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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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시민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 하는가

최근 정부는 불법 폭력시위를 차단하기 위해 도심 대규모 집회를 원칙적으로 불허하기로 했다. 이 같은 정부의 행태는 헌법에 보장된 집회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위헌적 행태이며 민주주의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는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다.

언론의 자유와 더불어 집회의 자유는 우리 헌법에 명시된대로 민주주의를 위한 최소한의 국민적 기본 권리라 할 수 있다. 단지 불법 폭력 시위에 대한 우려 때문에 도심 집회를 금지하겠다고 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시민의 기본 권리와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과잉 통제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992년 당시 집시법의 집회 금지 조문이 ‘사회적 불안’, ‘우려’ 등의 막연한 표현으로 국민의 집회의 자유와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했다며 위헌 판결을 내린바 있다. 막연한 표현을 이용한 정부의 자의적인 해석으로 집회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 당시 헌재의 판단이라 할 수 있다. 헌재의 판결 이후 집시법이 “집단적인 폭행, 협박 등으로 공공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 시위”를 금지하는 것으로 개정되었지만 정부는 또다시 자의적인 기준과 판단을 통해 집회를 금지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도심의 집회가 공공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라는 판단을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인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만약 정부의 도심 집회 금지라는 어처구니없는 발상이 실현된다면 앞으로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집회는 정부의 자의적인 해석에 따라 대부분 전면 금지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시민들이 다양한 정치적 의사를 표출하는 場인 집회나 시위를 원천적으로 봉쇄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시민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절대 용인하지 않겠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이번 도심 집회 금지는 정부가 초헌법적 발상을 통해 민주주의를 전면적으로 가로막겠다고 선언한 것에 다름 아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최근까지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들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정부의 행태들이 계속 되어오고 있다.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보수언론에 대한 광고불매 운동의 과도한 사법처리, 사이버모욕죄 신설 추진, 언론보도에 대한 과도한 사법적 개입과 처벌 노력, 마구잡이식 불법 폭력단체 규정 등 과거 독재정권시절에나 떠올렸을 법한 반민주적 행태들을 거리낌 없이 자행하였다. 이것도 모자라 이제 정부는 도심 집회까지 금지시키며 국민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반민주적 발상까지도 현실화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독재 정권 시절의 공안 통치가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국민들의 우려가 차츰 현실이 돼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도심 집회 금지는 오히려 불법 집회와 폭력 집회를 양산할 가능성이 크다. 집회의 자유를 침해당한 시민들은 불복종 운동 등 극렬한 저항을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나타날 충돌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가 정말 폭력과 불법 시위에 대한 우려로 도심 집회를 금지하려고 했다면 그 소기의 목적마저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집회와 시위를 적극적으로 보장해주고 시민들의 자유롭고 다양한 목소리를 보장해주는 것이 오히려 사회적 갈등과 충돌을 줄이는 방법임을 정부는 인식해야할 것이다.

최소한의 기본 권리마저 보장되지 않는 국가는 한마디로 독재국가이지 민주주의 국가라 할 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침해하고 민주주의의 퇴행을 가져오는 도심 집회의 금지 방침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특히 이러한 반민주적 행위를 자행하는 정부는 결국 시간이 감에 따라 국민의 기본권을 옥죄는 정부로 낙인 찍혀 국민들로부터 철저히 버림받을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만약 정부가 이번 방침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경실련은 헌법소원 등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강력한 시민 행동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문의 : 정책실 정치입법팀 02-3673-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