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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젊은이들의 축제
2004.09.30
9,621

아시아 태평양 젊은이들의 축제


Pan-Asia Pacific Youth Leadership Summit 참가 보고기




  • 일자: 2004년 9월 19일(일) – 9월 21일 (화)


  • 장소: 일본 히로시마

아시아-태평양 젊은 지도자 정상회의는 왜 개최하는가?



[사진 1: 아시아-태평양 젊은 지도자 정상회의 배너]


이번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청년 지도자 정상회의(Pan-Asia Pacific Youth Leadership Summit)’은 2000년 190개국 정상들이 UN 회의에서 결의한 밀레니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 MDGs) -아래 박스 참조- 를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각기 어느정도 달성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각국 청년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논의해 보기 위해 UNDP(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 유엔개발계획)와 GPIW(The Global Peace Initiative of Women) 그리고 UNMC(United Nations Millennium Campaign)이 공동 주관하여 열린 행사이다.


  [박스] 밀레니엄 개발목표


     ① Eradicate extreme poverty and hunger : 2015년을 목표로 절대빈곤층과 안전한 식수를  마실수 없는 인구를 현재의 절반수준으로 낮추고,


     ② Achieve universal primary   education : 전체 아동의 초등교육 완전보급,


     ③ Promote gender equality and empower   women : 교육의 남녀균등 기회보장,


     ④ Reduce child mortality : 5세이하 아동의 사망률을  2/3 낮춤,


     ⑤ Improve maternal health : 출산사망률을 3/4 낮춤,


     ⑥ Combat HIV/AIDS,   malaria and other diseases : 면역결핍증, 말라리아 등의 질병으로부터 보호,


     ⑦ Ensure   environmental sustainability : 슬럼화된 도시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


     ⑧ Develop a global partnership for development : 개발도상국가들의 상기 7가지의 목표를 2015년까지 달성할 수 있도록 전세계가 상호협력적으로 돕는다.


 


2000년 당시 UN 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위의 8가지 목표를 2015년까지 달성하도록 노력하기로 결의(pledge)하였고 그 중간 점검단계로 내년 UN에서는 ‘2000+5’, 즉 밀레니엄개발목표 선언 이후 5년이라는 제목으로 대규모의 회의가 계획된 상태이다.


그리고 밀레니엄개발목표가 단순히 각국 정부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감시하고 끊임없이 정책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것임을 강조하기 위해 UNDP는 올 6월 아프리카 세네갈에서 ‘아프리카 젊은 지도자 정상회의(Pan-African Youth Leadership Summit)을 개최한 바 있다. 아프리카 회의에서는 아프리카 각국에서 각 2명씩 파견된 만 18세에서 30세 사이의 청년들이 모여 위의 개발목표를 자국에서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달성하기 위해 청년들이 해야 할 역할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모색하였다.


아프리카 지역회의의 후속으로, 이번 9월에 일본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청년들이 모여 같은 취지의 행사를 치르게 된 것이다. 이에 금번 아시아 지역회의에서는 150여명에 달하는 청년들이 각국을 대표하여 참석하였다. 본 회의는 크게 1) 하위 지역별(서남아시아/동남아시아-태평양연안/동북아시아-메콩지역), 2) 밀레니엄개발목표 하위 목표별(빈곤퇴치/AIDS와 여성/환경/교육/개발과 평화분야에서의 문화와 스포츠역할/국제파트너쉽) 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즉 하위 지역별로 모여 밀레니엄개발목표에 관해 논의하고, 각 개인이 관심을 두는 하위 목표별로 하위 지역과 관련 없이 다시 모여 논의하는 2가지 방향의 회의 형태를 취한 것이다.


왜 히로시마인가?


구체적인 회의 내용에 앞서 간단히 히로시마에서 본 회의가 열리게 된 상징적인 의미부터 짚어 보자면, 새로운 세기에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전쟁과 그로 인한 무고한 희생들을 되새기자는 의미에서 UNDP를 비롯한 주관 국제기구들이 히로시마를 회의개최지로 지목하게 되었다. 그래서 회의 참가자들은 본 회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히로시마 평화 박물관 (Hiroshima Peace Memorial Museum)을 단체관람 하였는데, 이 곳에는 1945년 8월 6일 원자폭탄이 투하된 히로시마 산업회관(Hiroshima Prefecture Industrial Promotion Hall)의 축소모형을 비롯한 수많은 모형자료 및 사진, 영상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사진 2: 히로시마 평화박물관 내에 전시된 산업회관(A-bomb dome) 축소모형]



[사진 3: 폭탄 투하 시간인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에 멈춰진 시계]


모든 형태의 전쟁을 반대하고 자국의 군국주의를 반대하는 의미에서 세워진 평화박물관을 중심으로 히로시마 시내(downtown)가 형성되어 있었다. 아시아 지역의 젊은이들이 다음 세대의 평화문화를 위해 전진해야 할 주체라는 점에서 히로시마에서의 회의 개최는 나름의 의미를 가졌다고 본다. 하지만 관람을 마치고 가진 질의응답시간에 참가자들은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및 평화헌법 개정문제로 불거진 일본의 우경화 움직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다.


MDGs 달성을 위한 아시아 청년들의 역할은?


1. 지역별 모임



[사진 4: 동북아-메콩지역 모임을 위해 모여앉은 참가자들]


뒤이어 가진 동북아-메콩지역 모임에서 회의 마지막 날 공포될 선언문(declaration) 채택을 위한 기초적인 논의가 진행되었다. 지역 참가자들은 1) 지난 10년간 중국과 베트남과 같은 국가에서 빈곤퇴치가 상당부분 이루어졌으며, 2) 특히 인도는 정보 통신 분야에서 눈부신 성장을 거둬 개발과 빈곤퇴치 영역에 응용하고 있으며, 3) 말레이시아와 태국의 경우에는 교육, 보건분야에서 MDG 목표치를 상향 달성하였음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1) 아시아 지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빈곤인구가 많은 지역이며, 2) 양성평등 (gender equality) 영역은 상당부분 발전이 뒤쳐졌으며 3)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젊은이들은 HIV/AIDS에 심각히 노출되어 있고, 높은 실업률과 빈곤, 질병에 시달리고 있으며, 4) 특히 아시아지역 소녀들이 성적 학대와 매춘으로 인해 청년으로서의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2. 목표별 모임


위에서 지적한 MDG 하위 목표별 모임이 이어 열렸는데, 각 주제별로 관심 있는 참가자들이 모여 해당 주제의 목표달성을 위해 젊은이들이 할 수 있는, 그리고 해야 하는 역할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사진 5: 국제 파트너쉽 주제 모임 중인 참가자들]


1) 빈곤퇴치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빈곤퇴치를 위해서, 각국의 젊은이들은 젊은이들끼리의 모임을 구성하여(self-help group) 서로 돕는 시스템을 만들고, 안정적인 취업상태를 모색하며, 안정적 취업을 위해 기업에 기업정신을 강조하여 기업-청년 연대를 만들며, 각국의 빈곤퇴치 성공사례를 여러 나라 젊은이가 공유하는 시스템 마련을 주문하였다.


2) AIDS와 여성


아시아 각국은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국의 문화실정에 맞는 성교육을 젊은이들과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연구하고, 기초보건 분야에서 젊은이들에게 친근한 환경을 조성하며, 각국 정부와 정치지도자들이 AIDS 퇴치와 감염자 치료를 위해 책임감 있게 일할 수 있도록 지도자들을 위한 프로그램(leadership program)마련을 강조하였다.


3) 환경


지속가능한 환경개발을 위해서 환경관련 과목을 전 학교에 보급하여 젊은이들을 교육할 수 있도록 하고, 농민과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유기농법을 이용한 농산품이 제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프로그램 개발을 제안하였다.


4) 교육


교육 분야는 특히 아시아 국가별로 그 발전정도가 상이한 분야 중의 하나인데, 경제개발이 뒤쳐진 나라에서는 초등 및 중등 교육의 확대가 가장 급선무인 과제로 부각되는 반면 한국, 일본, 대만 등 경제개발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나라에서는 교육기회의 확대 보다 교육의 질 향상, 자기정체성 발견 교육 실시, 고학력자 청년실업 극복 문제가 강조되었다. 이를 위해 교육수준 정도가 비슷한 지역별로 지역 현황 조사 프로젝트를 개발하고(수직적 프로그램), 이와 동시에 아시아 교육 네트워크(수평적 프로그램)를 진행시켜나가기로 결의하였다.


5) 개발과 평화분야에서의 문화와 스포츠역할


이번 주제별 회의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분야 가운데 하나였는데, 딱딱한 이론이나 지루한 프로그램 보다 문화행사나 스포츠 경기를 통한 캠페인의 파급력이 훨씬 더 크다는 점에서 제안된 주제이다. 즉 시민사회와 연대하여 학교에서 MDG관련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문화계나 스포츠계의 유명인사를 활용하여 MDG의 대국민 홍보활동을 펼치는 사업이 제안되었다.


6) 국제 파트너쉽


국제 파트너쉽의 개발은 주로 아시아 젊은이들 사이에 연대활동을 강화하여 각국에서 MDG를 2015년 안에 달성할 수 있도록 주제별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논의되었다. 국제 파트너쉽 분야에 관심을 지닌 참가자들이 모여 각자가 기여할 수 있는 분야, 예를 들어 홈페이지 제작, 국제회의 조직, 연구조사 용역지원 등을 기입하고 모든 회의 참석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한국 정부와 청소년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3박 4일간의 회의 일정을 진행하면서 느꼈던 점은 우선 한국정부가 국제 문제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이번 행사를 주체적으로 준비하면서 아시아 각국의 청소년들과 UNDP 고위 관리들에게 일본 문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일본에 대해 호의적인 인상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이는 단순히 국제회의를 개최함으로써가 아니라 회의 일정 가운데 매일 새로운 주제로 일본 고유의 문화 공연을 보여주고 그 의미에 대해 모든 참석자들이 공유할 수 있게 함으로써 추후 아시아 각국의 중요한 보직에서 일하게 될 청소년들에게 잊을 수 없는 인상을 남기게 한 것이다.



[사진 6: 타이코(큰북) 공연 모습]



[사진 7: 히로시마평화박물관에 있는 평화연못: 사진 뒤편에 아주 조그맣게 원자폭탄을 맞았던 A-bomb dome 이 보이고 그 앞에 작은 횃불이 있다. 그리고 사진에 보이는 반원형의 석상이 곧 무덤(grave)을 뜻한다. dome 이 과거의 전쟁을 뜻한다면, 횃불은 현재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을 의미하고 무덤은 그로 인한 희생자를 뜻한다고 한다. 그리고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무덤 앞에 분수대가 자리하고 있는데 이것이 미래의 희망을 의미한다고 한다]


한국정부는 국제회의 개최를 더욱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하며 아울러 밀레니엄개발목표에 대해서도 한국이 할 수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 1번부터 7번까지의 목표를 이미 달성한 한국정부는 사실 밀레니엄개발목표에 대해 무관심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태도는 개발도상국가의 개발을 도우며 국제사회에서 나름의 기여를 하고 있는 북유럽 국가 및 일본과 비교해볼 때, 매우 안일한 태도임에 분명하다. 국내문제의 해결도 중요한 사안이지만, 한국정부가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높여가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기여를 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또한 한국정부 및 한국 시민사회는 대국민 홍보를 통해 국민들의 밀레니엄개발목표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고 좀 더 대중적인 캠페인을 개발하여야 한다. 국내경제침체를 이유로 국제문제를 등한시하기보다 오히려 국제 연대를 통해 국내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는 해법이 가능하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 경실련 국제연대 김도혜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