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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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안 일방 강행 처리는 의회정치의 포기 행위

2011년 예산안이 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여당인 한나라당에 의해 단독 강행 처리되었다. 이 과정에서 여야가 물리적으로 충돌하면서 또다시 국회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한나라당은 이 틈을 이용해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4대강 예산을 포함하여 친수구역특별법, 아랍에미리트 파병 동의안, 서울대 법인화를 위한 서울대 설립운영 법안 등 이른바 논란있는 문제 법안들을 모조리 통과시켰다. 경실련은 한나라당의 예산안 등 각 법안의 일방 강행 처리는 국회 2/3 의석에 육박하는 다수당으로서 스스로의 권능과 자율성을 스스로 포기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으로 생각한다.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국회의 현재의 모습은 국가의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고 입법하며 행정부를 감시한다는 본래의 역할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져버리고 정상적인 심의 절차는 깡그리 무시되고 있다. 새해 예산안은 예결위 계수조정소위의 감액 심사가 진행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기습적으로 예결위를 개최해 단독 처리했다. 국민적 논란이 되고 있는 4대강 사업뿐만 아니라 재정건전성 제고, 복지예산 규모 재검토 등 심도깊은 토론을 통해 심의해야할 것들이 산적해있었다. 충분한 논의와 심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날을 새서라도 예산항목의 우선순위와 타당성을 꼼꼼히 검토하는 등 여야 간 충분한 협의와 절충을 해나가는 것이 당연한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이는 철저히 무시된 채 일방적으로 처리되었다.

국회가 이처럼 법적 심의 절차마저 무시하고 오로지 여당의 힘에 의한 밀어붙이기, 이에 반발하는 야당과의 몸싸움과 일방적인 강행 처리로 인한 국회의 극단적 파행만이 반복되는 데에는 1차적으로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의 책임이 크다.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 개개인이 헌법기관으로서 독립성과 자율성을 갖고 예산과 입법 심의에 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과 정부의 지시에 따라 그대로 움직이는 구태를 보여주면서 야당과의 정상적인 대화와 논의를 하지 못하고 야당의 극단적 투쟁을 조장했다. 결국 한나라당은 정부 사업의 추진을 위해서라면 의회주의의 원리인 야당과의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고 법적 절차도 무시해도 좋다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한나라당의 일방 강행처리가 더욱 심각한 것은 상임위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진행되지 않은 중요법안들이 예산안 강행 처리를 틈타 직권상정되면서 그대로 처리되어버렸다는 점이다. 4대강 사업의 핵심 법안이라고 지적받고 있는 친수구역특별법, 원전 수주 댓가로 비판받고 있는 아랍에미리트 파병 동의안, 다른 국립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서울대 법인화법안 등 사회적으로 크게 논란과 갈등을 빚고 있어 충분한 토론과 논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법안들이다. 이러한 법안들을 예산안 처리 파행을 틈타 기습적으로 상정해 처리한 것은 한마디로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이는 뻔뻔한 사기 행각이나 다름없다.

한나라당은 이번 예산안과 문제 법안의 일방적인 처리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 한나라당이 이번 사태에 대한 반성을 하지 않고 앞으로 대통령으로부터 벗어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다수라는 힘에 의존해 국회를 운영해 나간다면 앞으로 국회는 극단의 대립과 파행만이 반복하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해 국민적 심판의 대상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특히 비슷한 과정과 경로를 통해 3년째 연속 예산안 등을 일방 강행처리한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거대여당이 90여석에 불과한 야당을 포용하지 못하고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든 것은 어떠한 이유에서건 집권여당답지 못한 옹졸한 태도이다. 지금과 같은 힘에 의존한 독선과 독주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고스란히 한나라당에게 돌아올 것임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문의 : 정책실 02-3673–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