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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이야기] [당신과 나를 이어줄 ㅊㅊㅊ] 정치인의 시장 먹방, 한국 자영업자의 절망
2021.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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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1년 9,10월호-우리들이야기(3)][당신과 나를 이어줄 ㅊㅊㅊ]

정치인의 시장 먹방, 한국 자영업자의 절망

 

조진석 나와우리+책방이음 대표

얼마 전 동네책방 한 곳에서 전기 누전으로 불이 났습니다. 실내 공간을 전부 태울 정도로 피해가 컸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만, 화재보험을 들지 않아서 피해 복구비 마련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습니다.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재난이어서인지 수많은 사람의 애정이 어린 기부가 이어졌습니다.

서울 마포구 호프집 사장님과 전남 여수 치킨집 사장님의 자살이 잠시나마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의 피해를 알려주지만 단지 장사가 안되는 것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를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만약 재해지원금이 적극적으로 이분들에게 지원이 되었다면 어떠했을까요. 또 실업급여가 안정적으로 지급되었다면 이런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통계청과 한국복지패널의 자료에 따르면, 상용직 근로자의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가입률은 각각 90%, 84.8%에 달하는 데 비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각각 25.6%, 15.4%밖에 되지 않고 혼자 또는 무급노동자의 경우 가입률이 1.4%, 1.6%여서 산재를 입거나 실업을 해도 지원을 거의 지원을 받을 수 없습니다. 또 2016년 기준으로 자영업자의 1인당 소득은 임금 근로자의 60% 수준인 연 소득 2,200만 원에 그치는 데 반해 자영자의 빚은 9,812만 원으로 임금 근로자의 7,508만 원보다 1.3배 더 많습니다.

이미 소득이 낮고 보험을 통한 재난 상황의 구제책도 없다 보니, 순손실로 이어지는 화재보험과 같은 재난에 대비하기 어렵고 실업의 상황을 해결할 방안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 한국 자영업자의 현실입니다. 근근이 버티고 있는 자영업에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는 버틸 체력을 급속도로 소진시키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고용 된 사람들- 한국의 자영업자 보고서』를 보면 위 내용 뿐만 아니라, 끔찍하고 잔혹한 자영업자의 삶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책의 중요 내용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자영업자가 너무 많다는 사실, 그리고 자영업으로 먹고살기 힘들다는 사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며, 자영업자도 알고 소비자도 안다. 그동안 자영업 대책도 숱하게 발표되었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 왜 자영업 문제를 이야기하는가. 우리는 자영업 문제에 한국 경제의 온갖 문제가 응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영업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곧 한국 경제의 근본 문제를 파악하는 것이고, 자영업 문제의 해결책은 우리 경제의 효과적인 치료제가 된다고 믿는다.

1천조 원을 훌쩍 넘어선 가계부채 중 주택담보 부채보다는 자영업의 생계형 부채가 한국 경제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은퇴하고 받는 퇴직금에 은행 빚을 보태서 창업했지만, 장사가 여의치 않아 원금까지 까먹은 것이 자영업 부채의 대표적인 케이스다. 또 자영업자는 높은 임대료를 부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임대료를 내기 위해 일한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음식점·커피숍·편의점치고 밤늦게까지 열지 않는 곳이 없다. 자영업자에게 저녁이 있는 삶이란 더욱 상상하기 어렵고, 밤늦게까지 일하는 자영업자와 종업원도 힘들지만, 아이들이 있다면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영업 본사와 대리점 간의 관계에서 자영업자는 ‘을’의 위치에 있다. 반면 자영업주는 피고용인에 대해서는 갑의 위치에 있다. 자신의 수입을 시간당 임금으로 환산하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자영업자가 많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이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다.

2016년 자영업자 557만 명에 무급 가족 종사자 112만 명 더해서 자영업자의 수를 669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경제활동 인구의 26%에 해당하는 수치이고, 이 중 종업원 없는 1인 자영업자가 277만 명, 종업원 4인 이하 고용주가 89만 명, 무급 가족 종사자가 66만 명에 특수 고용직까지 있다. 특히 서비스 분야는 1인 자영업자와 무급 가족 종사자가 전체의 75%에 달할 정도로 영세하다. 특히 남성은 3.7%인데 비해 여성자영업자 중 29.7%가 무급 가족 종사자로 일하고 있기에, 서비스업의 여성 자영업자는 더욱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

서비스업 중에서 일본·독일·영국·스웨덴과 비교해 보면 음식과 숙박은 4.7%가 평균인데 비해 거의 2배에 가까이 많은 8.4%이다. 교육 분야는 평균의 4/5이고 정부 분야(사회행정 포함)는 3/4, 전문·과학·기술 분야는 1/3 수준이고, 보건·복지 분야는 1/2 수준으로 부족하게 나온다. 오히려 교육과 정부의 고용과 과학 및 기술 분야, 특히 보건과 복지 분야는 서비스업 중에서 고용의 확대가 필요하고 음식·숙박은 서비스업 중 더 이상 증대하지 않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IMF 외환 위기 이후 실업률이 치솟자, 실직자 창업지원에 나섰고 2013년 <월스트리트저 널>에 지난 10여 년간 치킨집을 비롯해서 피자 가게, 빵집, 커피숍, 김밥집 등 프랜차이즈 업소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나날이 수익률이 하락하고 자영업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기사를 썼다.1)

코로나19 이전에 이미 자영업은 한계 상황이었고, 어느 정부 예외 없이 정부의 대책은 효과가 없었습니다. 불평등하고 불안정한 계약관계의 증대, 사회 안전망의 부재, 부동산과 자산소득의 불평등, 고강도·장시간·저 임금 노동, 무급 가족 노동 여성의 증대, 최저임금 인상과 ‘자영업주와 피고용인의 갈등’, 생계형 부채 문제, 고용보험·산재보험 및 위험의 보호망 구축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대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이, 시장을 찾아서 물건을 사거나 음식을 사먹는 것은 이처럼 복잡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자영업의 구조적 문제를 잠시 잠깐의 개인적 퍼포먼스로 희화화하는 것이 아닐까요.

현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해서, 자영업의 구조조정이 자연스럽게 되길 바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자영업을 그만둔 자영업자가 다시 회사에 취직할 수 있을까요? 첨단 기술자로 바뀔 수 있을까요? 이제 더 자영업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택할 수 있는 선택은 무엇이 있을까요. 어쩌면 자영업자는 한국 사회와 경제의 축소판이자, IMF 이후 더 이상 고용이 증대하지 않고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 회사를 대체해서 스스로를 고용하고 이것으로 생계를 유지하도록 한 한국 경제와 사회의 버팀목 역할을 한 것일지 모릅니다. 또한 『퓨즈만이 희망 이다』에서 얘기하는 ‘퓨즈’ 같은 역할을 한 것은 아닐까요?

‘퓨즈’는 과전류가 흐르면 제일 먼저 끊어져 전기 장치를 보호하고 합선으로 인한 화재를 방지하는 장치다. 옛날에는 전기가 자주 끊기고 그때마다 퓨즈를 구하기 힘들어서 대신 구리철사로 묶어놓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면 과전류가 흘러도 전기는 나가지 않았지만, 불타버린 도정공장과 같은 신세가 되기 십상이었다.

최근 코로나19 유행은 인류사의 비극적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 그러나 많은 이들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감염병 대유행을 백신과 신약 개발로 막으려는 것은 퓨즈 대신 구리철사를 갖다 대는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코로나바이러스는 이미 급속한 변이를 시작했다. 둘째, 백신과 신약이 일시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해도 코로나19보다 더 치명적인 에볼라(치명률 40.4%) 등 수없는 바이러스들이 깨어나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 문제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위기의 시기에 퓨즈처럼 가장 먼저 죽는 이들,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이들은 주류 사회에서 가장 약한 자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아프면 제일 먼저 붇는 편도”이고, “가장 먼저, 가장 늦게까지 아픈 시인”이며, 마침내 인류 생존의 해법을 간직한 이들이다.2)

1) 『자신에게 고용된 사람들- 한국의 자영업자 보고서』 인용
2) 『퓨즈만이 희망이다』 pp. 332~336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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