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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시사포커스] 현 정부 3년 서울 아파트 14% 상승했다는 통계, 전적으로 믿으시겠습니까?
2020.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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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0년 11,12월호 – 시사포커스(2)]

현 정부 3년 서울 아파트 14% 상승했다는 통계,
전적으로 믿으시겠습니까?

 

정택수 부동산건설개혁본부 팀장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가 계속되고 있다. 서울에서 시작된 아파트값 폭등은 전국 집값 상승과 전세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정책실패의 책임자들은 현 정부 임기동안 서울아파트값이 14%밖에 오르지 않았다는 아무도 믿지 않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11월 3일에는 국토부의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이 발표됐다. 현행 공시가격이 낮은 시세반영률, 유형별·가격대별 시세반영 격차 등의 문제가 있음을 일부 인정하고, 향후 5년~15년간 시세의 9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내용이다.

공시가격, 공시지가 등 공시가가 시세를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는 1990년 공시지가 제도도입 이후 계속 제기되어온 사실이다. 공시가 조사에는 올해에만 1,800억 원의 예산을 사용했으며, 그 결과를 부동산 관련 각종 세금 부과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중요도가 매우 높다. 공시가 현실화는 법 개정 사안이 아니므로 정부가 인위적인 가격 조작만 중단하면 당장이라도 실현할 수 있다. 막대한 예산 및 세수가 직결된 공시가 제도에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고서도 즉각 해결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이다.

분석결과, 2008년 2,281만 원이던 서울 아파트 평당 시세는 12년간 1,875만 원(82%) 상승하여 4,156만 원이 됐다. 25평 기준 5.7억에서 4.7억이 올라 10.4억이 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 3년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은 평당 1,531만 원이고, 지난 12년 상승 1,875만 원의 82%를 차지했다. 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 상승액 344만 원의 4.5배이기도 하다.

정부가 발표한 공시가격은 2008년 1,740만 원에서 12년간 1,240만 원(71%)이 올라 2,980만 원이 됐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동안 102만 원(6%) 올렸고, 반면 문재인 정부 3년 동안에는 1,138만 원(62%)을 올렸다. 문재인 정부가 공시가격을 과거 정부보다 11배나 더 많이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23일 경실련이 KB 주택가격 동향 중위가격을 근거로 문재인 정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52%라고 발표하자 국토부는 감정원 통계인 14%라며 반박했다. 국토부 발표 14%는 이번 경실련 조사로 도출된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58%와는 44% 차이가 난다. 또 국토부가 매년 발표한 문재인 정부 공시가격 상승률 합은 39%인데, 경실련 공시가격 상승률 62%와 23% 차이가 난다. 경실련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58%, 공시가격 상승률은 62%로 4%밖에 차이가 없다. 그러나 정부 발표 아파트값 상승률 14%와 공시가격 상승률 39%는 25%나 차이가 난다. 결국, 정부가 발표한 두 가지 통계 모두 조작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국토부가 발표한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14%가 사실이라면 2017년 아파트 시세 2,625만 원(6.6억)에 14% 상승률로 산정한 368만 원(2,625만 원×14%)을 적용하면 2020년 시세는 2,993만 원(7.5억)이 된다. 2020년 공시가격이 2,980만 원이므로 시세반영률은 99.6%가 된다. 공시가격은 이미 현실화가 완성되었다는 뜻이며, 국토부가 밝힌 2020년 공시가격 시세반영률 69%는 거짓 수치가 된다. 이처럼 정부의 아파트값, 공시가격, 시세반영률까지 모든 수치가 제각각인 이유는 부동산 통계가 밀실에서 조작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리 국민이 믿을 만한 정부의 부동산 통계는 사실상 전무한 실정인 것이다.

신뢰할 수 없는 공시가격 현실화 약속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뿌리부터 잘못된 부동산 통계 제도를 바로잡는 일이다. 정부가 경실련의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52% 발표를 반박하며 14% 상승이라고 주장했다. 14% 통계를 두고 국민 대다수가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비판했지만, 정부는 지금까지도 이 통계만을 인정할 수 있다며 부동산가격 폭등으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속이고 있다.

공시가격 조작문제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아파트는 공시가격으로 보유세를 부과하는 반면 아파트 주변 상업지, 업무용 토지 등 상가나 빌딩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낸다. 문제는 주택 중 아파트의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70% 수준인데, 토지의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은 30~40%에 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5년 공시가격 제도 도입 이후 지난 15년 동안 재벌과 건물주 법인 고가주택 등 부동산 부자들은 아파트 보유자에 비해 절반 수준의 공시지가를 적용받아 80조 이상 세금 특혜를 누렸다.

정부는 부동산 통계조작의 원인을 명확히 밝혀내어 즉시 바로잡아야 한다. 일부 관료들이 독점하고 있는 통계산출 근거, 시세반영률 등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검증된 가격이 공시되도록 해야 한다. 공시가격제도는 즉시 폐지하고 공시지가로 일원화하되 공시지가를 내년부터 당장 2배 이상 인상하여 17년간 계속된 불공정 과세를 중단해야 한다. 아울러 담당 관료를 문책하고, 전면 교체를 단행하여 다시금 통계조작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잘못된 진단은 잘못된 처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의 계속된 부동산정책 실패는 왜곡된 통계문제와 떼려야 뗄 수가 없다. 정부는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부동산 통계체계를 구축하고 근본적인 부동산 대책을 구축하는 일에 전념을 다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