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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김용판 무죄 선고는 ‘국정원 수사 은폐’에 대한 ‘은폐’
김용판 무죄 선고는 ‘국정원 수사 은폐’에 대한 ‘은폐’
법원, 진실을 보려는 노력 스스로 배제한 것

어제(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는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를 축소·은폐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경실련>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한 국정원의 선거개입 사건에 대한 수사 방해와 축소·은폐를 지시한 김용판 전 청장에 대한 무죄 선고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재판부는 권은희 전 수서서 수사과장의 증언이 다른 경찰관들의 진술과 배치돼 신빙성이 떨어지는 등 검찰이 공소 사실에 대해 충분히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봤다. 객관적 물증이 부족한 상황에서 관련자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하더라도 지금까지 드러난 여러 정황을 고려했을 때 김용판 전 청장에 대한 무죄 선고는 납득하기 어렵다. 김용판 전 청장은 사이버범죄수사대로부터 국정원의 대선개입 정황이 다수 포착됐다는 보고를 받고도 이를 은폐하고, 수사를 담당한 수서경찰서에 이를 알리지 않을 것과 국정원의 대선 개입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허위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할 것을 지시한 인물이다. 또한 증거 분석 결과물을 보내달라는 수사팀의 요청을 거부하도록 지시하는 등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도록 했다. 특히 은폐 정황으로 제기된 김용판 전 청장과 국정원 고위간부, 새누리당 고위당직자간의 여러 차례의 통화 등을 재판부가 판단 근거로 삼지 않은 것도 의문이다. 
결국 재판부 스스로 진실을 보려는 노력을 스스로 배제한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번 재판부가 김용판 전 청장의 사건 외에도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국정원 전·현직 간부 등 여러 ‘국정원 대선 개입 관련 사건’들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김용판 전 청장에 대한 선고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국정원 사건’의 핵심 인물에 대한 향후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더욱 신중하고 엄정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김용판 전 청장에 대한 무죄 판결은 법원 역시 정권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정부와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하는 사법부가 오히려 정부와 청와대의 눈치를 보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판결을 내놓는 것은 국민들의 사법 불신을 더욱 심화시킬 뿐이다. 
이번 무죄 판결은 최근 국정원 특별수사팀 해체부터 예견되었던 수순으로 보인다. 정부와 검찰, 국방부에 이어 법원에 이르기까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 의지가 있는지 다시 한 번 의심케 한다. 검찰은 곧바로 항소해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서야 하고, 사법부 역시 민주주의의 원칙과 사법적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하지만 이번 법원 판결은 검찰 수사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국정원, 경찰, 검찰로 이어지는 지속적인 축소·은폐 시도 속에서 검찰의 공소유지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재판부 역시 민주주의를 훼손한 국기 문란행위를 단죄하기 보다는 기계적인 법 해석으로 일관하는 상황에서 실체적 진실규명은 요원한 상황이다.
<경실련>은 김용판 전 청장의 국정원 대선불법개입 사건 축소·은폐를 포함하여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킨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모든 외압으로부터 자유로운 통합적인 특별검사제도의 도입에 나서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국회는 지난해 12월 여야 4자회담을 통해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의 시기와 범위 문제는 계속 논의한다’고 합의한 만큼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특검에 합의해야 한다. 만약 국회가 국민적 요구를 외면한다면 거센 저항과 함께 엄중히 책임을 묻는 중대한 상황이 초래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