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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성명] 정부는 독립적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할 일을 방해・무시하지 말고, 정보인권 보완대책 마련하라.

 

정부는 독립적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할 일을 방해・무시하지 말고, 정보인권 보완대책 마련하라.

 

1. 정부 관계부처 합동으로 15일 ‘바이오헬스 핵심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발표된 내용은 의료데이터 활용 확대, VR·AR 기반 의료기기 품목 신설, 질병예방 및 건강관리 서비스 활성화 등이다. 핵심은 개인 의료정보를 개방해 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일명 데이터 3법으로 불리는 ‘개인정보 3법’이 국회 본회를 통과하자 행안부, 금융위, 과기부, 산업부는 각각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 데이터 기반의 신산업 육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새로운 혁신 Player 출현 기반이 마련됐다’며 앞다투어 섣부른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며 자화자찬하기에 바빴다. 나아가 데이터산업 육성을 위한 각종 규제완화, 예산 확대, 플랫폼 구축, 데이터 표준화, 인센티브 도입, 가이드라인 제정 등 설익은 후속대책을 쏟아내기도 했다.

2. 각 부처의 무분별하고 정책은, (1) 개인정보 3법의 통과과정을 왜곡하거나, (2) 개인정보 3법과 무관한 무절제한 규제완화이거나, (3) 개인정보 3법과 관련된다 하더라도 독립적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역할을 무시하거나, (4) 법통과과정에서 드러난 정보인권침해부분에 대하여 무시로 일관하고 있어 경실련은 심각한 우려를 표하면서 동시에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바이다.

3. 첫째, 개인정보 3법은, 독립적인 개인정보 감독기구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의견수렴을 거쳐 시행령, 시행규칙 등으로 가명처리 절차 및 보안조치, 가명정보 활용 절차나 요건 등을 정하게 된다. 따라서 개별 부처가 관련 절차나 구체적인 요건까지 결정해 독자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권한과 적법 절차를 무시하겠다는 것이며, 국제적인 기준인 독립적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기능과 견주어보아도 후진적인 정책제안이라고 평가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데이터 거래 촉진을 위한 가이드라인‘, ‘의료데이터 활용지침(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 각 부처의 입장은 그야말로 월권행정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4. 둘째. 유럽연합(EU)의 적정성 평가를 각 부처 차원에서 추진하겠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EU 적정성 평가는, 별도의 요건 없이 EU와 우리나라 국민의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어 기업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과거 개인정보보호 정책에 독립성이 없는 EU 적정성 평가를 추진했으나 독립적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부재로 무산된 바 있다. 따라서 현재의 시점에서 재추진이 필요하다면 이 또한 독립적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통하여 추진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행안부와 과기부가 ‘각각’ EU 적정성 평가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는바, 이러한 입장은 쓸데없이 행정력과 예산을 낭비하는 정책임은 물론, 적정성 평가제도의 취지 자체를 몰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 설정의 취지를 납득하기가 어렵다.

5. 셋째, 법통과과정에서 드러난 정보인권침해적 문제점, 법적용 혼란의 문제점에 대하여 무시하거나 외면하고 있다. 특히, 개인정보 3법의 통과과정에서 신용정보법의 내용은 (1) 관련 산업의 이해에 따른 로비와 (2) 금융위의 부처이기주의로 점철되어 법적용과 해석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음이 드러났음에도 금융위의 보도자료는 마치 사회적 합의에 의하여 법이 만들어진 것과 같은 허위적 내용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역시 과거 정보통신망법상 보호되는 규정들이 완전히 도입되지 못하고, 정보주체의 권리를 제한하고, 프로파일링 보호조치조차 눈감고 있다. 지금이라도 정보인권침해적 요소에 대하여 보완입법을 마련하여야 한다.

6. 넷째, 규제완화가 마치 적폐청산인냥 치부되는 작금의 현실에 동의할 수 없다. 규제완화가 유행어가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규제란 ‘규칙’과 ‘제도’로서, 모든 규제가 불필요함에도 존재해온 폐단은 아니기 때문이다. 본래 규제란 시대의 흐름과 기술의 발전, 사회적 인식과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강화 또는 완화될 수도, 신설 또는 폐지될 수도 있다. 물론 그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판단은, 충분한 토론과 면밀한 검토를 통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렇듯 규제의 변화는 사회적 요청에 의해 진행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인 것이지, 이를 타파의 대상으로 삼거나 특정 기업에 대한 정부의 선물보따리로 홍보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러한 토대위에서 살필 때, 개인정보의 전면적 활용을 허하면서도 유용한 보호대책 하나 없는 금번의 법률개정이 충분한 토론과 면밀한 검토를 거친 것인지 의문이다. 또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박탈당해버린 국민들의 사회적 공감대가 있었는지도 곰곰이 다시금 생각해 볼일이다.

개인정보 3법은 정보주체인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산업 활성화를 위해 개인정보 거래를 허용하는 내용이다. 더 나아가 신용정보법은 거기서 더 나아가 부처 이기주의와 산업의 로비에 따라 만들어진 모피아 법이다. 그런데도 충분한 안전장치는 미비하고 감독기구의 역할은 모호하며, 각 부처들이 독립적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권한과 의미를 망각하고 서로 자기들의 할 일이라는 자화자찬성 보도자료로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은 새로운 환경 하에서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의 마련이 더없이 시급하다. 국민의 기본권 수호를 주요 업무로 하고 있는 정부의 역할을 분명히 할 것을 요구한다.

 

2020년 1월 20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문의: 경실련 정책실 (02-766-5625)

첨부파일 :  개인정보 3법 보완 대책 마련 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