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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평화] 19980613_국민의 정부 100일에 즈음한 통일정책 평가

<총평> 국민의 정부의 통일정책과 몇가지 문제점 – 김남식(경실련통일협회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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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 1. 법제도 분야 평가와 당면 실천과제 – 이장희(운영위원장, 한국외대 법과교수)
           2. 정치분야 평가와 당면실천과제 – 이재봉(정치분과위원장, 원광대 정치외교학과교수)
           3. 군사외교분야 평가와 당면실천과제 – 이철기(정책위원장, 동국대국제관계학과)
           4. 남북경협정책의 평가와 과제 – 김연철(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5. 사회문화교류정책의 평가와 과제 – 주강현(문화교류위원장, 민족문화유산연구소소장)

 

 

총평 : 현정부의 통일정책과 몇가지 문제점 (김남식 경실련통일협회고문)

 

1. 현 정부의 통일정책

 

1) 현정부에 대한 구민의 기대 중의 하나는 무엇보다도 통일문제라 하겠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미 오래 전부터 민족문제 해결을 위한 깊은 성찰과 고민을 해왔으며 그의 결실로서 『김대중의 3단계 통일론』이라는 저서까지 출판했다. 김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개선을 주요과제로 제시했으며 당선 직후에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남북기본합의서가 국제조약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의 실천을 위한 특사교환과 정상회담개최를 제의했다.

 

지난 2월 대통령 취임사에서 밝힌 통일정책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방향 : 화해와 협력․평화정착에 토대를 둔 남북관계발전
◎ 방법 : 남북기본합의서의 실천으로 통일의 대로 개척
◎ 당면 3원칙 : 무력도발불허․흡수통일배제, 화해․협력의 적극추진
◎ 각론 : ○ 미․일․국제기구의 대북교류협력지원
             ○ 경수로지원의 약속이행
             ○ 정부․민간의 대북식량지원
             ○ 이산가족 상봉실현
             ○ 문화예술교류․정경분리에 따른 경제교류확대
             ○ 기본합의서 실천을 위한 특사교환․정상회담수용

 

김대통령의 통일정책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냉전적 남북관계의 청산, 다시 말해서 화해․협력․평화정책이다. 그를 위해 특사교환을 통해 남북기본 합의서를 실천에 옮긴다는 것이며 그 이전이라도 정경분리원칙에서 교류협력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에 관해 김대통령은 지난 5월 7일 평통운영․상임 위원 청와대 초청 간담회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지금은 통일의 단계가 아니고 교류협력의 단계라고 보아야 한다. 이제 너무 통일을 말할 필요는 없다. 통일은 궁극적 목표이지만 당장은 화해․교류협력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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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새 정부 출범 후(3․20) 통일부에서는 남북상호무력불사용, 흡수통일배제, 남북간 화해협력추진 등 3대 원칙을 바탕으로 평화․화해․협력의 실현으로 평화통일 기반조성을 목표로 하는 ‘새정부대북정책지침’이라는 것을 확정했다. 그리하여 모든 대북 정책은 이 지침에 근거하여 추진해 나가도록 했다.

또한 수차에 걸치는 국가안보회의 상임위원회를 개최, 이산가족 교류 및 경협 활성화 문제를 토의․결정하고 그 실행을 위한 계획을 확정했다. 지난 4월 30일 제 45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서는 각종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경협 활성화 조치를 발표했다.

 

◎ 접촉과 방북에 대한 요건과 승인절차 및 처리기간 등을 대폭 완화, 단축
◎ 기업총수 및 경제단체장 방북허용
◎ 위탁가공교역을 위한 생산설비 무상방출과 임대허용
◎ 방위산업․전략물자를 제외한 모든 업종의 대북 투자 가능
◎ 투자규모제한을 완전 폐지 등

 

3) 그간 남북관계에서 제2차 4자 회담, 제5차 적십자 대표접촉, 그리고 차관급 당국자 회담등 세 차례에 걸쳐 회담이 진행되었다.

 

◎ 제 2차 4자 회담 : 3. 16~21 제네바에서 개최되었는데 4자 회담에서 토의할 내용상의 문제에 대해 북한과 한미간의 의견차이로 성과 없이 끝났다.
앞으로의 일정도 정하지 못함.

◎ 제 5차 적십자대표 접촉 : 제6차 대북 구호물자 지원을 위한 남북적십자 대표 접촉이 3.25~27 북경에서 개최되었는데 옥수수기준 5만t(75억 상당)의 밀가루․소금․초콜릿 등을 남포, 흥남, 나진항으로 수송 지원하는 데 합의.

◎ 차관급회담 : 남북차관급회담이 4.11~17 북경에서 3년 9개월만에 개최되었는데 비료지원물량을 20만t 수준으로 한다는데 합의했으나 남측은 판문점에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를 지원조건으로 제시함으로써 결렬되고 말았다. 북측은 이산가족문제를 별도의 회담에서 논의하자는 주장을 했다.

이 회담에서 남측은 비료지원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상호주의 원칙하에 북측의 상응한 조치가 반드시 필요함을 강조했으며, 이산가족 면회소설치에 합의하고 그를 위한 남북 적십자 실무 대표 접촉을 4, 25 판문점에서 개최할 것을 제의했다. 이에 반해 북측은 「남쪽의 주장이 워낙 가혹해서 도저히 받아들 일 수 없다」고 하면서 이산가족문제에 관해 「대북지원을 위한 6차 남북적십자 대표접촉에서 협의하자」는 입장을 취했다.

 

2. 몇가지 문제점

 

1) 현정부는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공동정권이라는 특성으로부터 김대중 대통령의 일방적인 통일정책만으로는 추진할 수 없다는 한계성이 있다. 양당이 통일정책에서 차별성이 있는 것은 분명하며, 다만 당면과제로서 남북관계의 평화적 휴전관리라는 데는 일치하고 있다. 따라서 남북기본합의서를 실천하면 된다는 입장인 것이다. 앞으로 통일방안으로서 국민회의는 「김대중의 3단계 통일론」을 당론으로 확정할 것이 예상되나 자민련 쪽의 통일방안은 아직 제시된 것이 없다. 현정부의 통일 방안을 국민적 또는 자민련을 포함한 정치권 차원에서 합의를 끌어내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며 결코 순탄하지 만은 않을 것이다. 문민정부의 「민족공동체 건설방안」의 틀을 크게 벗어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2) 지난 5년간 북한 붕괴론에 따른 흡수통일 정책에서 파생된 남북간의 긴장과 불신의 골을 어떻게 해소해 갈 것인가가 문제이다. 특히 통일 관련 부서와 언론 및 지식인들의 북한관, 통일관에 대한 의식개혁이 선행되어야 하며 법과 제도가 현정부의 화해․협력․평화라는 전향적인 통일정책을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자연발생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정책적 및 개혁적 차원에서 강력히 추진할 때만이 가능한 것이다. 특히 통일정책의 실무자 및 관련 부서의 경우, 창조적 발상과 함께 과거의 관점과 관행의 틀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한 종전과 크게 달라지기가 어려울 것이다.

3) 현정부는 한반도의 평화체제구축문제는 4자 회담의 틀 속에서 그의 해결책을 찾으려 하고 있는 듯하다. 즉, 김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한반도에서의 평화 구축을 위해 4자회담을 반드시 성공시키는데 적극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도 평화체제구축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제시하지 않고 있으며 외교통산부의 박정수장관은 『4자 회담과 남북대화를 상호보완적으로 추진해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라고만 밝히고 있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통일관련 부처간의 견해차이가 있는 것으로 비쳐진다. 요컨대 4자 회담과 남북당사자회담, 또는 기본합의서의 실천문제와 어떠한 상관관계속에서 진행할 것인가에 대해 그리고 한반도 평화체제구축에 관한 구체적인 방도에 대해 명백한 입장표명이 있어야 함에도, 그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4) 통일정책의 기본전제가 되는 북한에 대한 현실분석과 평가에 관한 문제이다. 지금까지는 북의 모든 것은 ‘악’이고 남의 모든 것은 ‘선’이라는 이분법적인 편향된 시각과 붕괴론이라는 왜곡된 분석평가에 기초한 대북정책이었다고 볼 수가 있었다. 이것을 시정해 나간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시간을 요하는 문제이나 반드시 해결해야 할 시급한 관제이다.

지난 4월 차관급회담에서 비료지원을 조건으로 이산가족면회소를 당장 설치하자는 제의를 하게 된 것이 바로 북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 하겠다. 이산가족은 수적인 면에서는 차이가 있으나 남과 북 공히 해당되는 문제이며 또한 인도적인 문제인 동시에 정치적인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남북간에 신뢰가 회복되고 이산가족 상봉에서 그 어떠한 부담도 느끼지 않는 그러한 상황하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될 문제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남북문제의 총체적인 해결이라는 차원에서 풀릴 문제이지 현재와 같은 남북관계에서는 이산가족상봉결합이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볼 수가 있다. 지금의 단계에서 면회소 설치를 고집한다면 남북대화를 않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볼 수 있다.

 

5) 남북당국회담에서의 상호주의 문제이다. 이에 관해 실무자 차원에서는 “새시대 새정부의 바람직한 남북관계 개선을 이해서는 상호주의라는 레일을 반드시 깔아야 한다.”라고 했으며, 김대통령은 “남북관계에서 정부예산을 사용하는 분야는 반드시 상호주의원칙에 따라 진행하겠다” 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민족문제 해결을 위한 자세와 김대통령의 3단계통일방안의 정신과도 어긋나는 것이기에 상호주의를 원칙으로 내세운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남과북의 관계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에 있으며, 외세의 강요된 분단으로 남북이 공히 희생당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더욱 그러하다.
상호주의라는 것은 등가교환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이러한 용어는 될 수록 피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6) 현정부의 기본적이며 핵심적 과제는 경제난국의 극복으로, IMF체제에서 하루속히 벗어나 경제주권을 회복하는 일이다. 따라서 정경분리원칙에 따른 대북 경제교류․협력에는 양과 질에서 한계가 있다.

오늘날 북한은 그간 자력갱생정책을 추구함으로서 경제의 주권은 확보되고 있으나 경제의 침체와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으며, 남한은 지나친 외자의존과 개방정책에 의해 경제난국이 조성되고 경제의 신탁관리체제에 놓이게 되었다. 이러한 남북의 두 현상은 우리 (남과 북) 민족의 생존과 직결되는 중대하고도 초미의 문제로 부상되고 있다. 그러므로 남과 북의 당국자들은 솔직하고 진지한 대화를 통해 이 난국을 공동으로 극복해 나가는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7) 끝으로 강조되어야 할 점은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에서 밝힌 바 있는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이라는 통일의 3대원칙의 구현문제이다. 이 3원칙은 그간 남북간에서 자주의 원칙에 대해 해석상의 차이가 있어온 것이 사실이나 1991년 12월에 채택한 남북기본합의서에서는 이를 재확인하는 입장을 취했다.

따라서 남과 북은 통일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이 3원칙을 견지해야만 하는 것이다. 특히 자주의 원칙은 외세에 의해 분열된 우리민족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있어서 기본적이며 핵심적인 원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문민정부시대에 형성된 통일정책 수행에 있어서의 한․미 공조체제 또는 한․미․일 공조체제는 마땅히 해체되어야 한다고 본다. 미․일과 공조할 사안이 통일정책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미․일과의 공조가 아니라 미․일이 북한과의 관계정상화 측면을 지원하여 바람직한 통일환경을 조속히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은 첨부파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