퀴어에 대해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군사화되어 있는지를 더 많이 이야기하고, 징병제 혹은 분단체제가 얼마나 폭력적인지, 그리고 그것이 내가 다른 사람과 관계 맺는 방식이나 여러 가지 교육에서 배우는 내용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등을 더 많이 나누고 싶거든요. 그런데 시간이나 공간 제약 상 또는 해당 기관이나 학교에서 프로그램 진행하시는 분들이 이런건 조금 민감하니까 지금은 피해달라는 이유들로 나중으로 유예되는 것들이 저는 조금 아쉬운 것 같아요.

하늬 ● ‘평화교육이 뭐에요’, ‘평화는 뭐에요’라고 물었을 때, 여전히 한국사회에서는 평화라고 하면 내면의 평화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만큼 평화에 대해서 우리가 생산적이고 치열하게 얘기해 본 적도 없었던 것 같아요. 평화라고 했을 때 고정관념들도 너무 많고, 워낙 다양한 생각들이 많다보니 평화교육이라고 이야기했을 때 선명하게 떠오르는 이미지 같은 것이 없어요. ‘모모는 뭐해요’, ‘어떤 게 평화에요’라고 했을 때, 좀 더 간결하게 쉽게 설명하고 싶은데 어려운 것이 있어요.

두 번째로는 모모가 말하는 평화는 군사주의나 무기로 만드는 평화가 아닌 다른 대안을 상상하는 거예요. 분단체제가 70년 동안 만들어지면서 강한 힘이 아닌 다른 평화를 상상하기가 힘든 상황에서 말했을 때, 굉장히 비현실적이고 이상적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자료를 보여드리더라도 아직은 워낙에 강한 선입견과 군사주의에 대한 신화가 있기 때문에 이것을 뚫는 일이 어려운 것 같아요. 그것을 피부로 느끼기도 하고요. ‘어떻게 우리가 말을 걸어야 할까’하는 고민들도 있는 거 같아요. 좀 더 넓게 다가가고 싶은데, 친근한 말 걸기가 어떻게 가능할까. 그게 활동에서 가장 큰 고민 중에 하나입니다.

 

Q. (경실련을 비롯해서) 기존에 전통적인 방식의 운동을 해오던 단체들이 있습니다. 그 단체들과 어떤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하늬 ● 저는 가장 처음 생각이 들었던 게 규모였어요. 저희는 규모가 작기 때문에 그만큼 자율성이 높은 것 같아요. 참여연대나 경실련에는 거쳐야 되는 단계들이 더 많이 있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작은 규모이다 보니까 활동하는 것이나 시간 운영에도 좀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모모 같은 경우는 원격근무도 있고, 출장 같은 것을 가야 되면 사무실 외 근무라고 해서 사무실 아닌 곳에서 근무도 가능하고, 저녁에 행사가 있으면 오후 출근이 가능하다든지 좀 더 자유로운 면이 있는 것 같아요.

회원들의 구성도 다른 것 같고요. 30년 정도 됐다고 보면 민주화운동부터 같이 해오신 분들이 회원으로 쭉 가기도 하고, 현재 사회의 많은 분야에서 중견급으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 같고요.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쌓아왔던 주제와 방식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것 같고요. 그래서 그때의 운동과 지금의 운동이 뒤섞여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모모 같은 경우는 창립한지 7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을 살아가면서 들었던 고민을 활동으로 풀어내려고 하는 것에서 오는 차이점이 있어요. 모모 회원들도 다양한 관심사가 있는 것 같아요 환경이나 젠더 같은 것에 관심 있는 분들이 훨씬 많이 있고, 대안적인 삶을 고민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부러운 부분은 중견급 회원들 덕분에 단체가 힘을 받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경실련이나 참여연대도 예전에는 그랬겠지만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올라가야 되기 때문에 단체의 자립도 고민이 되는 것 같아요.

영철 ● 구성원의 관심사에 따라서 활동 범위나 형태가 자율적으로 좋은 의미로 무궁무진하게 뻗어나갈 수 있는 게 다른 점인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모두가 관심이 있지만 하늬가 군사주의에 대해서 집중해서 하거든요. 그래서 모모의 외연이 넓어지는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은 퀴어나 젠더에 관심이 있으면 그쪽으로 외연이 더 넓어질 수 있고요. 그러한 유연성과 개인하고자 했을 때 적극적으로 지지해주고 도와주려고 하는 그런 문화가 차이점인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 활동계획과 그를 통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달라지길 바라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하늬 ● 저희가 이번 주 일요일에 하는 포럼이 ‘전쟁의 북소리에 춤추지 않는 교육’이라고 해서 지금 3회째 하고 있거든요. 이렇게 계속적으로 군사주의에 대한 고민, 어떻게 반공교육이나 안보교육, 통일교육이 이념을 공고하게 만들고 있는지에 대해서 성찰하려고 하는 자리를 많이 만들려고 하고 있어요. 그래서 평화교육이라고 하는 교육에 더 포커스를 맞추어서 어떻게 교육이 사회폭력을 견고화 시키는지, 그렇게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교육이 더 역할을 해야 되는지에 대한 고민들과 정책 제안들도 모모가 계속적으로 하고 싶어 하는 것이고, 그런 대안적인 상상이 가능한 것들을 하고 싶어요.

남남갈등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난민을 비롯해 혐오에 대한 이슈들이 점점 커지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많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 고민이 되는 사회에요. 이분법적인 생각이 적대감과 혐오를 기반으로 해서 만들어지는 것들인데 이런 것들이 해체될 수 있고, 낮아지는 사회에 모모의 활동이 기여하기를 희망하고, 그런 입장에서 군사주의나 군비축소 같은 이야기들이 좀 덜 부담스럽게 다가왔으면 좋겠어요, 그걸 위해서 더 활동을 고민하고 싶어요. 이야기들을 모모만의 친근한 언어와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저는 모모활동을 통해서 해보고 싶은 것이고, 그런 것들이 축적되면 혐오에 대한 생각이나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감수성으로 자리 잡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어서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영철 ● 제가 말하려는 것과 연결이 되는 것 같아요. 크게는 남북 사이의 경계부터 난민, 장애인, 퀴어와 같이 우리 사회에서 ‘그들’로 여겨지는 존재와의 경계들, 진보와 보수 사이의 경계들, 그런 견고한 경계들을 넘나드는 경험을 많이 만들어내고 싶어요. 그리고 그렇게 넘나듦으로써 경계 너머의 존재가 있는 그대로 보이고, 경계가 흐물흐물해지는 순간들이 많아져서, 일상과 연결이 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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