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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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평화] 20030918_이라크에 전투병이 아닌 민간지원단을 보내야 한다.

 

 이라크 추가파병문제로 우리사회가 온통 시끄러운 상황이다. 지난번과는 달리 이번에는 전투병인 데다가 인명피해도 계속되고 있고, 파병 시에는 연간 최고 2천억 원의 비용까지 부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쉽게 반대를 택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곤경에 처해 있는 미국이 모처럼 동맹국인 한국에 도움을 청하는데 무턱대고 거절할 수는 없다. 더구나 파병거부로 한미관계가 훼손될 경우 이라크에서의 경제적 이익추구도 불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주한미군의 주둔문제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러나 전투병 파병으로 야기되는 문제는 말할 수 없이 크다. 뒤늦게 명분 없는 전쟁의 뒤처리에 끼어 드는 격이니 국제사회의 손가락질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제껏 이라크 국민들이 한국에 대해 매우 좋은 인상을 가져왔는데 이번에 전투병을 파병하면 한국은 미국의 하수인으로 낙인찍히고 이라크뿐만 아니라 이슬람세계에 적대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어, 중동을 상대로 교역도 하고 사업도 해야 할 우리의 입장에서는 그 피해가 엄청나다. 따라서 이라크 전투병 파병은 우리의 명분과 실리적 측면에서 부정적이다.       


 

 그런데 한국의 전투병 파병은 미국의 입장에서도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한국은 치안유지보다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이라크에서 할 수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이 이라크에서 가장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일은 전쟁복구와 더불어 이라크에 시민사회가 활성화되어 하루빨리 이라크 국민에 의한 민주국가가 탄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란의 호메이니 독재처럼 또 하나의 이슬람독재로 가지 않고 민주주의국가로 갈 수 있어야 나중에라도 그나마 미국이 이라크 국민으로부터 역사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여지를 만들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은 미국을 싫어하지만 이슬람독재도 원치 않는 많은 이라크 시민들을 일깨워 그들을 민주세력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미국이 이렇게 하지 않고 친미세력 확장에만 부심하면 그 결과로 역사는 오히려 이라크독재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이 민주주의의 초석을 놓는 일은 점령군인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오히려 한국과 같은 나라에게 맡겨야 할 일이다. 한국에 대해서는 이라크 국민의 거부반응이 전혀 없다. 더구나 한국은 지난 27년 간의 군사독재를 종식시키고 십여 년간 시민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시민사회의 성숙을 이룩한 나라다. 지난 35년 간의 후세인 독재 이후 시민사회를 일으켜 민주주의를 키워가야 하는 이라크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경험을 가진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더구나 한국은 이라크에 관심이 매우 높아 가장 많은 NGO들이 전후지원에 참여한 아시아 국가다. 그렇다면 한국은 한국의 특성을 살려 새마을운동과 같은 경제부흥운동을 전개하고, 민주교육에 힘을 쏟고, 시민운동을 키워, 이라크의 시민사회를 활성화시키는 일에 전념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라크에 민주주의의 희망이 생긴다.


 

 그런데 만일 한국이 전투병 파견으로 이라크 국민에게 미국의 하수인으로 낙인찍히면 한국은 이러한 일들을 할 수 없게 된다. 너무도 소중한 한국의 역량을 고작 치안유지군 파병으로 망쳐 버리는 셈이 된다.


 

 한국이 파병 대신 이라크 시민사회 활성화에 거액의 돈을 쓴다면 바로 한국 때문에 이라크가 조속히 안정을 되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라크 사람들이 구태여 미국과 싸울 필요가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안정을 회복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한국정부가 전투병을 추가로 파견하는 것이 아니고, 이라크 시민사회의 활성화를 위한 민간지원단을 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한국정부는 거꾸로 미국을 열심히 설득해야 한다고 본다. 이 길만이 국론의 분열을 막는 길이며 동시에 미국과 한국이 함께 승리하는 길이다.(2003.09.18)


 

< 문의 : 통일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