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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5·31’ 공약 부실… 평균 C+ ‘턱걸이’
2006.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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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실현성 없어…3점이상 14명뿐

 

 5·31 지방선거에 나선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저마다 정책선거를 외치면서 다양한 공약을 쏟아냈지만 대부분 부실한 것으로 평가됐다.

 

 공약 검증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실현 가능성을 무시한 구호성 공약이 대부분이고, 지역 사정과 예산을 감안하지 않는 ‘헛공약’도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도권에 비해 지방 후보들의 공약이 더욱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일보·경실련 공동 공약검증단이 25일 16개 광역단체장 선거에 나선 주요 후보자 52명에 대한 공약 평가를 집계한 결과, 전체 평점은 2.69점(4.5점 만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별로는 민주노동당이 2.90점으로 가장 높았고, 열린우리당(2.66점)과 민주당(2.67점)이 뒤를 이었다. 한나라당은 후보별로 편차가 심한 가운데 평점 2.60점을 기록했고, 국민중심당(2.53점)은 꼴찌를 면치 못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대도시 후보들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반면 지역주의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는 공약이 부실한 것으로 평가됐다. 지역별 후보들의 평점은 서울(3.15점)이 가장 높았고, 부산(2.95점)과 인천(2.92점)도 양호한 수준이었다. 반면 대구(2.24점)는 최하위를 기록했고, 광주(2.26점) 제주(2.32점) 경북(2.45점)도 대체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분야별로는 주민참여 확대 방안(3.09점), 복지예산 확충 계획(2.89점), 취약계층 지원 대책(2.86점)에 관한 공약이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주택난 해소 방안(2.34점)과 도시발전계획(2.21점)은 부실 공약으로 드러났다. 또 후보들이 내세우는 3대 핵심공약에 대한 평가는 2.55점으로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평가 대상 52명 중에서 평점 3점 이상을 받은 후보는 14명에 불과했다. 진대제 열린우리당 경기지사 후보가 3.50점으로 가장 높았고, 김진선 한나라당 강원지사 후보(3.41점)와 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3.40점)가 뒤를 이었다. 민주노동당 소속 김용한 경기지사 후보와 박춘호 대전시장 후보는 각각 3.32점을 받았고, 김종철 서울시장 후보가 3.30점을 기록했다. 
  

소순창 ‘공약검증단’ 공동단장 인터뷰  “실현가능성 없는 과대·부실 공약 남발 
 
“지방선거가 대통령선거의 전초전으로 변질됐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는 제1공화국 이승만 정부 시절의 지방선거(1952년 4월, 5월)와 다를 게 없습니다. 지방선거가 지방선거다워지지 않으면 정책선거는 요원합니다.”

 

 문화일보·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5·31 유권자 정책선거운동본부 공약 검증단’ 공동단장을 맡은 건국대 소순창(행정학) 교수는 25일 전국 16개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공약검증을 마친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지방선거가 ‘지역 축제’가 못되는 이유는 중앙정치가 후보를 정하고, 중앙정치의 바람과 이슈가 선거판을 뒤흔들기 때문이라는 지적이었다. 소 교수는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 폐지 ▲매니페스토(참공약 선택하기) 운동 지속 발전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후보들 공약이 과거와 어떻게 달랐나.

“전체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실현가능성 없는 과대공약, 급조된 부실공약이 많았다. 또 선거 전까지만 해도 모든 후보들이 매니페스토 운동에 동참할 것처럼 말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매니페스토식 공약제출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당별로도 차이가 있었나.

“여당 후보들은 지지율에서 밀리다보니 실현가능성이 낮은 공약들을 남발하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 한나라당 후보들은 ‘이만하면 됐다’고 판단했는지 공약을 많이 내놓지 않았다. 민주당 후보들도 전반적으로 부실하긴 마찬가지였고, 민주노동당 후보들은 사회복지 정책에서 강점을 보였지만 ‘생산적 복지’보다는 ‘소비적 복지’에 치우치는 한계를 보였다.”

 

―예상보다 공약들에 대한 평가가 나빴는데.

“공약 평가의 기본 잣대는 실현 로드맵 등 구체성이 있는가, 재정소요에 대한 대책은 있는가 등이었다. 즉 매니페스토식 공약제시를 했느냐가 관건이었다. 후보들의 공약이 이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기억에 남는 좋은 공약과 나쁜 공약은.

“‘아토피 문제 해결을 위해 학교급식 식단을 바꾸겠다’는 공약이 있었다. 아주 구체적이고 주민들의 실생활과 직결되는 공약이었다. 이런 게 지방선거에 딱 들어맞는 공약이다. 하지만 ‘일자리 100만개 창출’ 공약처럼 과도한 공약들도 많았다. 심지어 이미 중앙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을 자신의 공약으로 제시한 경우도 많았다.”

 

―정책선거를 막는 가장 큰 원인은.

“중앙정치에 의해 지방정치가 결정되는 현상은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1952년 이승만 정부에서 실시된 지방선거와 유사하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대통령 간선제를 직선제로 바꾸기 위해 6·25 전쟁 와중에도 무리하게 지방선거를 치렀었다. 철저히 대선을 위한 지방선거였는데, 이번 선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패 지방정부 심판 대 무능 정권 심판’ 식으로 중앙정치의 바람에 의해 지방선거가 좌우돼선 안된다.”

 

―어떻게 개선해야 하나.

“지방선거 왜곡의 주범인 광역·기초의원과 기초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제를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 선거 전부터 시민단체와 학자들이 주장했던 내용인데, 결국 정당들이 야합해서 묵살했다. 그 결과가 지금 이렇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누구를 위한 정당공천인가. 지역을 위한 공천인가, 아니면 지역 국회의원을 위한 공천인가.”

 

(문화일보 ㅣ 박영출, 심은정, 오남석기자)

 

[문의 : 시민입법국 02-3673-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