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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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시대적 흐름과 사회적 다양성을 반영하는 대법관 인선을 촉구한다.

  참여정부 출범이후 첫 신임 대법관 선정을 위해 12일 열린 대법관 제청 자문위원회가 파행으로 치닫은데 이어 제청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박시환 판사가 사표를 제출했고, 법원 내부에서도 판사 100여명이 집단서명을 통해 문제제기 하기에 이르렀다.


  그간 법조계 내외에서 사법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이번 대법관인선을 앞두고 시민사회는 사회의 다양성을 반영할 수 있는 대법관구성을 기대하였고, 법조계의 오랜 병폐로 지적되어온 서열주의 인사관행을 타파할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는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이번에 대법원이 보여준 모습은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기는커녕 기존의 서열주의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법부의 퇴행적 면모를 그대로 다시 보여주었다.


  경실련은 사회의 다양한 요구와 주장을 반영할 수 있는 대법관제청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제청자문위원회 설치의 취지도 살리지 못한 이번 파문에 유감을 표하는 바이며, 사법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를 잘 살피어 원점에서 이번 대법관인선을 재고하기를 촉구한다.

1. 대법원장은 시민사회와 법원내부 개혁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지난 6월 대법관 제청자문위원회가 설치되면서 국민들은 법관인사가 밀실에서 벗어나 외부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대법관제청자문위의 취지가 무색하게 대법원장은 기존 관행에 따른 인선을 강행했다. 강금실 법무장관이 회의 도중 퇴장하고 박재승 위원(변협회장)이 사퇴서를 제출한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라고 본다. 최종영 대법원장이 추천한 3인의 후보는 모두 사시10, 11회 출신의 현역법원장으로 이들의 면면을 볼 때 이번 인사는 기수서열중심의 인사관행의 반복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다양성을 담보한 대법관구성을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요청, 서열중심인사를 타파하라는 법원내부의 목소리 모두를 무시한 처사가 지금의 갈등에 이르게 한 것이다.


2. 대법관 인적구성의 다양성은 시대적 요구이며,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대법원은 정책법원이다. 그 구성원인 대법관은 사회의 다양한 집단과 가치를 반영할 수 있는 인사로 구성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껏 우리의 법관임용에서는 기수와 서열이 임용의 기준이 되었다. 사회의 균형을 잡아주어야 할 대법원의 판결 중에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을 받아온 사항이 적지 않은 것은 법관의 가치관이나 성향보다 기수를 따지는 서열주의인사의 결과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점점 분화되고 요구도 다양해지는 것이 오늘날의 시민사회이며, 법원은 사회의 다양한 가치들을 반영하여 사회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역할이다. 경실련은 대법원장이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고려해 ‘서열·기수중심 임용’에서 탈피하여 ‘대법관 인적구성의 다양성’이 보장될 수 있도록 이번 인선을 원점에서 다시 고려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