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사법] 검찰은 정권 구분말고 엄정한 수사로 편파시비 없애야

박연차 회장의 광범위한 금품로비 사건이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로 확산되면서 검찰의 수사는 더없는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해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가 요구되고 있으나,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인 현 정부여당 인사들에 대해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며 편파수사를 하고 있다는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검찰은 구속된 박연차 회장의 진술에 의지해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씨와 아들 건호 씨를 즉각 소환 조사하고 다음 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소환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전부터 로비의혹이 제기된 이상득,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과 이명박 대통령 후원회장인 천신일 세중나모그룹 회장, 한상률 전 국세청장 등에 대해선 ‘그런 사실이 없다’, ‘거절했다’라는 당사자 본인의 해명을 기정사실화하여 ‘실패한 로비’라며 애초에 수사할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검찰의 이중적 모습은 상식적으로도 전혀 납득할 수 없다. 전 정권에 대한 로비의혹이 포착되면 이 잡듯 샅샅이 파헤치는 반면, 현 정권과 관련된 인사들의 의혹이 불거지면 제대로 수사도 진행하지 않은 채 혐의가 없다고 성급한 결론을 내린다. 전 정권에 대한 수사는 박 회장 진술을 전적으로 신뢰하면서 현 정권과 관련된 로비의혹은 근거가 없어 수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논리인 것인지 검찰에 묻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은 죽은 권력과 살아있는 권력을 구분해 이중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이며 정치적, 편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박연차 씨의 정관계 광범위한 금품로비 수사는 ‘정치인에 불법정치자금 제공과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와 관련된 돈의 행방, 그리고 박연차 회장의 태광실업 세무조사 무마로비 의혹’ 이 세가지가 핵심이고 검찰이 반드시 진실을 밝혀내야 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검찰은 사건 초기부터 제기됐던 태광실업 세무조사 무마 시도에 대한 의혹은 로비실패로 규정하고 로비대상인 이상득,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과 천신일 씨에 대한 혐의를 거두어들였다. 또한 구속된 추부길 전 비서관이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게 청탁했을 가능성을 포착하여 수사를 진행했지만, 단순히 통화내역 조회 등으로 수사를 마무리했고 관련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하지 않아 한 전 국세청장이 미국으로 나가도록 방조하는 등 국민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검찰은 즉각 국세청 세무조사 무마 로비의 핵심인 이상득,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과 천신일 세중나모그룹 회장, 한상률 전 국세청장 등을 소환해 조사를 벌여야 한다. 특히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을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 대해선 미국으로부터 소환해 조사해야 한다. 혐의가 의심되는 인사는 사전에 출국금지부터 시켜 발 빠른 조치를 보였던 모습과는 달리 부름만 있다면 적극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겐 소환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아울러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들에 대한 수사도 용두사미로 그칠 것이 아니라 제대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처음 이 사건이 터졌을 때 많은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뇌물 수수 대상으로 거론되고 검찰이 몇 사람에 대해선 소환조사도 했으나 추부길 전 청와대 비서관 구속 이후 흐지부지 하고 있다.

검찰은 지금과 같이 형평성이 결여된 수사를 해서는 안 된다. 죽은 권력은 말 그대로 이미 사라진 권력이라 위법행위를 밝혀내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하면 된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의 성공여부는 살아있는 권력인 현 정부여당 관련인사들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에 달려있다. 더 이상 지금과 같이 정치권력에 대한 굴종적 태도로 인해 검찰이 정치권력의 힘이 살아 있을 때는 침묵하고 힘이 사라지고 나서 진행되는 일종의 분풀이식 수사가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 권력이 살아 있을 때 성역 없이 수사하는 검찰이 제대로 된 검찰이다.

검찰은 전 정권뿐만 아니라 현 정권과 관련된 의혹들에도 수사의 칼날을 겨눠야 한다. 지금과 같이 정치적 편파수사라는 의심 하엔 국민 어느 누구도 검찰의 수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해 성역 없는 수사와 의혹전말을 밝혀냄으로써 국민을 위한 검찰이 되어야 한다. 다시한번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

[문의. 정치입법팀 02-3673-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