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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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죽어서도 갈 곳 없어 떠돌아다녀야 하나?

-서울시 원지동 추모공원 대신 종합병원 건립 계획 밝혀 논란


  서울시가 원지동 추모공원 부지에 종합병원을 건립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추진을 강행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오늘 모 일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원지동 추모공원 부지는 원래 개발제한 구역이었으나 서울시가 장묘 대란이 우려된다며 추모공원 조성을 요청해 건교부가 이를 받아들여 그린벨트에서 해제했다고 한다. 건교부가 서울시의 계획 변경 사실을 미리 알고 용도변경하지 말라는 공문까지 보냈으나 서울시가 병원건립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서울시가 정부의 개발제한구역 운영방침을 어긴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 8일, 언론을 통해 서초구 원지동 추모공원을 종합병원 부속시설로 짓기로 서초구측과 조율을 마쳤으며 화장로 규모는 5기를 우선 건설하고 2010년까지 11기로 늘리는 문제를 막판 조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사실상 원지동 추모공원을 백지화 한 것이라는 시민단체들의 강력한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서울시의 무책임한 행정을 비판하고 원지동 추모공원 백지화를 반대하는 경실련, 서울환경연합 등 시민단체들의 연대 집회가 지난 12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열렸다.
집회 참석자들은 이번 서울시의 추모공원 백지화는 전국적으로 진행되었던 장묘 문화 개선운동의 흐름을 뒤로 후퇴시키는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시는 지난 2001년 시민단체 대표 및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한 추모공원건립추진협의회와 추모공원 부지 선정과 내용을 협의하여 서초구 원지동을 최종 부지로 결정한 바 있다.


  서울환경연합 이철재 간사는 “2001년 서울시가 추모공원 건립을 추진하면서 서울시민의 화장률이 2005년에는 70%에 이르게 되어 화장시설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하면 장묘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으면서도 지금 와서 태도를 바꾸는 것은 서울시 행정이 시민들의 편의보다는 정치적 논리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간사는 서울시가 원지동 추모공원을 대신해 파주시 용미리 추모공원 건립계획에 대해서도 “용미리는 이미 장묘시설로 가득차 있어 시민공원으로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서울시민이 굳이 경기도 추모공원을 이용해야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반박하며 “이명박 서울시장은 전형적인 님비 시장”이라고 성토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조남호 서초구청장도 도마에 올랐다. 조 구청장은 86년 서울시 보사국장 시절 경기도 벽제에 서울시 추모공원을 추진한 당사자였다. 장묘시설에 대한 인식이 지금보다 더욱 열악한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장묘 시설을 완공한 실무 책임자가 이제 와서 자기 동네는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이날 시민사회단체들은 원지동 추모공원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 서울시와 서초구와 함께 논의 기구 구성을 제안하고 서울시와 서초구의 추모공원 왜곡 결정에 강력히 투쟁할 것임을 밝혔다.

공공기관의 일관성 없는 무책임한 행정으로 인한 피해는 결국 서울시민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것이다. 이번 서울시의 추모공원의 백지화로 인해 어쩌면 서울시민들은 죽어서도 갈 곳 없이 이곳저곳 떠돌아다닐지도 모를 일이다.

(2003.06.12)

<취재 및 정리 : 홍보팀 김미영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