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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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이야기] [릴레이인터뷰]경실련의 웃음 바이러스_채준하 기획총무팀 부장
2013.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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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상근활동가들에게 활동가라는 호칭은 시민운동에 대한 자부심이다. 하지만 활동가라는 호칭이 부담스럽다 말하는 단 한 사람이 있다. 그녀는 바로 기획총무팀 채준하 부장. 동숭동 대학로를 따라 경실련 회관의 4층으로 올라오면, 누군가가 쌓아놓은 서류더미들 속에서 그녀를 발견할 수 있다. ‘활동가라는 호칭을 거부했다고 해서 그녀가 경실련의 사람이 아닌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에게 던진 물음들을 찾기 위해서는 그녀의 삶을 이해해야 했다. 이제 그녀의 삶에 조심스럽게 귀를 기울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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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경실련에서 총무회계 업무를 맡고 있는데, 현재 업무에 만족하고 계세요?

A. 예전부터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 즐겁고 만족감도 높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하고 있는 회계 업무는 제가 원하거나 하고 싶었던 일이 아니라 말그대로 생계유지 수단으로 선택한 직업이에요. 하지만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처럼 지금은 즐기고 있고 회계에 대한 매력도 조금씩 느끼고 있어요. 다른 상근활동가와는 달리 업무 자체가 글보다는 숫자를 많이 접하다보니, 숫자에 굉장히 민감해요. 신경도 많이 쓰이고요. 그래서 가끔씩은 다른 분들에게 조금은 까칠하게 대할 때도 있죠. 상근활동가들에게 미안하지만 제 업무에 숫자는 쉽게 수정하거나 삭제하면 안 되니까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 이해해주셨으면 해요

 

Q. 어느덧 10년차인데, 그동안 가장 만족했던 순간과 불만족스러웠던 순간이 있다면요?

A. 아무래도 일을 하면서 제일 만족했던 순간은 매달 20(이 날은 중앙경실련 상근활동가들의 월급날) 상근자들의 환한 미소를 봤을 때와 선물을 나눠줄 때입니다. 마치 제가 예수라도 된 듯한 기분이 들더라고요.(웃음) 그럴 때마다 , 내가 이 일을 잘 선택했구나라는 생각해요. 10년 동안 경실련에서의 생활이 다 만족스러울 수는 없었겠죠. 불만족스럽다기보다는 아쉬움이 가장 큰 게 있다면 함께 했던 상근자 친구들을 떠나보내는 순간이에요. 나름 눈물 많고 정이 많은 저에겐 가장 힘들고 아쉬웠어요. 잡을 수 도 없고 보낼 수도 없는 경실련의 현실도 안타깝고요.

 

Q. 무엇보다 아직 어린 두 아이의 엄마로서 일과 가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셔야 하는데, 힘들지는 않으세요?

A. 집에서 고생하시는 시어머니께서 더 힘드시죠. 직장 맘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게 쉽지는 않아요. 그래서 한 마리는 내려놓을 수밖에 없는데, 그 한 마리가 가족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가장 슬픈 현실이죠. 막상 생각해보니, 어느 한 마리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네요.

 

Q. 경실련에서의 일과 가족들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채부장님 개인적인 꿈이나 해보고 싶은 것들에 대한 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하네요.

A. 꿈은 항상 바뀌었던 것 같아요. 10대에는 선생님이 되는 게 꿈이었지만 공부를 못해서 포기했고, 20대 때는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은데 외모도 안 되고, 몸치라서 안 된다고 해서 포기했고, 30대 때는 낮에는 카페에서 수다를 떨고 쇼핑하고, 저녁때는 남편 밥해주러 집으로 가는 전형적인 현모양처가 꿈이었지만 잘난 남편님을 만나 그 꿈도 접게 되었죠.(웃음) 지금은 시골마을에 전원주택을 지어서 유치원을 만들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인생의 목표이자 계획이에요. 10대에 미쳐 못 이루었던 선생님의 꿈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 셈이죠. 하지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네요. 유치원 재정 및 관리운영 하나만은 잘할 수는 있는데.(웃음) ‘인생은 60부터라는 말도 있는데, 그 때라도 할 수도 있지는 않을까 싶네요. 혜민 스님의 글 중에 나이가 드는 것보다 열정이 식는 게 더 두려운 것이라는 말을 참 좋아해요. 그 말씀을 항상 가슴속에 새기면서 앞으로 열심히 노력하는 아내, 며느리, 엄마, 채준하 부장이 되고 싶네요.

 

활동가들의 서포터즈, 또 한명의 활동가

 

인터뷰를 통해 그녀의 새로운 점을 알아가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그녀의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일과 가족 그리고 그녀의 꿈까지도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다보니 계획한대로 그리고 마음가는대로 흘러가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주변사람들과의 관계,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녀의 생각과 웃음소리는 그녀의 삶을 움직이는 큰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실련이라는 시민단체의 일상은 우리사회의 경제정의와 사회정의를 위한 일들과 생각들로 가득해 보이지만, 경실련 또한 하나의 공동체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소통이 없는 공동체는 결국 시민들과의 소통 또한 이루어내지 못한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채준하 부장, 그녀의 존재는 경실련 안에서 활동가들의 소통을 가능케 하는 허브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시민운동 활동가로서의 삶이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내고,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뒤따라야 하는 것이라면, 그녀의 삶은 바로 그 시민단체의 일상 속에서 자신의 맡은 바와 기분 좋은 에너지를 통해 상근활동가들을 지원하고, 응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녀를 경실련의 활동가로서 부르지 못할 이유는 전혀 없어 보인다.

 


글 | 박진호 사회정책팀 간사


※릴레이인터뷰는 인터뷰를 받은 상근활동가가 상대를 지목해 인터뷰하는 릴레이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현재까지 권오인 부장 → 최희정 수습간사 → 김삼수 팀장 → 안세영 간사 → 최승섭 간사 → 박한 간사 → 윤철한 국장 → 이연희 간사 → 남은경 팀장 → 이기웅 간사 → 윤순철 실장 → 정지영 간사 → 김상혁 간사 → 정회성 간사 → 신동엽 간사 → 김인선 간사 → 채준하 부장의 순서로 인터뷰 기사가 게재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