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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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대선후보 TV토론 관련 경실련 성명

  16대 대선 후보 합동 TV토론이 어제 처음으로 열렸다. 미디어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점 커져 가는 상황에서 이번 TV토론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매우 컸다. 그러나 어제의 대선 후보 TV토론은 정치적 공방의 수준에 머물러 후보간의 이념적, 정책적 차별성을 통해 유권자의 선택을 돕는다는 토론의 본래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 이는 후보들의 토론에 임하는 태도 탓일 수도 있으나 그보다는 제한된 답변과 반론 시간 등 잘못된 토론 진행 방식에 기인한 것이 크다고 보여진다.


  TV토론은 후보간의 질의와 답변, 반론 등 상호 치열한 공방을 통해서 후보간의 정책과 이념의 차이를 드러내는 場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어제의 TV 토론은 그런 차별성을 전혀 찾아보기 힘든 토론이었다.

  1분 30초간 답변, 1분의 반론 등의 제한된 시간은 후보들이 자신의 정책을 설명하고, 자신과 다른 상대방 후보의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이처럼 제한된 시간은 후보들에게 개별 정책에 대한 공방이 아닌 원론 수준의 발언으로 일관하게 만들어 후보의 정책이 무엇인지 판단하기 어렵게 했다.

  또한 동일한 시간 배분을 위해 세 후보가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답변하는 방식도 문제가 많다. 상호 공방을 통해 정책적, 이념적 차별이 보다 확연히 드러남에도 불구하고, 후보의 정작 반론을 해야하는 후보보다 앞서 다른 후보가 또 다른 주제를 꺼내는 바람에 번번이 핵심을 비껴가 버리는 등 한 주제에 대한 심도 있고 일관성 있는 토론이 어려웠다.


  따라서 이러한 토론회를 지켜 본 유권자인 국민들은 쟁점별로 후보자의 입장이 분명히 드러나지 않아 혼란스럽기만 하여 후보 선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정치공방 수준에 머무르는 토론 내용을 보며 후보들에 대한 거부감만 쌓이게 하는 결과가 되었다.    

  앞으로 두 번의 TV토론이 남아있다. 토론 진행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어제의 TV토론에서 나타났던 문제점이 고스란히 다시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대선TV토론위원회는 대선 후보 TV토론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는 방향으로 토론 방식을 전면 재고해야 한다.

  동일한 시간 배분에 의한 기계적 진행 방식에서 탈피하여 후보자간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드러낼 수 있는 최소한의 발언시간을 충분히 보장하고, 후보간 상호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후보간의 정책적, 이념적 차이를 명확하게 드러날 수 있는 방식이 도입되어야 한다. 두 후보씩 30분간 한 주제에 대하여 자유롭게 상호 토론하고, 문제점을 반박하는 방식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남은 두 번의 TV토론은 유권자들에게 대통령을 선택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