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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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검찰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

검찰 스스로의 반성이 필요하다는데 한 목소리,
검찰의 독립성을 확보하되 막강한 검찰의 권한에 대한 견제 장치는 마련되어야


  최근 검사 출신이 아닌 인사의 법무부 장관 임명, 검찰의 파격 인사안을 두고 벌어진 검사들의 항명 파동, 그리고 이어진 노무현 대통령과 평검사와의 대화는 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3월 14일, 프란치스꼬 교육회관에서 열린 경실련 주최 검찰개혁 토론회는 이러한 국민적 관심으로 이어진 검찰개혁의 방향이 어떻게 이루어져야할지를 모색해보는 자리였다.

  강경근 숭실대 교수가 사회를 본 이번 토론회에서는 한결같이 제도 개혁 이전에 검찰 스스로의 성찰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지만 총장의 인사제청권, 총장의 임기보장 등 구체적 제도 개혁 방안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특권의식을 버리고 검찰 스스로 개혁에 나서야 성공할 수 있다!

  발제에 나선 김상겸 교수(동국대 법대, 경실련 시민입법위원)는 “검찰개혁은 과거 이미 상당 부분 시민단체 및 관련 전문가들이 논의해온 것이지만 검찰의 검찰의 파격 인사에 대한 검찰 내 반발로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되었다”고 평가했다.

  김교수는 “검찰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준사법기관이지만, 이러한 사법기관의 한축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사회질서가 바로서지 않게 된다”면서 “우리 사회의 개혁의 주체로서 기능해야할 검찰이 중립성을 지키지 못하면서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개혁의 대상이 되었다”고 비판했다.

  김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풀기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검찰의 자기 반성을 통한 스스로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교수는 “검찰 스스로가 국민들의 불신을 직시하여 스스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하며, 검찰이 갖고 있는 특권의식이나 군림하려는 자세는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제도개혁의 방안으로는 김교수는 검찰인사위원회의 활성화, 검사동일체 원칙 폐지, 법무부장관의 검찰총장 지휘권 폐지, 내부결재제도의 개선, 특검제의 상설화 등을 제안했으며, 변호인의 참여권 보장, 자백의 증거능력에 관한 형사소송법의 개정, 수사 서류에 대한 열람, 등사 허용, 영장실질심사제도 도입, 검사윤리강령제정 등의 국민의 봉사자로서의 검찰 조직이 되기 위한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김교수는 “개혁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며 “국민적 공감대가 이루어지고 검찰이 스스로 개혁을 한다면 그것이 가장 성공적인 방안”이라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발제에 이은 토론에서는 검찰 출신인 강지원 변호사와 홍준표 의원이 검찰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 검찰 인사권을 검찰총장으로 이양할 것을 주장했고, 다른 토론자들은 막강한 검찰 권한 견제를 위해 장관의 인사권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검찰총장은 청와대쪽을 쳐다보지도 말라

  얼마전까지 검사로 활동했던 강지원 변호사(법무법인 청지)는 검찰의 독립성과 민주성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강변호사는 청와대가 검찰 인사와 수사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금지조항의 신설, 법무부와 검찰총장의 자의적 인사를 봉쇄하기 위해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검찰인사전권위원회’를 신설, 검찰총장 1인에게 권한이 집중된 ‘제왕적 검찰총장’에서 벗어나 일선 검사에게 전권 이양 등을 제안했다.

  이로 인한 검찰의 파쇼화를 막기 위해 “검찰의 자의적 처분에 대한 사법부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재정신청제도를 전면확대와 검찰과 경찰과의 역할분담, 단독관청성을 가지는 검사의 경력 상향 조정을 통해 초임검사 배제, 기소심의제도를 도입, 불구속 수사의 전면적으로 확대 등의 견제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변호사는 “임기 2년 동안 청와대쪽은 쳐다보지도 마십시오, 대신 국민과 국가만 쳐다보십시오”라는 새검찰총장에 대한 따뜻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바람이 불지도 않았는데 우리 검찰은 누워버린다

  평검사로 11년동안 근무했다는 홍준표 국회의원(한나라당)은 “바람이 불면 풀이 눕지만, 우리 검찰은 바람이 불기도 전에 누워버린다”며 정치권의 눈치를 보는 검찰을 강력히 비판했다. 홍검사는 “검찰이 취급하는 사건의 99.9%가 일반 형사사건이지만 소위 0.1%의 정치적인 사건으로 인해 불신을 받고 있다”며 “일반 검사들은 어렵고 힘들게 수사하고 있음에도 일부 정치검사와 수뇌부 때문에 매도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제도개혁에 대한 방안으로 홍의원은 “검찰총장으로의 검찰인사권 이양”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현행 경찰청장, 국세청장은 공무원들의 제청권을 갖고 있으나 검찰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인사권을 통한 수사권 통제가 법무부장관의 제청권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1차적 인사권은 총장에게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차관급(검사장) 이상이 40명이 넘는 상황에서 승진을 위해 부당한 지시에 순응하고, 엉터리 수사가 되고 있다며 고위직은 폐지하고 직급을 대폭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홍의원은 총장 임기 보장과 특검제 상설화에 대해서는 반대했다. “임기제 보장은 소신있게 수사를 하라는 것이지만 임기제 보장으로 인해 총장이 잘못되었을 때 바꾸지도 못하게 된다”며 총장의 임기보장에 반대했으며, “검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특검을 얘기하는 것이지, 검찰이 제자리로 돌아가면 특검이 필요없다”며 특검제가 만능이 아님을 주장했다.


검찰의 권한은 국민이 부여한 것, 수사권 독립을 외치기 보다는 통렬한 반성이 먼저다.


  김갑배 변호사(대한변협 법제 이사)는 “평검사들이 반성하기는커녕 조직이기주의 관점에서 오만한 태도를 보였으며, 인사권을 총장으로 이양하라고 반복해서 주장한건 검사들의 의식수준을 보여주었다”면서 대통령과 평검사의 대화에서 나타난 검찰의 태도에 대해 통렬히 비판해 주목을 받았다. “민주사회에서 국민이 주인이며, 국민을 위해 권한을 행사해야할 검찰이 이제까지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반성은 하지 않고 검찰권 독립을 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변호사는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검사들의 항변에 대해서도 “비정규직 노동자가 과반수가 넘음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상황에 있는 일하고 있는 노동자, 이동권 보장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장애인들, 수많은 사회적 약자들은 생각지도 못하고, 모든 것이 보장되어야 제대로 수사할 수 있다라는 검사들의 주장은 이해할 수 없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변호사는 구체적인 개혁 방안으로 “현행 총장이 법무부장관으로 승진하는 구조를 폐지하고, 장관은 검찰 출신이 아닌 인사로 해야 하며 법무부 간부들도 일반 인사로 하여야 하고 법무부의 인권 보호 기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의원의 검찰총장 임기 보장 반대 주장에 대해 김변호사는 “법률에 규정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중립성이 흔들렸던 것으로 검찰 총장이 신망받는 인사로 임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며 총장의 임기 보장을 주장했다.


인권 친화적인 검찰로 거듭나야

  서보학 교수(경희대 법대)는 0.1%의 정치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해 불신을 받고 있다는 홍의원의 주장에 대해 “헌법소원 사건의 절반 이상이 불기소처분에 관한 사건 차지하고 있는 것에서 보여지듯이 일반 형사사건에 대해서도 축소, 편파수사에 대한 문제 제기도 매우 높으며 검찰의 수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서교수는 “일반형사사건을 검찰과 경찰로 분산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요한 사건을 제외하고 경찰이 수사토록 하고, 검찰이 경찰에서 넘어온 사건에 대해서만 체크하고, 공소유지 등의 본래 업무를 전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검찰의 가혹수사나 강압수사가 이루어질 수 없도록 인권단체, 인권위 등 외부의 감시가 강화되도록 법적 장치 마련되어야 하며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해서 피의자 신문 과정에 변호인 참여 보장을 통해 인권 보호를 실질적으로 보장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교수는 “검찰의 신문 조서를 증거능력으로 인정되지 않도록 하여 내사단계에서 가혹행위를 통한 자백 위주의 수사를 버리고 합리적 과학적 수사 관행이 정착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무부와 검찰은 이원화 되어야

  마지막 토론자인 권해수 교수(한성대 행정학, 정부개혁위원장)는 법무부와 검찰의 이원화를 주장했다.

  권교수는 “현재의 검찰의 위기는 신뢰의 위기로 볼수 있다”며 “투명성과 민주성의 강화 측면에서 검찰개혁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교수는 “이제까지 법무부와 검찰은 조직개편의 무풍지대, 검찰개혁은 법무부개혁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며 “법무부는 궁긍적 목적은 인권 보호, 인권위를 없애고 인권위와 같은 본연의 조직으로 탈바꿈하여 법무부는 변호사 혹은 법률전문가가 임용되어야 하며, 법무부와 검찰간의 인사교류는 완전히 차단되어야 하고, 특히 법무부 기획관리실장이나 보호국장은 민간인으로 충원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검찰의 조직개편에 대해서도 사법부의 심급 구조에서 유래된 대검,고검,지검(지청) 조직 구조 축소, 총장의 임기 3년 이상 보장, 직급체계의 단순화 등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권교수는 마지막으로 법조개혁을 논의할 때는 법조인 출신을 배제해야 할 것을 제안했다. “전문가가 아닌 이해당사자는 철저한 동료의식이나 직업이기주의에서 벗어나기 어려우므로 1차 안을 마련한 후 이해당사자의 의견수렴 하는 절차가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개혁의 절호의 기회

  이번 검찰 개혁 토론회에서는 다른 토론회와 달리 방송사 카메라들이 토론회 내내 자리를 지켰다. 이는 검찰개혁이 국민적 관심사라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해주었다. 김상겸 교수는 항간에 검사스럽다라는 말이 떠돌고 있다면서 그만큼 검찰의 신뢰가 땅에 떨어져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국민적 신뢰 회복을 위해 검찰 스스로의 성찰을 통해 국민의 인권 보호를 위한 최후의 보루로서의 제기능을 다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에 모든 참석자들이 뜻을 함께 했다.

  사회를 맡은 강경근 교수(숭실대 법대, 경실련 前시민입법위원장)는 검찰 개혁 토론회가 연례행사로 계속되는 것은 변화가 없었다는 것의 반증이라면서 이번 토론회 등 운동을 통해 한가지라도 고쳐졌으면 하는 바램이라면서 토론회를 정리했다. 

<취재 및 정리:홍보팀 김미영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