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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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제 밥그릇 챙기기에는 일사천리 정치권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오늘(6일) 정치자금제도개선 소위와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고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번에 처리될 정치자금법 개정안에는 ▷법인 1곳이 국회의원 한 명에 100만원까지 후원금 허용 ▷1개 법인의 후원총액 2000만원까지 허용 ▷단체는 연간 500만원까지 기부 허용 및 200만원 이상 명단 공개 등 단체와 법인의 후원에 대한 규제를 적극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실련은 정치자금 투명성에 대한 제대로 된 논의는 하지 않고 단체와 기업 후원 허용 등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내용을 공론화 과정없이 처리하려는 정치권의 행태에 개탄하며 국회는 즉각 정치자금법 개정안에 대한 일방적인 졸속 처리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정치자금법 개정에 있어서 가장 우선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것은 정치자금의 투명성 확보이다. 정치자금이 어디서 들어오고 어떻게 쓰여지는지 등 수입과 지출에 대한 내역과 흐름이 투명하게 공개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현재 여야는 단체나 기업의 후원 허용이 가져올 수 있는 심각한 부작용을 외면한 채 청목회 입법 로비 사건을 빌미로 단체나 기업의 후원을 합법적으로 허용하자며 이번 개정안을 처리하려고 하고 있다. 청목회 로비 논란은 검찰의 무리한 수사도 일부 있었지만 본질적으로 단체의 후원에 대한 논란이라기 보다는 정치 후원금 기부 과정과 내역, 그리고 기부자에 대한 실명공개 등의 법적 미비로 인해 투명한 제도운영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촉발된 것이다. 국회의원에 대한 모든 후원자의 실명과 소속 등 후원자에 대한 신상을 확인할 수 있고 기부 과정 등 후원 절차가 투명하게 이루어졌다면 이 같은 로비 논란이나 편법 논란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청목회 사건의 본질이 후원금 기부 내역의 불투명성에 기인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이를 단체나 기업의 정치자금 허용 여부로 호도하며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단체나 기업의 후원의 허용이 문제가 되는 것은 과거에 우리 정치문화의 고질적인 병폐인 정경유착을 합법적으로 보장하는 데 있다. 과거 단체나 기업의 후원이 허용되던 시절을 돌이켜보면 철저하게 기업의 이해를 대변해주는 특정정당이 기업의 후원금을 독식하다시피했으며 이는 기업과 정치권의 유착의 고리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주는 등 각종 폐해들이 고스란히 드러난바 있다. 이는 결국 정치개혁 차원에서 단체나 기업의 정치자금 후원을 금지하게 된 원인이 되었는데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사회적 합의과정 없이 또다시 기업의 후원을 허용하는 것은 후진적인 정치문화로 회귀하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과거처럼 합법적인 기업이나 단체의 이해를 대변해주는 특정 정치인에게 후원금이 몰리고 개인보다 큰 금액의 후원을 손쉽게 받기 위해 기업이나 단체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의정활동이 노골적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불 보듯 뻔하다.
  기본적으로 선거권ㆍ피선거권 등 헌법이 보장한 정치활동의 주체는 개인인 만큼 이에 대한 후원 역시 법인이나 단체가 아닌 개인을 통한 정치자금 후원이 이루어지는 것이 옳다.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이를 전제로 다수의 개인들의 소액 후원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치자금 제도의 핵심 원칙이다. 이렇듯 단체나 기업의 후원 허용은 지금까지 추진해온 정치개혁의 방향과는 여러 가지로 맞지 않는다.

이번 정치자금법 개정안이 사회적 공론화 과정도 거치지 않고 지금 당장 시급하게 처리해야만 하는 법안이 절대 아니다. 4대강 예산 등 내년 예산안을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법이 정한 기한 내에 예산안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연평도 사태, 한미FTA 추가협상 등으로 국가적 갈등과 혼란이 계속 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여야가 정치자금법 개정안 처리를 이번 주에 끝내겠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치자금법 개정논의의 시작이 된 민주당 백원우 의원의 정치자금법 개정안이 발의된 지가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논의 내용들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로 일사천리로 상임위 전체회의는 물론 법사위까지 통과시키겠다고 한목소리를 내는 여야에 대해 국민들은 매우 의아해 하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올해가 가기 전까지 기업과 단체들의 후원을 통해 한푼이라도 더 후원금을 채워보겠다거나 국가적으로 혼란한 틈을 타 비밀리에 이번 개정안을 처리해보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정치자금법에 대한 개정 논의는 시간을 갖고 여론 수렴 등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여야간의 일방적인 합의로 처리해서는 절대 안된다.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의 일방적인 졸속 처리하려는 여야의 행태는 자신들의 잇속만을 챙기기 위한 담합행위나 다름없다. 여야가 국민들의 기대와 바램을 무시하고 제밥 그릇만 챙기겠다며 일방적으로 이번 개정안을 처리하려 한다면 더 큰 국민들의 반발을 초래할 것이며 이는 결국 정치에 대한 국민적 불신만 가중시킬 것임을 명심해야할 것이다.끝.

[문의 : 정책실 02-3673-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