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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덕수궁터 미국 대사관 신축반대를 위한 기자회견

  오늘 [덕수궁 미대사관 신축을 반대하는 시민모임(가칭)] 출범식과 미대사관 신축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옛 덕수궁터 미대사관 신축반대를 위한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일시 : 2002년 5월 24일 금요일 오전10시
장소 : 철학까페 느티나무


“덕수궁 터 美國 아파트와 대사관 신축을 반대한다.”


  주한 美대사관측은 오는 2006년까지 서울시 중구 정동 10-1번지 덕수궁 터(옛 경기여고)에 연건평 54,976.13㎡ 규모(지하 2층 지상 15층)의 美대사관 건물을 신축․이전할 예정이며, 이와 함께 현 美대사관저 내부에 54가구 규모의 직원 숙소용 아파트 8층과 군인숙소 4층 등도 함께 신축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美대사관의 신축․이전작업에 착수한 美대사관측은 우선 현 美대사관저 내부에 54가구 규모의 직원용 아파트 8층을 먼저 짓기 위해 건설교통부에 “주택건설촉진법 개정해 달라”는 특혜를 요구했으며, 건설교통부는 美대사관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주택건설촉진법’ 등 관련법의 예외규정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건설교통부는 덕수궁 터인 옛 경기여고 자리에 들어설 예정인 15층 규모의 美대사관 신축과 관련해서도 “국내 법정주차대수보다 축소해 지을 수 있게 해달라”는 美대사관측의 특혜 요청을 또한 받아들여, 마찬가지로 법 개정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1. 건설교통부의 ‘사대적인 법 개정 추진’과 美대사관측의 ‘오만한 주권 침해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우리는 우선 ‘美대사관측의 외교적 입장만 일방적으로 반영된’ 관련 법 개정요구를 추진하고 있는 건설교통부의 사대적인 행태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신축․이전 예정인 美대사관 건물의 연면적은 과거 조선총독부 연면적의 두 배에 가깝다. 자주적인 한 나라의 수도 한 복판에, 이처럼 ‘법을 고쳐서라도’ 대규모 외교 단지를 짓겠다는 미국의 입장을 우리는 일방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주둔국의 문화재를 짓밟고 ‘대규모 복합 외교공관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발상과 이를 위해 주둔국의 관련법이 바뀌어야 한다는 요구사항은 전세계적으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오만하고 부당한 주권 침해행위가 아닐 수 없다. 또한 미국의 부당한 요구로 이번 법 개정이 이루어진다면, 이후 외국 공관들로부터 봇물처럼 터져 나올 각종 특혜요구들은 도심 속 또 하나의 난개발로 이어질 것이다. 미국은 자국의 외교적 편의만을 내세운 부당한 법 개정요구를 즉각 중단하고, 건설교통부 또한 사대적 발상에서 비롯된 법 개정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2. 美측은 덕수궁 터 이전계획을 철회하고, 서울시와 관계당국은 이를 재매입하고 대체부지를 마련하라.

  美대사관, 아파트, 군인숙소 등을 신축․이전하려는 곳은 불과 백여 년 전까지만 해도 서구열강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근대적 자주국가를 모색하던 대한제국의 한 복판인 궁궐자리였다. 일제의 식민통치로 접어든 와중에도 건재하던 우리의 덕수궁이었다. 고종 승하 후에야 일제에 의해 조직적으로 분할 매각, 방매 처분되어 오늘날의 규모로 남았지만 현재의 덕수궁을 포함한 옛 덕수궁 터는 우리 근현대사의 무대이자, 소중한 문화유산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지표조사 한번 없이 옛 덕수궁 터가 美대사관저로 편입되고, 5공시절 美대사관의 신축․이전 부지로 양해각서가 체결된 과정을 우리는 납득할 수 없다. 옛 덕수궁 북쪽 영역의 핵심지역인 미대사관 신축․이전 부지에 대해 발굴조사가 실시되어야 하며, 옛 덕수궁 터는 반드시 보존되어야 한다. 따라서 서울시와 관계당국은 과거 미국의 소유로 넘긴 옛 덕수궁 터를 반드시 재매입 해야 한다. 또한 美대사관측에 대해서는 그에 따른 대체 부지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美대사관측 역시 옛 덕수궁 터로 대사관과 아파트 등을 신축․이전하려는 계획을 전면 철회하고, 서울시 등 관계 당국과 협의하여 제3의 장소로 옮겨줄 것을 촉구한다.


3. 덕수궁을 비롯한 정동일대를 ‘문화지구’로 지정하여 특별관리하라.

  서울시와 관계당국은 덕수궁을 비롯한 중구 정동일대가 국가사적지와 서울시 유형문화재 등이 산재한 근현대사의 역사 공간임을 주목하고, ‘문화지구’로 지정하여 특별 관리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정동일대는 19세기말 20세기초 외세에 맞서 자주적 근대국가를 모색하던 대한제국의 무대이자, 근대화의 산실이다. 또한 서울지역에서 현재 유일하게 남아있는 근현대사 탐방코스가 아닐 수 없다. 외교관례를 존중하는 비엔나 협약도 중요하지만, 지금 우리들에겐 후손들에게 물려줄 역사적 자산과 교훈 또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위대한 유산이다. 더 이상의 난개발과 역사경관의 훼손을 막고,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서라도 서울시와 관계당국은 근대유산의 보고인 덕수궁과 정동일대에 대한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조치를 촉구한다.


  우리는 美대사관측의 부당한 요구사항들이 철회되고 우리의 뜻이 끝까지 관철될 때까지 우리와 뜻을 함께 하는 모든 시민사회단체, 학계, 문화예술계 등과 연대하여 범국민적인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 美대사관측은 관련법 개정 요구와 옛 덕수궁 터로 신축․이전계획을 전면 철회하라!
○ 美대사관측은 옛 경기여고 등 덕수궁 터를 반환하고, 새로운 부지를 관계당국과 협의하라!
○ 건설교통부는 사대적 발상에서 비롯된 법 개정 추진을 전면 중단하라!
○ 서울시와 관계당국은 美대사관 등의 예정부지를 재매입 하고, 그 대체부지를 마련하라!
○ 서울시와 관계당국은 덕수궁을 비롯한 정동일대를 ‘문화지구’로 지정하여 특별관리하라!
○ 서울시와 관계당국은 근대문화유산을 보호할 수 있는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수립하라!


2002년 5월 24일
(가칭)덕수궁 미대사관 신축을 반대하는 시민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