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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시사포커스] 약속 뒤집고 광화문광장 공사 강행한 오세훈 시장 규탄한다!
2021.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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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1년 5,6월호-시사포커스(3)]

약속 뒤집고 광화문광장 공사 강행한 오세훈 시장 규탄한다!

윤은주 도시개혁센터 간사

 

지난 4월 27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후보시절 약속을 뒤집고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그대로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선거운동 기간에 한 약속대로 즉각 공사를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할 것을 주장한 시민단체들의 요구는 완전히 무시됐다.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는 원상회복 비용을 추가해 매몰비용이 400억 원이라고 과장되게 늘리며 시민단체들의 주장대로 공사를 중단하고 재검토하면 마치 예산 낭비인 것처럼 왜곡했다. 원상복구는 시민단체들이 요구한 사항도 아니었다. 시민단체들은 현재 상태에서 공사를 중단하고, 지속가능한 광장을 만들 방안에 대해 다시 공론화를 하자는 의견이었다. 매몰 비용은 공론화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며, 당장 250억 원이 모두 매몰비용이 되는 것도 아니다. 지금까지 250억 원, 전체 791억 원의 예산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대행 체제에서 무리한 공사를 강행한 서울시 공무원들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이 이 사업에 반대한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예산 낭비였다.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를 추진하던 박원순 전 시장이 갑자기 세상을 뜬 상황에서 삽을 뜨는 것이 왜 그리 긴급했을까? 더욱이 모든 시민이 어려움을 겪는 코로나19 시기에 멀쩡한 도로와 광장을 파헤치는 사업을 그렇게 서둘렀어야 했는가 말이다. 만약 정상적으로 사업추진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면 무리한 공사를 했겠는가. 오히려 어떤 시장이 들어와도 되돌릴 수 없도록 의도적으로 만든 것 아닌가. 예산을 투입해서 공사를 시작하고 나면 되돌리기 어렵다는 생각으로 추진한 일이다. 이것이야말로 서울시 공무원들과 시의원들이 합작한 ‘알박기’, ‘대못박기’ 행정이었다.

결론적으로 오 시장은 서울시 공무원들과 서울시의회의 토건행정 알박기를 그대로 용인했다. 단, 한 마디의 책임 인정이나 사과도 없었다. 시민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가 부족한 광장 계획을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스스로 금지한 겨울 공사를 강행한 서울시의 행정 공무원들에게 그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밀어붙이기식 행정은 반복된다. 또 800억 원에 이르는 관련 예산을 통과시켜준 서울시 의회도 책임이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광화문광장 부지에서 지속적으로 역사 유적이 발굴되고 있다. 역사성 복원은 높은 수준의 시민 합의와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야 제대로 추진할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시민단체들은 박 전 시장 시절의 공론화 과정에서, 역사광장과 시민광장에 대한 논의를 분리할 것을 제안했다. 역사광장 논의는 담당 기관인 문화재청이 주관하여 충분한 시간을 갖고 발굴 조사와 역사적 고증, 시민 합의 등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다행히 이 주장이 반영되어 박 전 시장 시절의 광화문광장 공론화 과정에서는 역사 복원 문제가 분리됐다.

그런데 최근 광화문 서측의 7개 구역의 문화재 조사에서 삼군부와 사헌부 등 조선 정부의 핵심 기관들의 건물터와 여러 유물들이 발굴되었다. 서울시는 발굴된 유적과 유물을 공개하라는 시민단체의 요구에 따라 부랴부랴 발굴 현장을 언론과 시민에게 공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애초 올해 10월까지 서측 광장의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이번에 발굴된 역사 유적과 유물에 대한 종합계획은 현재 전혀 없는 상황이다. 서측 광장에 나무를 심기 위해 졸속으로 발굴 조사를 하고 덮을 계획이었고, 종합적인 매장문화재 발굴 계획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오 시장이 성급하게 제시한 광화문 월대 복원은 광화문 서측 발굴 조사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발굴 공간 확보를 위한 우회도로 공사와 실제 발굴 조사에 최소 1~2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또 실제로 월대를 복원하려면 창덕궁 앞 월대 복원 과정에서 봤듯 광화문 앞 지표면의 높이를 몇 m나 깎아내야 한다. 이것은 졸속으로 조성한 광장 동쪽 차도나 새로 조성할 서측 광장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줄 것이다. 이렇듯 월대 복원은 종합적인 발굴 조사와 보존, 복원, 활용계획이 없다면 섣불리 손대서는 안 되는 문제다. 이 과정에서 광범위한 시민 공론화가 필수적임은 말할 것도 없다.

현재 상황에서 서울시가 서측 광장 조성과 월대 복원을 추진한다면 제대로 된 역사 유적 복원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오히려 역사 유적의 훼손과 파괴로 끝난 청계천 복원 사업처럼 될 가능성이 크다. 오 시장은 지난 2008년 서울시 신청사를 지으면서 등록문화재인 구청사의 대회의실을 파괴한 전력도 있다. 따라서 오 시장과 서울시가 광화문의 역사성을 제대로 회복할 생각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광화문광장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문제들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서울시는 시민단체들이 보낸 공개 질의답변에서 GTX-A 노선의 광화문역 신설 문제는 현재 검토 중이며 비공개한다고 밝혔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작년부터 여러 차례 GTX 광화문역 신설의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 서울역에서 광화문까지 보행으로도 20분이면 도착함에도 역을 신설하는 것은 급행광역철도라는 취지에도 맞지 않다는 점은 서울시의회에서도 지적된 사안이었다. 그러나 공론화 과정에서 GTX역을 거론하지 않던 서울시는 보란 듯이 2021년 예산에 GTX 광화문역 신설 사업비를 4천만 원 책정했다. 총 사업비는 무려 3,474억 원이다.

서울시가 주장하는 30여 회의 소통 과정에서 대부분의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GTX광화문역 신설을 반대했다. 시민사회단체와 전문가들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이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왔고, 타당성 조사 보고서도 완성했다. 하지만 용역보고서 결과는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에 대해 서울시는 밀실행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앞으로 시민 공론화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미 기존 계획대로 광화문광장 공사를 재개하고, 월대 복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에서 뭘 논의하겠다는 것인가? 그것은 공론화가 아니라, ‘들러리 세우기’다. 서울시가 공사를 중단하고 진정한 대화로 나오지 않는다면, 우리는 싸워서 반드시 오 시장과 서울시 관료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다. 오 시장과 관료들의 시대착오적인 공론화, 의사 결정, 집행 방식을 고발하겠다. 다시는 이런 낡은 시장과 관료들이 서울시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