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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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주민참정권 실현의 결정체인 주민소환제 시행을 환영한다

지난 1991년, 30년 만에 지방자치제도가 새롭게 실시된 후, 지방행정이 효율화되고, 투명화되고 있고, 시민들의 주권의식 향상과 참여가 높아지는 등 지방자치제도가 우리사회의 민주주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방자치단체장등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책임성 문제와 시민들의 감시와 참여를 위한 제도 도입의 필요성은 끊이지 않고 제기됐었다. 이에 시민사회와 국민의 염원으로 지난해 주민소환제도가 도입되었고, 그 시행을 맞아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제도적 근간이 마련된 긍정적 기대효과와 함께 성숙한 주민의식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라 하겠다.

주민소환제는 지역주민이 행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권한이다.

주민소환제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원과 같은 선출직 공무원들이 유권자의 의견에 반하는 행동을 하거나, 각종 부패나 비리에 연루되었을 경우에 지역주민들이 일정한 절차에 의해서 해임시킬 수 있는 제도이다.

지금까지는 선출직 공무원들이 일단 선거에 당선되면, 무능력하거나 독선적인 정책집행, 인사전횡 등을 저질렀거나, 외유성 국외출장이 많아 혈세를 낭비하고 각종비리 사건에 연루되었다 하더라도 다음 선거일까지 제제할 아무런 법적 수단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선거에 당선되었다 하더라도, 지역주민들의 의사가 무엇인지를 민감하게 청취하여야 하고, 지역주민들에 대한 무책임한 행동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잘못하면 지역주민들에 의하여 자신들의 임기가 단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 선출직 공무원들은 지역주민들의 의사에 더욱더 민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07년 7월 1일부터 시행될 주민소환제가 제도의 본래 취지를 잘 살려서 지방자치가 결실하는 좋은 제도로 정착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제도의 의의와 우려되는 점을 함께 제시하고자 한다.

주민참여의 핵심적 기제로 주민에 의한 지방자치 구현에 결정적 기여가 기대된다.

먼저 주민소환제의 도입은 지역주민들의 의사가 충분히 지방행정에 반영될 수 있는 중요한 제도이다. 주민소환제는 자치단체장의 비리와 전횡, 잘못된 정책 결정에 대한 지방의회의 견제나 형사법의 통제 수준을 넘어서 지역주민들의 일상적인 견제와 감시를 통해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원을 소환할 수 있는 통제 장치이다.

또한 주민소환제의 도입은 자치단체장의 비리를 사전에 예방하고, 지방의회의 책임성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주민참여의 핵심적 기제로써 자치단체장과 의회의 지방자치가 아닌 주민에 의한 지방자치 구현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의미있는 제도도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면 왜곡될 우려가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지방자치 구현을 위한 의미있는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왜곡될 수 있는 부작용만 남을까 걱정이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자치단체장을 소환하겠다고 목소리 높이는 몇몇 자치단체에서 볼 수 있다.

먼저 지역 내의 갈등이 야기될 수 있는 정책에 대하여 소신있는 행정을 펼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하남시의 ‘광역화장장 유치’, 부천시의 ‘추모공원 건립’에 대한 것이다. 벌써부터 이들 지역주민들은 단체장에 대해서 ‘주민의사를 무시한’ 처사라고 주민소환을 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지역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공익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이기주의에 의해서 해당 지역의 주민들이 단체장을 주민소환하겠다고 반발하면 그 정책의 추진이 난관에 부딪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선호시설에 대한 해당 지역들간의 갈등도 있을 수 있다. 경남에서는 진주시민들이 경남지사를 주민소환하겠다고 한다. 중앙정부가 3개의 공공기관이전을 원안대로 진주 이전을 확정한 것에 대하여, 경남지사가 마산이전을 요구하며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사안은 경남지사가 갈등을 불러일으킨 측면도 없지 않지만, 중요한 것은 선호시설을 중심으로 지역주민들간의 갈등이 야기될 때, 지방행정의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방선거 후에도 선거에 낙마한 그룹들이 당선자를 계속적으로 흔들 수 있는 제도로 악용될 우려도 있다. 선거의 적법한 절차를 통해서 당선된 지역의 대표자를 정치적인 술수에 의해서 지속적으로 흔들거나, 흠집내기 할 경우에 주민소환제도의 본래 취지에 어긋난다고 할 수 있다. 지방의 ‘잘못된 정치화’가 일상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이다.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주민소환제의 본래 취지를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소환제의 시행은 지방자치의 제도적 활성화를 위해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의미있는 제도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현재의 지방정치가 한 정당에 의해서, 지역적인 연고주의(학연, 지연, 혈연 등)에 의해서, 기득권층에 의하여 좌우되는 현상을 본다면 지역주민에 의한 감시・견제장치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다만, 주민소환제도가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왜곡되어 잘 못된 부분만 부각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겠다.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결정한다’는 지방자치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들이 해야 할 책임과 의무, 때로는 희생도 할 수 있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주민소환제도의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경실련은 주민소환제가 시행되는 과정에서 본래의 취지가 실현될 수 있도록 제도보완을 해나갈 예정이다. 광역자치단체장 소환투표를 청구하려면 그 지역 투표권자의 10% 이상이 동의서명을 해야하고, 또한 최종 소환결정이 이루어지려면 투표권자의 3분의 1 이상이 투표에 참여, 그중 과반수가 찬성해야 하는 까다로운 형식요건이 있다. 시행 전부터 논란이 됐던 부분이기도 한데 사실상 주민소환에 이르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지역주민에겐 실현이 어려운 제도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실질적 기능을 위한 제도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며 경실련은 이후 진행되는 과정에서 제도개선을 위한 활동에 주력할 예정이다. 

[문의 : 시민입법국 02-3973-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