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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이야기] [당신과 나를 이어줄 ㅊㅊㅊ] 코로나 시대의 사랑
2020.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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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0년 3,4월호][당신과 나를 이어줄 ㅊㅊㅊ]

코로나 시대의 사랑

조진석 책방이음 대표

책방 문을 닫았다. 바이러스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책을 사러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찾아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다시 책방 문을 열었다. 월세 받으러 오는 사람 때문이다. 바이러스가 찾아와도 문을 열었다. 책을 한 권도 팔지 못해도, 바이러스가 어느 새 찾아와도, 월세는 내야하기 때문에, 그래야 책을 팔 수 있기에 문을 닫았다, 열었다. 바이러스 보다 더 무서운 게 자영업자에겐 월세다. 집주인이다.

뉴스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를 실시간으로 경마중계방송처럼 전한다. 각 나라별 사망자만이 아니라, 확진자 숫자를 전한다. 마트의 상품진열대가 텅텅 빈 사진을 전한다. 주식 시장과 환율 동향이 신문 1면을 장식한다. 정부에서는 손 세척, 마스크 착용, 기침 예절을 열심히 홍보한다. 추경소식을 속보로 전한다. 마스크 구매 정보를 전한다. 그런데 마스크가 부족한 것이 문제일까? 문제다. 그렇다면 중국에서 왔기 때문에 문제일까? 문제다. 또, 우한에서 처음 발병했기 때문에 문제일까? 문제다. 우한에서의 발병, 중국을 넘어선 확산, 마스크 부족과 생필품이 동이난 것은 결과일뿐이다. 이 보다 더 중요한 ‘원인’을 이야기하는 뉴스는 나오지 않는다.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는 코로나19사태의 원인을 밝히고 있다. “오래된 질병의 재유행과 확산은 물론 새로 출현한 인수공통감염병의 유행이 보다 큰 경향의 일부이며, 그런 경향을 만든 책임은 바로 우리 인류에게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한다. 그런 상황이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행한 일을 반영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많은 도시에서 우리는 밀집된 환경에서 살아간다. 우리는 이 행성에 마지막으로 남은 거대한 숲과 야생 생태계를 침입하여 물리적 구조와 생태학적 공동체를 파괴해 왔으며, 지금도 계속 파괴하고 있기 때문”이며, 또 “소와 돼지와 닭과 오리와 양과 염소는 물론 수많은 대나무쥐와 팜시벳까지 집단적으로 축사와 울타리 속에 가두어 이런 가축 또는 반가축화된 동물들이 외부로부터(축사 위에 거꾸로 매달린)병원체에 감염 되고, 그런 감염이 그 속에서 널리 퍼지고, 그런 병원체가 새로운 형태로 진화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줌으로써 소나 오리는 물론 우리 자신까지 감염시킬 수 있는 능력을 부여했다. 이렇게 대량으로 사육하는 가축들에게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체중을 불리고 이윤을 얻기에 가장 적합한 상태로 도축할 때까지만 건강을 유지시킬 심산으로 예방 용량의 항생제를 투여함으로써 저항성 세균의 진화를 부추겼다.”

이 뿐만일까? “우리가 배출한 탄소가 기후를 변화시킴에 따라 모기와 진드기가 서식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디나 엄청난 숫자로 존재하기 때문에 모험심이 강한 미생물에게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과 기회를 제공한다. 이 모든 것이 인수공통감염병의 생태학과 진화생물학에서 중요한 주제들이다. 생태학적 환경은 종간전파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진화는 종간전파가 전 세계적인 유행병으로 번지는 과정을 촉진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야자나무 수액을 마시거나, 침팬지 고기를 먹거나, 망고 나무 아래 돼지 축사를 짓거나, 맨손으로 말의 기관지를 깨끗하게 해주거나, 입을 막지 않고 기침을 하거나, 몸이 좋지 않은데 비행기를 타거나, 닭과 오리를 같은 닭장 안에서 기르는 일을 스스로 피할 수 있다. 드와이어는 전체 집단에서 이상화된 표준과 다른 것이라면 “아주 조그만 행동도 감염률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인간의 탐욕이 자연을 파괴하고 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했기에 생태학적 공간에서 내몰린 미생물이 인간을 숙주로 삼아 전 세계를 누비게 되었고, 사스도, 에이즈도, 에볼라도, 메르스도, 코로나19도 이런 과정을 통해서 더욱 더 확산되고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지금까지 해온 행동의 정반대되는 것이야말로 사랑의 실천 아닐까?

더 구체적으로는 <희망을 찾는가 ―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꾸는 대안 노벨상 수상자들 이야기>에 귀를 기울려 보면 좋겠다. “이 책에는 겉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문명 속의 절망을 직시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이야기하는 실천가들의 경험과 사상이 보물처럼 담겨 있다. 그들은 산업화를 거쳐 지구화, 세계화로 이어지며 점차 심화되고 있는 전지구적 물질만능주의와 그 그늘 아래에서 파괴되고 피폐해져가는 자연과 사회의 보편적 질서를 통째로 성찰하고, 나름의 방식으로 희망의 길을 만들어낸 사람들이다. 자신과 이웃에게 생긴 심각한 문제들을 온몸으로 끌어안고, 그 속에서 새로운 인식의 싹, 대안의 틈새를 찾아 숨 가쁘게 달려온 시대의 선구자들이기도 하다. 그들은 우리가 한숨짓는 절망의 자리들이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알려줄 뿐 아니라, 그것을 극복하는 해법, 희망이 담긴 대안, 용기, 창의가 번뜩이는 지혜까지 일러준다.”(<해제> 중에서)

반다나 시바, 요한 갈퉁, 왕가리 마타이,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툰베리 등 대안적인 삶을 행동으로 옮기고 현실로서 입증한 많은 실례가 있다. 이미 2011년 141명(단체 포함)이 상을 받았다니 이 수보다 어쩌면 더 많은 대안이 우리 앞에 펼쳐져있는데, 우리가 잘 보지 않고 다른 길을 모색하지 않았기 때문에, 코로나19사태를 맞은 것은 아닐까. 단지 어제로 돌아가는 임기응변이 아니라, 이젠 원인을 제대로 찾고 누구부터 돌보고 무엇을 해야 할 지, 사랑에 기반한 지혜로운 행동이 절실히 필요하다.

“전염병이므로 언제든 다시 올 수 있으리라 예상은 했지만, 3년 만에, 이 소설을 한창 퇴고할 때 나타날 줄은 몰랐다. 초동 대처와 방역이 성공적이라고 하니 다행이다.” 2018년에 쓴 소설을 다시 3년 만에 읽었다. 만. 시. 지. 탄. 상상의 넘어서는 메르스의 고통은 얼마만큼이었는지(과연 이것을 셀 수 있을까)메르스를 겪고난 뒤의 삶이 어떠했는지(누가 이런 이야기를 들려줄까)메르스로 인해 받은 자신과 가족이 받은 상처는 얼마일까(과연 이것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정말 치유될 수 있는 것일까), 이 모든 것보다 메르스 환자의 가장 큰 고통은 무엇이었을까.

“달의 뒤편, 그 어둠에 혼자 있는 것 같은 외로움이죠. 사람은 누구나 혼자라고 말하지만, 외로울 땐 가족 혹은 친구와 지내거나 카페나 극장에라도 가서 모르는 사람 사이에 머물 수도 있습니다. 격리병실에선 혼자일 때가 너무 많았습니다.(…)그게 제일 힘들었어요. 이제 두 번 다신 병실이든 어디든 혼자 갇히긴 싫습니다.” 혼자 태어나서, 혼자 죽는다지만… 정말 혼자, 혼자만이 남겨져서, 혼자서 감당해야하는 슬픔을 어떻게 표현할까, 표현할 수 있을까. 이런 절절한 마음을 <살아야겠다>는 우리에게 전해준다. 사스, 메르스를 우리가 까맣게 잊은 자리에, 찾아온 코로나19. 외로움에 손 내미는 사랑을 더욱 더 필요로 하는 시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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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문을 열었으며, 우리 사회를 밝게 만드는데 수익금을 써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