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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허태열 의원의 지방행정체제개편특별법안은 철회돼야

어제(25일) 국회 지방행정체제개편특별위원회 위원장인 허태열 의원(한나라당)은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하고 국회에 제출했다. 이 법안은 2~5개 인접한 시․군․구를 통합하고 통합시가 징수한 시․도세의 70%를 통합시에 교부하는 등 시․군․구 통합을 촉진하기 위한 강력한 행정․재정적 인센티브를 통합시에 제공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또한 시․도가 관장하고 있는 자치사무를 전부 통합시에 이관하는 등 통합시에 자치 관한 모든 실질적 기능을 부여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법안대로라면 인구 70만을 평균으로 60-70개의 통합시가 탄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허태열 의원이 제출한 지방행정체제개편 특별법안은 시․도를 분할하여 사실상 무력화 시키고, 기초자치를 폐지하여 지역정체성을 훼손하고 주민불편을 가중시킬 것이다. 이는 지방분권을 통한 지역경쟁력 강화와 주민편의증대라는 시대적 흐름에 정면으로 배치될 뿐 아니라 민주성을 기본으로 하는 지역공동체강화라는 지방자치 정신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즉각 철회돼야 한다.

첫째, 무리한 시․군․구 통합 발상은 생활 자치,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지방자치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시․군․구 기초지방자치는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통한 생활 자치가 가능하도록 근린성과 민주성이 철저히 보장되어야 하는 주민자치의 실현공간이다. 기초지방자치는 오랜 역사 속에 이루어진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사회적 생활공동체여야 한다. 무리한 시·군·구통합은 기초지방자치를 사실상 폐지하고 지방자치의 본질을 훼손하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지역정체성은 훼손되고 주민불편은 늘어날 것이다.

둘째, 통합시에 시·도의 기능을 부여하고 시·도세의 70%를 교부하는 것은 사실상 시·도의 분할에 해당한다. 현재의 16개의 시․도가 가지고 있는 정치적, 재정적, 행정적 역량을 60-70개의 통합시로 분산함으로써 지방의 자치역량은 축소되고 중앙정부의 통합시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이 증대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이는 지역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중앙집권의 시대로 회귀하자는 시대 역행적인 발상이다.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이 광역지방자치단체를 통합하여 지역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를 하는데 비하여 허태열의원의 특별법안은 16개 시·도를 60-70의 통합시로 분할시켜 지역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넷째, 중립적 위치에서 지방행정체제개편에 대한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해야할 국회 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이 직접 법안을 발의한 것은 매우 부적절한 처사이다. 특위 위원장이 개편에 대한 의견을 직접적으로 내놓은 것은 사실상 공정하고 합리적인 논의를 저해하는 것으로 설령 특위가 제대로 된 논의 절차를 통해 결과물을 내놓는다고 해도 국민들은 쉽게 납득하지 않을 것이다. 허태열 의원은 이번 특별법안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특위 위원장직에서 즉각 사퇴해야한다.

 허태열 의원이 제안한 법안이 지역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주민불편을 가중시킨다면 제대로 된 해법을 찾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지방행정체제개편은 주민의 편익을 증진시키고 지역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다음 두 가지 방향을 제시한다.
 
 첫째,  현재의 시․군․구는 평균인구가 20만 명을 넘어 세계에서 그 규모가 가장 크다. 이로 인하여 생활의 작은 문제를 해결하는 생활자치 내지 풀뿌리 민주주의는 실현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시·군·구의 행정구역은 주민불편을 해소하고 지역정체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주민들의 자율적인 논의에 맡겨야 한다.

 둘째, 시․도는 광역지방자치단체로서 지역의 산업과 경제 등을 책임지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역량과 규모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 세계적 추세에 맞게 중앙정부가 산업과 경제, 재정, 교육, 경찰, 계획과 관광, 문화 등 권한을 시․도에 대폭이양하고 국가내부의 지역경쟁단위로서 기능을 하고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국가의 근간을 손대는 것으로 시한을 정해 단시간에 끝낼 사안이 아니다. 정치권의 졸속 개편안에 대한 검증이 있어야 하며, 이제부터라도 지역경쟁력을 높이고 주민의 편익을 증대시키는 제대로 된 개편방안을 찾기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