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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동숭동칼럼] 21대 국회는 민의를 따르는 개헌국회가 되어야
2020.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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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0년 5,6월호]

21대 국회는 민의를 따르는 개헌국회가 되어야

윤순철 사무총장

지난 5월 8일 문희상 국회의장은 “투표한 의원 수가 118명으로 의결정족수 3분의 2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이 안건(국민발안개헌안)의 투표가 성립되지 않음을 선포한다”고 선언하였다. 1987년 이후 30여년 만에 국회가 처음으로 발의했던 개헌안이 사회주의 논쟁까지 붙으며 국민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표결이 불성립되어 투표함 뚜껑도 열지 못한 채 폐기되었다.

이 국민발안개헌안은 20대 국회 여야 국회의원 148명이 서명하여 3월 6일 발의(의안번호 24795)되었다. 내용은 간명하다. 헌법 제128조 제1항에 ‘헌법 개정은 국회재적의원 과반수나 국회의원 선거권자 100만인 이상 또는 대통령의 발의로 제안된다.’로 바꾸는 것이다. 원래 헌법개정발안권은 국민과 국회의원에게 있었으나 박정희 정권이 1972년 유신헌법 때 국민을 삭제하고 국회와 대통령만이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발안개헌안은 발의권을 국민들이 되돌려 받는 것이다.

국민들이 스스로 헌법을 고칠 수 있도록 하는 이 개헌안은 지난 1월 15일 헌법의 전면개정에 앞서 ‘개헌을 위한 개헌’, ‘개헌의 마중물’이 될 국민개헌발안권을 담은 원포인트 개헌을 다가올 4.15 총선에서 동시국민투표를 통해 실현하려는 보수와 진보의 26개 민간단체들이 결성한 국민발안개헌연대가 촉발하였다. 이에 여야 국회의원 11명이 2월 11일 ‘국회 국민발안개헌추진위원회(더불어민주당 강창일, 김종민, 백재현, 원혜영, 이종걸 의원과 자유한국당 김무성, 여상규, 이주영 의원, 바른미래당 주승용 의원, 대안신당 천정배 의원, 무소속 김경진 의원)’를 결성하면서 국회발의 운동이 시작되었고, 3월 6일 발의되었다.

2016년 개원한 20대 국회에 국민들은 헌법 개정을 강하게 요구하였다. 그리고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개헌 논의가 본격화되었다. 그러나 정치권과 국민들의 생각은 달랐다. 국민들은 “1987년에 개정되어 33년 동안 단 한 차례도 개정되지 않는 동안,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로 바뀌는 등 헌법 환경이 크게 변화하였으니 분권과 협치의 시대정신을 담는 국민의 요구를 반영한 헌법을 만들자”고 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기본권 강화 보다는 권력 구조를 바꾸는 데 관심을 가졌다. 외형적으로 20대 국회는 2017년 1월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를 발족하고, 문재인 대통령도 2018년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하자는 대선후보 시절의 공약 이행을 추진하면서 개헌 논의는 출발하였다. 그러나 개혁과 민생에는 식물국회, 이익 앞에서는 동물국회라는 평가를 받았던 20대 국회는 딱 거기까지였다. 여당은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하여 4년 중임제를, 야권은 모든 권한이 대통령에 집중돼 있다며 분권형 대통령제를 주장하며 당리당략에 계산하기에 바빴던 개헌특위는 여야 정쟁의 장으로 변질되었다. 더구나 지방선거와 개헌안을 동시에 투표해야하는 상황이었으니 개헌안이 선거에 미칠 영향을 더 중요하게 고려하였다. 개헌환경이 출발 시점부터 조성되기 어려웠다.

2018년 문재인표 개헌안도 국민발안개헌안처럼 표결 불성립으로 자동 폐기되었다. 시민사회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필요했던 지방분권, 경제 부문의 토지공개념 강화와 경제 불평등 해소를 위한 상생, 노동자의 권리강화 등 기본권, 국민소환제와 국민발의제 등 직접민주제 강화와 같은 시대흐름에 부합하는 내용들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이 개헌안도 야당의 반발로 폐기되었다.

여당의 압승으로 끝난 총선 후 다시 헌법 개정이 제기되고 있다. 21대 국회는 부끄러운 민낯만 보여주었던 20대 국회를 닮아선 안 될 것이다. 개헌을 국회에 가둬선 안 된다. 2022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전에 개헌을 하려면 올해와 내년이 적기이다. 개헌은 국회와 정치권에 맡겨선 부지하세월이란 따가운 비판을 인식하고 시대정신을 담고 국민의 총의를 모아 개헌을 실현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다음은 국민발안개헌안을 발의한 국회의원을 148명의 기록이다.
강창일·원혜영·이철희·백혜련·송영길·김병관·이원욱·김철민·윤영일·박경미·김종민·김영주·천정배·오영훈·백재현·서영교·김경협·우원식·남인순·김삼화·위성곤·이개호·김한정·강훈식·기동민·이석현·정성호·김영춘·이태규·이종걸·김경진·이용주·송갑석·박선숙·제윤경·박범계·박찬대·정인화·서삼석·유성엽·채이배·김광수·최도자·박지원·장정숙·박주현·조배숙·박주선·장병완·김진표·안민석·민병두·손금주·김부겸·전재수·서형수·심재권·박정·정춘숙·권은희·윤일규·이후삼·송옥주·김병욱·홍일표·김두관·도종환·이학영·김민기·황희·유민봉·박명재·금태섭·김용태·김정호·유동수·이혜훈·강석호·김성태·안호영·노웅래·김무성·안규백·여상규·이상민·김영호·조정식·어기구·전현희·진선미·고용진·정운천·이상헌·오제세·유승희·백승주·김상희·이종배·한정애·박광온·우상호·이종구·안상수·장석춘·신용현·정병국·정진석·강길부·김학용·정갑윤·이명수·김종회·정재호·신창현·신경민·이훈·권칠승·박홍근·홍익표·이용득·최재성·맹성규·권미혁·조승래·윤후덕·신동근·김수민·주승용·최경환·심기준·김관영·윤소하·추혜선·여영국·김종대·윤호중·이용호·김태년·황주홍·인재근·임종성·정동영·최운열·홍의락·심상정·이정미·김종훈·소병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