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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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마녀사냥식의 경제위기 원인규명은 안된다

  환란책임의 공방이 지방선거 후보의 흠집내기 양상으로 비화하고 있다. 국가존망의 경제위기 상황에 대하여 사회언론의 관심이 고작 임창렬씨 한 개인의 IMF구제금융 신청보고의 접수여부를 둘러 싼 공방에 초점이 맞추어 들끓고 있는 현실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임창렬씨가 부총리 취임당시 김영삼 전대통령이나 강경식 전부총리 또는 김인호 전수석으로 부터 IMF구제금융을 신청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서 통보를 받았는지 하는 점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는 자체가 어색하다. 그것이 국난극복에 무슨 도움이 되는 잇슈이며 그 논쟁을 통하여 무슨 교훈을 얻을 수 있단 말인가 ?


  마치 임진왜란을 당하여 선조를 따라 피난다니던 신하들이 피난의 와중에서 서로 당파싸움 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 황당하기까지 하다. 이렇게 엉뚱한 논쟁에 휘말려 국론을 분열시킴으로써 개혁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우리의 의지가 약화되지 않을까 두렵다. 이런 모습을 보고 외국인 투자가들이 우리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런 결과에 대해서는 임창렬씨 개인의 책임도 크다. 마치 자신이 IMF 위기상황에서 이 국가를 구출한 영웅인 듯이 지나치게 행동을 하고 다닌 결과로 초래된 부작용이 아닌가 한다.


  경제위기에 대한 원인규명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경실련은 이미 전문가들에 의해서 원인규명이 이루어지는 조사위원회가 국회가 주관이 되서 조직되어 활동할 수 있게 되도록 국회의장에게 촉구한 바 있다.


  우리 사회에는 잘못에 대한 철저한 사실규명이 이루어지고 책임이 정확하게 추궁되는 그래서 다시는 동일한 잘못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는 전통이 확립되어 있지 못하다. 그러다 보니 위기를 당하여 사회가 매우 요란하기는 하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원인 규명이 이루어지기 않고 그런 상황에서 위기상황이 지나가게 되면 모든 것을 망각되는 현상이 되풀이된다. 위기를 당하여 교훈을 얻고 그래서 사회가 더욱 강건하게 변모되는 지혜가 지금껏 우리에게는 부족하였다. 경제위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위기 원인을 제공한 자들이 책임추궁을 받기는커녕 사회적으로 더 큰 역할을 맡고 더욱 출세를 하는 개탄스러운 경향까지 나타난다. 그러니 사회에는 한건주의가 발호를 하고 잘못된 결과에 책임지지 않으려는 도덕적 위해현상이 만연한다. 그 결과로 사회는 위기로 부터 교훈을 얻지 못하고 같은 과오를 되풀이해서 범하게 된다.


  IMF환란의 원인을 몇 사람을 희생양 삼아 잘못을 뒤집어 씌움으로써 일을 끝내려하는 마녀사냥식 굿판 잔치가 시작되도록 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전문가들이 냉철한 이성으로 과학적 조사를 통하여 경제위기의 원인을 규명하고 밝혀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를 기초로 그 원인을 제공한 조직기구나 담당자를 문책해야 한다. 또한 그러한 원인이 근본적으로 굉정되도록 하는 사회적 캠페인을 벌려야 한다. 그래서 다시는 같은 과오가 되풀이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하고 이 사회가 같은 위기를 반복해서 경험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마녀사냥식 경제위기 원인규명은 국가경제의 회생과 극복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경실련은 이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임을 천명하며 특별히 언론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 1998.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