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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특집] 서울시민을 위한 SH 공공주택정책 개혁방안
2021.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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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1년 3,4월호 – 특집. 서울·부산 1,300만의 선택(4)]

서울시민을 위한 SH 공공주택정책 개혁방안

김성달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설립된 LH의 땅 투기 의혹이 국회의원, 시도의원 등 공직사회 투기 의혹으로 확대되면서 망국적인 공직자의 부동산투기를 근절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이번 문제는 개인 일탈이라고 보기엔 너무 광범위하게 나타난 만큼 부동산투기를 부추기는 고질적인 구조적 문제를 찾아내고 관련 제도 개혁으로 이어져야 한다. 특히 강제수용·용도변경·독점개발 등의 3대 특권을 남용하여 결국 땅장사와 바가지 분양으로 배불리는 LH·SH 공공주택정책의 개혁이 절실하다. 이것이 지속되는 한 공직자·건설사·투기세력 등으로 투기 주체만 바뀔 뿐 근본적으로 투기를 근절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실련 조사결과, 문재인 정부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한 채당 5억 원, 78%가 상승하는 등 역대 정부 최고 수준이다. 불로소득 5억 원은 무주택 월급쟁이들이 월 100만 원씩 50여 년을 모아야 마련할 수 있는 금액으로 자산 격차도 50년 벌어진 것과 다름없다.

이렇게 집값이 뛴 데에는 임대사업자 세제 및 대출 특혜(2017.12), 3기 신도시 개발(2018.9), 구도심 공공재개발(2020.5), 수도권 127만 호 공급(2020.8), 83만 호 공급(2021.2) 등 다주택자 특혜 및 투기 조장 공급대책이 주요 원인이다. 특히 공급대책은 발표만 하면 서울 집값이 큰 폭으로 올랐고, 2.4대책 발표 이후로는 구도심 단독주택, 연립 등도 크게 뛰었다. 지난 10년간 신규공급된 500만 호 중 250만 호를 다주택자가 싹쓸이하였고, 서울의 자가점유율은 2006년 44.6%에서 2019년 43.7%로 더 떨어졌다. 이는 정부의 고장 난 공급시스템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고장난 공급정책의 개혁 없는 공공주도 개발확대는 환경을 파괴하고 투기만 조장할 뿐이다. 지금 온 나라 국민들이 공직자 부동산투기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천만 서울시민의 시장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서울시장 후보들도 법 개정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적극적인 공공주택정책의 개혁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첫째, SH 공공아파트 분양원가 및 공공사업 원가 등의 상세 내역 상시공개
SH의 아파트 분양가는 2007년 발산 평당 600만 원에서 2020년 위례 평당 2천만 원까지 3배가 올랐다. 하지만 SH의 토지수용가는 발산 평당 375만 원, 위례 평당 744만 원으로 아파트 용적률(200%)을 고려할 경우 분양가의 토지비 인상은 18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건축비도 경실련의 정보공개소송으로 공개된 발산 건축원가는 평당 300만 원 정도이며, 지금도 평당 600만 원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SH가 공개한 위례 아파트 토지비는 평당 1,230만 원, 건축비 770만 원으로 실제 투입원가와는 상당히 차이가 있어 보인다. 이렇게 부풀려진 거짓 원가를 내세워 분양가를 올리고 부당이득을 챙기는 장사행위를 공기업에게 허용해서는 안 된다. 경실련은 참여정부 때부터 지속적으로 분양원가 상세 내역 공개를 요구해왔고, 마곡, 세곡 등의 SH 아파트에 대해서도 분양원가 정보공개소송을 진행, 작년 4월에 일부승소 판결을 받았다. 일부가 각하된 이유는 SH공사가 마곡15단지 설계 내역, 하도급 내역 등의 일부 자료 분실을 주장, 재판부가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실했다고 주장한 자료를 하태경 의원실에 제출한 것으로 나타나 SH공사가 조직적으로 원가자료를 은폐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에 차기 서울시장은 반드시 SH공사가 서울시와 시민, 사법부를 속이고 원가자료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는지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여 관련자를 처벌해야 한다. 서울시민에게 바가지 씌워 부당이득을 챙겨온 과거 사업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하며, 혹시 사업추진 과정에서 불법, 편법 등이 있었는지 조사해서 밝혀내야 한다. 그리고 과거 오세훈 시장이 했던 공공아파트 개혁 3종세트를 부활시키고, 공기업의 투명성을 제고해야 할 것이다. 이미 경기도는 2019년부터 자발적으로 모든 원가자료 세부 내역을 투명하게 인터넷에 공개하고 있다. 과거에는 서울시가 자발적으로 원가공개를 추진했던 만큼 지금이라도 공공아파트 분양원가 및 공공사업 원가자료를 상세 내역까지 모두 투명하게 공개하길 바란다.

둘째. 강제수용 택지 매각 중단 및 20년 이상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진짜 공공주택 확충
땅장사와 바가지 분양 중단을 요구할 때마다 SH는 공공주택 확대를 위해 일정한 수익추구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조차도 거짓인 것으로 보인다.

경실련이 서울시의 공공주택 재고량 변화를 조사한 결과 20년 이상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영구임대·국민임대·장기전세 등의 진짜 공공주택이 거의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20년 기준 진짜 공공주택 재고량은 10.1만 호로 2006년 4.4만 호에서 겨우 5.7만 호 증가했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 시절 공공주택 공급계획을 초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진짜 공공주택은 늘지 않았지만 전세임대, 행복주택, 매입임대 등의 가짜·짝퉁 주택이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증금을 지원해주는 전세임대주택을 공공소유라고 볼 수 없으며, 지금처럼 집값이 잔뜩 올라간 상황에서 매입임대주택은 효과적이지도 않고 오히려 민간주택이나 호텔 등을 매입하는 과정에서의 부정부패를 키울 우려가 크다. 행복주택은 임대차기간도 짧고 임대료도 저렴하지 않아 주택도시기금 등의 공적기금을 투입하는 것은 오히려 사업자 특혜일 뿐이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가짜·짝퉁 공공주택까지 공공주택이라고 포장하여 공공주택이 늘었다고 국민을 속이고 있다. 부풀려진 거짓 실적을 내세워 공기업 본연의 역할인 진짜 공공주택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는다면 공기업이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다.

셋째, 용산정비창부지, 서울의료원부지 등 공영개발 후 토지임대 건물분양
LH 땅 투기 의혹에서 재확인됐지만 지금의 3기 신도시, 공공재개발 등의 공급확대책은 투기만 조장할 뿐이며, 지금이라도 당장 중단해야 한다. 이미 주택보급률은 100%가 넘었으며, 오피스텔 등까지 포함할 경우 더 올라간다. 주택보급은 충분한대도 주택이 주거공간이 아닌 투기수단으로 사재기대상이 되면 아무리 주택을 공급하더라도 집값 안정으로 이어질 리 없다. 마찬가지로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 중반까지는 서울에 신규공급이 많지 않았는데도 집값이 하향안정세를 보였다. 이때는 강남 서초에 평당 900만 원 반값 아파트, 평당 500만 원 건물분양 아파트 등 서민들을 위한 저렴한 공공주택이 강남, 하남, 고양 등 곳곳에서 공급됐고 민간에서는 분양가상한제까지 적용되며 무분별한 바가지 분양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특히 토지임대 건물분양 주택이 공급되면 서민들은 2억 원에 구입 가능하며 80년간 거주할 수 있다. 공공은 토지를 보유하는 만큼 자산이 늘어나고 토지 가치 상승의 수혜도 개인이 아닌 공공에게 돌아온다. 따라서 지금처럼 강제수용한 택지를 민간사업자에게 매각하거나 분양할 것이 아니라 모두 공공이 보유해야 한다. 공공주택도 절반은 건물만 분양하고 절반은 장기공공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식이 정착된다면 민간의 무분별한 바가지 아파트들이 소비자에게 외면받으며 사라질 수밖에 없다. 사업비는 주택도시기금, 국민연금 등의 공적자금 투입이나 공사채 발행 등으로 얼마든지 해결 가능하며 이러한 접근이 서울시민을 위해서도 훨씬 바람직하다. 지금처럼 SH에게 맡겨 부당이득을 취하도록 명분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

이미 서울시나 공공이 보유하고 있는 서울의료원, 용산정비창, 혁신파크 등의 국공유지를 민간매각하지 않고 공영개발한다면 그린벨트 파괴식 3기 신도시, 도시환경 파괴식 공공재개발 등의 개발정책을 추진하지 않아도 집값을 잡을 수 있다. 이를 외면한 채 공급확대하겠다는 것은 공기업, 건설업계 토건물량을 확보해주고 집값도 잡을 의지가 없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시장 후보들도 경쟁적으로 저렴한 공공주택 확대를 얘기하지만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민간규제 완화 같은 부작용도 크고 실현가능성도 없는 방식을 얘기하고 있다. 의지가 있다면 국공유지나 SH가 보유하고 있는 신도시 땅부터 매각중단하고 공공주택으로 공급하기 바란다.

공공아파트는 장사수단이 아니며 서민들의 주거공간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원칙을 무너뜨린 서울시, SH의 주택정책을 추진한 자들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하며, 서울시장 후보들은 근본적인 공공주택 개혁정책을 제시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