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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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제한 심사, 유명무실

공직자윤리위원회는 공직자재산등록과 심사에 관한 업무와 퇴직공직자의 유관사기업체 취업승인을 담당하는 기구이다. 공직윤리를 바로세우는 최일선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직자의 재산심사로 투명성을 보장하고 퇴직공직자의 유관사기업체의 취업심사로 공직과 민간기업과의 유착을 사전에 방지하는 중대한 역할을 가지고 있는 기구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 중요성에 비해 실효성에는 논란이 많다.

지난 3월 2일 공직자윤리위원회는 박병원 전 재정경제부 차관의 우리금융지주 회장 응모와 관련하여 취업 승인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박병원 전 차관은 금융권을 관리감독하던 재경부의 고위직이며, 퇴직은 불과 지난 2월에 하였다. 부적절한 유착관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구조임에도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승인결정을 내린 것이다. 참으로 이해할 수없는 결정이다.

이 뿐만 아니라 김종갑 산업자원부 차관이 하이닉스반도체(주) 사장 공모에 나서는 등 퇴직공직자들의 영리사기업체의 재취업이 줄을 잇고 있어 공직자윤리위원회의 공정한 심사기능이  발휘될 시급한 때이다.

하지만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퇴직 후 2년 동안의 재취업을 제한하는 규정이 있으나 그 심사를 맡은 공직자윤리위원회는 ‘특별한 사유’를 들어 취업을 승인하고 있다.

정부 부처의 고위관료직의 업무관련성 있는 사기업으로의 진출은 정부와의 부적절한 유착과 특정기업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정부 정책결정과 집행의 왜곡을 가져올 우려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직공직자의 적절한 취업제한으로 공정성을 유도해야 할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경실련은 지난해 공정위, 재경부, 복지부 3개 기관의 ‘취업제한여부확인신청자’ 17명을 대상으로 공직자 퇴직 후 재취업현황을 분석한 바 있다. 분석결과 재직 시 업무관련성이 있다고 판단된 오성환 전 공정위 상임위원과 문경태 전 복지부 정책홍보관리실장과 옥화영 전 공정위 경쟁제한규제개혁단장의 업무관련성 여부를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오성환 전 공정위 상임위원은 취업할 당시 소속기관장으로부터 ‘업무관련성’이 없다고 판정을 받아 ‘현대모비스’와 ‘CJCGV’에 사외이사로 취업했으나 경실련 분석결과 재직시 업무관련 업체에 부당하게 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공직자윤리법시행령 제32조 2항의 업무관련성 범위 중 제6호 ‘법령에 근거하여 직접 감독하는 업무’에 해당하여 취업제한이 발동됐어야 했지만 2005년 1월 퇴직 이후 취업이 허용되었다. 이에 대하여 공직자윤리위원회의 포괄적 심사를 재 촉구한 바 있다. 이후 오성환 전 공정위 상임위원은 업무관련성이 인정되어, 취업이 해제된 바 있으며, 현대모비스 사외이사에서 중도퇴임한 바 있다.

1차 분석발표에 이어 경실련은 2003년 3월부터 2006년 6월 사이에 퇴직한 공정위, 금감위, 재경부, 문광부, 건교부, 복지부 등 6개 기관의 3급이상 퇴직공무원 194명을 대상으로 한 취업현황을 발표 하였다.

6개 기관 퇴직공직자 194명 중 142명이 취업해 취업률은 73%를 기록했고, 취업 심사는 22건에 그쳤다. 이는 취업제한제도가 14%의 퇴직자에게만 적용되고 있는 현실을 의미했다. 나아가 취업 심사가 이뤄진 22건 중 2건만이 사후 해임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부적절한 취업이 161건 중 단 2건이었다는 결론이며 결국 취업제한제도가 1%만을 걸러내는 여과장치에 불과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194명에 대한 업무관련성 검토 결과, 이남기 전 공정위 부위원장이 (주)케이씨에 취업한 것은 부적절하며,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업무관련성에 대한 심의를 하여 적절한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을 주장했다. 이 외에도 2건이 취업제한업체에 취업을 하고도 심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이 수차례 지적 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공직자윤리법 내 기능을 하지 못하는 취업제한제도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지만 제도보다 더 유명무실한 것은 공직자윤리위원회 자체이다. 우선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위원 구성을 보면 정부소속공무원 4인과 민간위촉위원 5인으로 구성되어있다.

외관상 균형 있는 인적 구성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의무 방어 수준의 결정만을 되풀이 하고 있는 현재와 같은 기능을 볼 때 보다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위원회의 구성을 전원 민간위원으로 위촉해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

지난 2월 21일 행정자치부는 “취업제한 대상 업체의 범위와 업무관련성 판단기준 등을 대폭 강화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발표가 있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내 놓은 박병원 전 재경부차관에 관한 취업 승인 결정은 정부가 공직윤리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뿐이다.

또한 제도적 한계를 가진 고위직 공직자와 영리업체의 유착을 막기 위한 공직자 취업제한제도는 짧은 취업제한 기간과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취업제한규모, 업무관련 심사기준의 협소함 때문에 실효성이 없어 전면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전문적이고 실질적인 구조로 거듭나기 위해 심사 기능이 강화되어야 한다. 

경실련은 공직자윤리위원회 인적구성의 개선을 포함한 실효성있는 제도의 마련을 위하여 지속적인 관심과 촉구활동을 전개하며, 이를 통해 공직윤리를 바로 세우는 일에 매진해 나갈 것이다.

[문의 : 시민입법국 02-3673-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